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동원 예비군 잡혀서 6년 만에 방포교 가려니 싱숭생숭 해서

11년 2월 입대 전에 많은 정보 얻었던 공군갤에 소감 남겨봄.

결론부터 말하자면, "마음을 비우니까 편해지더라."

입대를 앞두고 있는 사람들의 고민은 아무래도 "내가 공군에 합격할까?", "내가 어느 특기를 받을까?",  "어느 자대로 배치를 받을까?"

고민을 하겠지.

나는 699기 2월 칼복학 기수가 그리 쩌는 기수인지 최종합격하고 알았음. 주변에 경희대, 중앙대 흔히 중경외시 라인 애들도 떨어졌는데

신기하게도 나는 붙음. 딱히 수능성적 좋은 것도 아닌데. 아직도 신기함.(참고로 일반특기임)

암튼, 공군 쓸때 까지도 걍 생각없었음. 쓰면 되겠거니 하고 그냥 썼던 거임. 뭐 안되면 육군가지뭐 이런 마인드랄까?

애초에 공군 쓴것도 편하게 군생활하기 보다는 여자친구 자주볼려고 썼던거니 공군 떨어지면 더 고생하는 육군을 가는게 걱정이 아니라

여자친구 자주 못보는 육군가야하는게 걱정이었음. 애초에 공군이 편하니 뭐니 아무생각이 없었음. 어차피 공군도 군대인데

사실 편해봐야 얼마나 편하겠어..(물론 상상을 초월하는 꿀보직이 있긴 하다만....) 면접이니 뭐니 걱정하는 친구들 많던데

걍 쓰고. 쓸때도 뭐 합격 불합격 따지지 말고 공군 떨어질까봐 휴학해가면서 4월 5월에 쓰는애들 있는데 시간아깝게 그럴필요 있음?

걍 1, 2, 7, 8월 군번쓰고 떨어지면 육군 간다고 생각하고 쓰는거지뭐..

(물론 대학생이 아닌 애들은 해당사항이 안되지만 어떻게든 공군들어가려고 699기 떨어지고 휴학하고 703기로 5월에 입대한 내 대학 동기는 아직도 그거 후회한다.)

여튼, 특기나 자대도 마찬가지 인것 같다.

물론 집에서 가까운 부대가 좋고, 편한 특기가 좋은것 맞는데 그것보다

내가 군생활을 어떻게 하느냐, 누구와 군생활을 하느냐에 따라 천당이 지옥이 될 수도 있고 지옥이 천당이 될 수도 있는것 같다.

나는 재수가 없는 케이스라고 해야되나. 특기는 방공포를 받게 되었고 자대는 집에서 5시간 걸리는 포대로 배치되었음.

상황실에 배정받았는데 군번도 꼬여서 병장 1호봉 때까지 막내 생활했음. 병장때까지 아침마다 부서청소 했다고 생각해봐..

근데 참 좋은 사람들이랑 군생활 했던것 같음. 딱히 선임들이 갈구는 것도 없었고. 스트레스 많이 받는 상황실이라 그런지 몰라도

사무실에서 막내 두명이서 업무때문에 싸우고 있어도 뭐라하는 간부들이 없었음. 지금생각해보면 천사들임.

계급을 떠나서 사무실 막내에, 병사보다 간부가 더 많은 상황실에서 막내 둘이서 싸우는데 다들 그려러니..

암튼 특기 방포 받아도 별거 아니고 뭐 집에서 5시간 걸리는 자대 받아도 별거 아니더라. 나중에 되면 그것마저 적응이 되더라.

상병때는 5시에 휴가 복귀해서 군대에서 저녁먹은 적도 있음. 5시에 복귀하나 8시에 복귀하나 ...

물론 누군가에겐 자대나 특기가 정말 중요할 수 있는데 어떻게 풀릴지 꼬일지 모르는게 군생활이니

그냥 열심히 해라.

'또라이 질량 보존의 법칙'이라고 어딜가든 또라이는 있고 천사가 있으니까 그 또라이랑 천사를 어떻게 구워삶는가에 따라

천국인줄 알았던 자대생활이 지옥이 될수도 있고 지옥인 줄 알았던 자대 생활이 천국이 될 수 있다.

암튼. 다 지나고 보니 그때 했던 걱정은 걱정도 아니고 고생도 추억이 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