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에서 근무하면 정말 다양한 유형의 간부들을 만난다. 병사들이야 시기가 되면 진급을 하지만, 간부들은 자기 휘하의 장병들을 잘 관리해서 성과를 내고 그렇게 해야만 진급을 할 수 있다.

본인도 그렇고 내 주위에 병사들과 이야기를 하면 ‘저분(간부)은 진급을 하시겠다. 해야만 한다.’ 라는 말이 나오는 간부들이 있다. 그리고 그렇게 우리가 짐작한대로 그들은 진급을 한다.

부대가 국가라고 생각하면 병사들은 그 기초를 이루는 백성들이다. 민심이 곧 천심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지휘관에 대한 평가는사령부, 공군본부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그 부대민심에서 할 수 있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지금은 병사들의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다. 학벌, 자격증 등이 만들어내는 결과가 공군 지원 점수에서 이미 드러나고 있다. 즉, 병사들이란 간부 기준으로 계급이 낮을 뿐이지 절대 하등하다거나 모자란 존재가 아니란 것이다. 그들도 보는 눈있고 듣는 귀가 있다. 지휘관 및 간부들의 행동, 사고방식을 보며 ‘아 저사람 진급하겠구나. 유능하다. 부족하다.’ 라는 판단을 한다. 그리고 그런 생각과 판단이 모여 부대의 민심을 이룬다.

진급을 하는 지휘관들을 보면 그 사람들은 진급을 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다. 병사와 초급간부들의 복지 및 생활 여건 하나하나를 다세심히 챙긴다. 가족초청행사, 주기적인 병사 간담회, 상병 및 병장 진급캠프 훈시, 병사식당 배식 봉사 등등 이루말할 수 없는 것들을‘손수’ 챙긴다. 휘하 전대장, 대대장에게 맡기지 않는다는 말이다. 만약 ‘아 저런 것까지 장군인 내가, 전대장인 내가 챙겨야해?’ 라고 생각하는 지휘관들이 있다면 미안한 말씀이지만 그사람은 거기까지다. 지금 자리까지는 어떻게 왔는지는 몰라도 그 이상의 자리까지는 올라가기 힘들 것이다.

올해 초부터 공군 내에서 사건 사고가 많이 일어났다. 그러나 중요한 건 사건 사고를 대처하는 지휘관들의 방식이 중요하다. 간부들이 일으킨 사고를 가지고 병사들 머리를 자르게 하는 것은 문제 원인에 대해 제대로 인식조차 못했다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면 발생한 사고가 간부들의 잦은 음주운전 및 대민마찰이라면 문제 해결을 하기 위해서 간부들을 질책하고 그에 따라 처벌하는 것이 이치에맞지 않은가? 근데 왜 병사들 머리를 자르고 고무링을 제대로 했는지 단속하는가?

지금 4스타, 3스타, 2스타 단 사람들의 비행단장때의 일화를 보면 자기 휘하 병사들응 챙기고 복무여건 개선에 앞장선 사람들이다. ㅈㅇㅅ 장군, ㅅㅅㄹ 장군, ㄱㅈㅅ장군 등의 일화를 보면 병사를 세심히 챙긴 장군들이다. 주기적으로 병사 간담회를 해서 복무 여건 개선하고 병사 폰 사용 개선에 앞장서고 순찰나가서 격려하고 응원을 하고 체육대회등에 참여해서 어울린 사람들이다.

이 사례를 보면서 느낀거지만, 조종 장교였을때는 그때 필요한 역량(조종실력, 작전수행능력 등) 있지만 장군이 된다면 그러한 능력보다는 사람을 관리하고 아끼고 통솔하는 능력이 더욱 요구된다. 초한지에서도 알 수 있지 않은가? 전투는 항우가 이겼지만, 전쟁에서는 유방이 이겼고 중국 대륙을 통일했다. 항우는 개인으로서는 뛰어난 사람이었지만 유방처럼 사람을 쓸 줄 알고 자기 사람 챙기는 사람은 아니다. 유방은 그걸 잘해서 중국 대륙을 통일했다.

지휘관도 마찬가지다. 각 계급에서 요구하는 역량 자체가 다르다. 조종 장교였을때는 뛰어난 조종실력이 필요하겠지만 장성에 오르고 진급하기 위해서는 민심(병사, 초급간부)을 잘 읽고 잘 챙기고 상을 줄 때는 통크게 벌을 줄 때는 따끔하게 줘야한다. 그리고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고 사람을 대해야 한다. 즉, 전투 일선에 나갔을 때는 항우여야하고 지휘관이라면 유방이어야 한다.

지금 진급결과 발표가 나고 침울한 상황인 부대도 있을 것이다.

나는 진급을 못한 지휘관들에게 묻고 싶다.

’그대는 유방이었나? 아니면 아직도 항우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