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이병 '포청천' 됐네" [뉴시스 2006-12-21 13:40]   【고양=뉴시스】 현역 육군 이등병이 사법고시에 최종 합격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한국외대 법학과를 졸업, 지난 7월 육군 제1포병여단에 입대한 이종필 이병(29). 충남 공주 태생인 이 이병은 지난 6월 2차 시험을 통과, 입대 후 마지막 3차 시험에 응시해 지난달 28일 발표된 제48회 사법시험 최종 합격자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제대 후 법관의 길을 걷게 될 이 이병의 지난날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대학 재학시절부터 졸업한 뒤에도 수차례에 걸쳐 사법고시에 도전, 어렵사리 1, 2차 관문을 통과한 적은 몇 번 있었으나 '뒷심'이 부족해 최종 합격의 문턱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셔야 했던 것. 특히 올해부터 국가관과 윤리의식, 전문지식, 창의력, 발표력 등을 평가하는사법고시 3차 시험이 까다로워진데다 군 생활을 병행하는 탓에 공부에 매진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잇단 낙방에 의기소침한 나머지 시험을 포기하려 했던 이 이병은 그러나, 올해 시험을 마지막 기회로 삼고 '7전8기'의 정신으로 도전한 끝에 마침내 꿈에 그리던 최종 합격증을 거머쥐었다. 한편 이 이병의 합격 이면에는 제1포병여단의 '물밑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입대 당시 이 이병의 사법시험 응시 소식을 접한 부대는 여가시간과 취침 이후 시간을 이용해 부대 내 공부방과 포대장실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시간과 장소를 마련해 주는 한편, 시험 당일에는 출장 조치와 함께 부대차량을 이용해 시험장소까지 배웅해 주는 등 '이등병 포청천 만들기'에 '지원사격'을 아끼지 않았다. 부산에서 과일가게를 하는 부친 이원규씨(50)는 아들의 낭보를 접하고 "어려운 환경에서도 열심히 공부해 사법시험에 합격한 아들이 자랑스럽다"면서 "3차 시험에서 탈락하는 사람이 많이 나온다는 뉴스를 듣고 우리 아들이 군대에 있어서 혹시 준비도 못하고 시험도 못 보면 어떻게 하나 걱정도 많이 했는데 부대에서 공부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해 줘 감사하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주위 동료 장병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은 이 이병은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데 이바지 하고자 법학을 공부했는데 사법시험에 최종 합격해 기분이 매우 좋다"며 "앞으로 군 생활을 더욱 모범적으로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시험을 준비하고 볼 수 있도록 도와준 선, 후임병에게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부대측은 동료장병들의 사기와 부대 명예를 드높인 공로로 포상휴가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진구기자 cool515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