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

나는 860기임. 나도 훈련소 때 힘들었다. 진짜 지옥이었다. 지금 특학 오니까 좀 살 만 하더라. 그래서 너 글 보고 그냥 넘어가지는 못하겠더라. 위로 한 마디라도 해주고 싶었어. 그래서 글 썼다.

일단 훈련소 생활은 힘들어. 그리고 비합리적인 요소들도 많아. 너가 왜 그랬는지 나는 충분히 이해간다. 댓글들 솔직히 너무했더라. 좀 위로 해주면 안 되나, 그 친구도 끌려온건데...

그런데 내가 너 글을 보니, 너가 잘못을 했을 수도 있겠더라.

일단, 9월 15일 일요일 밤에 세탁 관련 용무 신청을 한 일을 보자. 나는 이 부분에서 이 문장이 좀 마음에 걸렸어.

"저는 그 때 공지해주겠다고 했는데, 안한 점을 얘기하며, 다소 다급한 어조로 용무 신청했습니다."
이 말을 할 때, 너가 조교에게 항의하는 말투로 말하지는 않았어?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기훈단 조교 분들은 기본적으로 화가 많아. 그런 사람들에게 항의하는 말투로 말을 하면 당연히 불친절한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겠지...
그리고 조교는 훈련병보다 윗 계급이라고 봐야돼. 따라서 그 때는 그냥 평범한 어조로 다시 물어봤어야 한다고 봐. 상급자에게, 불편한 말은 조심해서 해야되니까.

다음으로, 용무신청 찡찡 관련해서는, 조교가 용무신청을 찡찡대는거라고 말한 건 좀 아니라고 봐. 정말 필요한 용무신청도 있는데. 물론 조교들이 바쁜 거는 fact. 불필요한 용무신청은 자제하는게 맞음.

또한, 목소리가 크지 않거나, 표정이 맘에 안들어서, 조교들에게 불만이 있냐는 식으로 지적받은 것에 대해서 말해볼게. 일단 목소리는 너가 잘못한 게 맞아. 그런데 표정은 상황을 봐야 아는거라, 잘 모르겠다.

그리고, "그 따위로 배웠냐", " 싸1가지가 없어", " 존나 찡찡". 이건, 일단 존나는 욕설이 맞긴 하고, 딱 봐도 샤우팅하거나 널 갈구면서 그런 말을 썼을 것 같은데.... 이 것도 상황을 더 봐야 할 것 같아.

정리하자면, 너가 언급한 사건들 중 조교들이 잘못한 것도 있어. 그러나 상황의 맥락을 더 자세히 살펴야 할 일들도 많고, 너가 현명하지 않게 대처한 일도 있었어.

오늘 비 엄청 오던데 훈련소에서 너가 잘 버틸까 좀 걱정이 드네...
일단 화이팅하고... 정말 힘들어서 못 버티겠으면 나오는 것도 괜찮아. 그런데 공군은 기훈단때가 제일 힘들대. 버틸 수 있으면 버티는 것도 방법.

만약 기훈단에서 나온다면, 공군 오지말고 육군으로 가는것도 방법. 공군 다시 와봤자 똑같을테니까.

여기까지 모든 내용은 그냥 내 생각일뿐이니까 그냥 참고만 해. 타인이 봤을 때 내 말에도 틀렸거나 비합리적인 부분이 있을거야.

그럼 이만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