학력고사 마지막 시대까지 부산대는 서울대,연대,고대 다음이었다. 문과중 상대,법대는 서울대,고대,연대 다음 수준으로 법대는 성균관대와 비슷했고 상대는 성대는 물론이고 한대,중대,희대와는 비교불가였다. 공대역시 가군에서 연대와 견주어 손색이 없었다.  한대공대는 물론 당시에도 엄청난 인기가 있었지만 군이 저쪽이라 이류공대의 이미지가 있었던게 사실이다. 수능초기시절에도 이런 흐름은 변함없이 이어졌다.   그러던 흐름이 변하기 시작한 시기는 전국석차를 공개하지 않을 무렵부터다. 그 시기 사립대들의 신입생유치경쟁을 부산대는 그저 어린아이들의 장난정도로 치부했다. 여전히 극복하기 힘든 내신... 복잡한 전형...  수험생의 편의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물샐틈없는 전형 그것이 부산대식 자존심이었다. 부산대문대의 간판격인 상대는 이시기 성대에게 밀리기 시작했고... 상대점수의 하락은 사회대로 이어졌다.  신방,사회등등 사회학계열의 점수가 곤두박질 치면서 국문,영문등 부산대문대의 전통학풍역시 자존심에 심한 상처를 입는다.  이는 물론 당시 불어닥친 인문학의 위기와 전혀 상관없는 바는 아니다.  서울사립대들이 명문고등학교를 돌고... 인터넷을 통해 학교홍보에 열을 올리 는 것 과는 대조된 부산대의 제자리걸음...   이과쪽은 치명타를 입었다.  이공계위기가 불어닥친 가혹한 현실속에서 과거와 비교해 현저하게 줄어든 지역의 이과남학생들은 부산대를 멀리하기 시작했다.  한공=부공 라인은 무참히 무너졌고 부산대 공대와는 도저히 규모면에서 비교조차 하기힘든 중앙대공대에 무너지는 참혹함을 경험한다.  믿기 힘들겠지만 사실이었다.  부산대는 경악했다.  하지만 수험생들은 이미 그런 부산대의 경악을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다. 놀라움은 놀라움으로만 끝나지 않았다.  그 순간부터 부산대는 배치표에 건국대 공대와 비교되는 눈물겨운 현실에 직면하게 되니까...   부산대에는 여전히 꾀 머리좋은 학생들이 들어온다.  어떤 사정이건 어떤 이유에서건 이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평균이하는 그야말로 참혹하다.  비인기학과에 컷수준을 통과한 학생의 수준은 상상하는 것 이상이다 이것 또한 믿기 어렵지만 사실이다.   지금 서울의 입시기관들이 쏟아내는 배치표는 시사하는 바가 있다.   지금 부산대안에서 중경외시 라인과 견줄 수 있는 문과는 법대가 유일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산대의 미래는 제법 희망에 차 있다. 무엇보다 부산대를 이끌어온 선배들의 면면이 너무나도 현재와는 이질적이긴 하지만 믿기 힘들정도로 좋다.  대기업의 수장을 비롯해 중견이상의 이사급에 촘촘히 배치돼 있다. 전국에 이 정도의 인맥을 구성할 수 있는 대학은 우리가 잘 아는 몇몇 대학에 불과하다. 그 숫자도 숫자지만 핵심인맥에 들어가 있는 인원들이 많다는건 정말이지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지금 부산대 생들에겐...  과분한 행운이긴 하지만 부산대는 더 나아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국립대 넘버 2의 자존심을 회복할 전기를 마련했다. 지금 부산대에 입학한다면 졸업 후 적어도 후회는 하지 않을 것이다. 먹고 사는 문제는 그 어떤 짜릿한 감흥보다도 현실과 직면해 있음을 느낄 나이가 되었을때 부산대는 적지 않은 힘을 보태줄걸로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