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96이라 나이도 있고, 친구들은 이미 전역했거나
전역 시즌이다 보니

급한 마음에 딱히 호들갑 떨 것도 없이
머리 밀 때도 진짜 개 평온한 마음으로 밀었고

뭘 준비하니 뭐니 따지는 것도 귀찮아서
아무 것도 준비 안한 채 태평하게 유튜브 보거나
노래 들으면서 평상시와 다를 거 없는
여유를 즐겼었고

친구들 주소 걍 몇개 챙겨서 써야지하는 마음과
'부모님이랑 첫 통화할 때 왜 울지? ㅂㅅ?'
이런 생각하면서

쿨한 마인드 ㅈㄴ 풍겼었는데


오늘 가만히 생각해보니

아버지가 며칠간 나 다 챙겨준다고 허겁지겁
나 좋아하는 거 계속 사오시고
(돈 무리해서 쓰심)

어머니는 오늘 마지막 저녁 때 이것저것 다 먹어보라면서
진짜 여러 반찬 식탁에 다 올려놨는데

난 그거 맛 없다고 거르고 있고

그런 생각들이 갑자기나기 시작하면서
눈물이 터지더라


친구들만 생각했고 나만 생각했고
쿨한 마인드로 가자고만 굳게 생각하고 있었지

날 뒤에서 챙겨준 부모님을 생각하진 못했던 거임
그래서 진짜 마음이 아팠다

입대 후가 아니라 입대 전에 이런 생각 들어서
진짜 다행인 듯

내일 부모님한테 후회없이 하고 싶은 말들 다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