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 내말이 재미없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내일 들어가게되는 782기들보니까 쓰게 되네

지금 나의 경우 특기교육받다가 청원휴가로 나와 너희랑 같은날에 부대에 들어가는 780기야

새벽에 쓰는거라 못볼지도 모르지만 혹시 보고 있다면 조언 하나 해도 될지 모르겠네. 그전에 내 이야기를 덧붙여 보자면

내 경우엔 외할머니가 계시는데 우리집에서 머무시면서 10년 넘게 어릴때부터 키워주시고 보살펴주셨거든? 그러다보니 외할머니랑 정이 많이 들었어.

그러다보니 입대할때 부모님 생각도 많이 들었지만 외할머니생각을 더 한거 같아,특히 내가 입대하고 나면 집에 혼자 계시게 되어서 더욱 걱정 되었지.

하지만 그건 외할머니도 마찬가지더라 입대전엔 군대에 간다는 생각에 그냥 두렵고 짜증나서 주변사람한테 불안감만 잔뜩 표출하고 왔어, 

그리고 부대에 입대했지.

그런데 특병기간을 마치고 효전화와 편지를 주고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알았어, 외할머니가 맨날 내생각하면서 울었다더라.

그래서 그때부턴 최대한 전화할 때 어리광을 피운다거나 아이같이 불평불만하는걸 줄이고 가족한테 조금이나마 안심시켜드리려고 노력했어. 그리고 열심히 몸관리를 했어. 열이 나면 수건에 물을 적셔서 이마에 올려두고 자고 자기전에 항상 뜨거운물을 떠서 잘때도 마셨어 수진을 제대로 못가는 것도 있었지만 몸관리 안하면 엄청 걱정하실거 같았거든.

그리고 마침내 수료식을 했지.

수료외박을 나와 놀기도 했지만 그래도 마지막날 저녁은 외할머니와 함께했어.내가 입대한 후로 1달뒤에 몸상태가 안좋아지셔서 식사도 제대로 못했지만 그래도 손잡고 이제 힘든거 다 끝났다고 최대한 안심시키며 웃으며 헤어졌어. 전역할때까지 건강하시라면서 말야. 그런데 2주뒤에 갑자기 연락이 오더니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통보가 왔어. 그리고 청원휴가를 받아 모시고 왔어. 수료외박때까지만 해도 담같은게 와서 그렇다고 들어서 헤어질거란 생각을 못했는데 나중에보니 폐암말기라고 하시네. 하지만 부모님이 군대에 있다고 위독하신걸 못알리고 있다가 돌아가시고 나서 전화를 통해 알린거라 전달이 늦었어. 

외할머니가 돌아가실줄 알았다면 그전에 그동안 못했던 말을 전하고 싶었는데 이미 늦어 못하게 되니 그게 너무 마음에 걸려. 감사하단 말 한마디로도 충분한데 계속 미루고 미뤄 말 못한게 한이야.

아마 너희가 입대하고 나면 집에 가정주부로 계시는 어머니도 있을테고 부모님이 맞벌이일수도 있겠지. 부모님이 맞벌이여도 아마 많이 힘들어하실거야. 혹시 자기가 집에 오래 있지 않고 있었더라도 종종 생각을 하시겠지. 하지만 만약 집에 가족이 혼자 오랜시간동안 남는 경우가 예상된다면 최대한 많은 활동을 하라고 조언드려. 취미활동을 하든 친구분을 만나든 일을하든 뭔가를 계속 하지 않으면 우울증이 오거나 스트레스성 질환이 올 수 있어. 

그리고 들어가기전에 혹여나 가족,친한 친척중에 몸이 아프거나 우울해하는 분들이 계시면 안심시켜드리려고 노력해,이미 출발했겠지만 정말 소중한 가족이라면 하고싶은말 전부 전화로라도 말씀드리고 들어가. 어쩌면 그 못한 말 한마디가 후회로 돌아올 수 있어.

그리고 입대해서 힘들겠지만 몸관리 최대한 열심히해,세수는 못해도 양치는 하고 겨울이니까 이불 잘 덮고 6주를 다 버틸 각오가 아니라 1주씩 버텨가며 자신을 격려해도 좋아.

아마 수진(군병원)가기 힘들지도 몰라.다른 기수는 몰라도 780기중 4대대는 특이하게 수진(군병원)못가고 다 끙끙 앓았어. 아프면 미리미리 가고 수진가는게 힘들면 수건으로 온찜질이나 냉찜질을 하고 찬수건으로 열내리고 뜨거운물 마셔가며 버텨.

아마 내일 절반은 2대대에 나머지 절반은 4대대에 가게 될거야. 2대대는 시설이 상대적으로 쾌적해서 그나마 좋지만 4대대는 진짜 많이 힘들거야. 위생관리 철저히 해.

마지막으로 여자친구챙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족이랑 연락끊고 살지마. 몇몇은 전화를 여자친구한테 올인하던데 정말 가족들이 많이 힘들어하는 경우가 대다수야. 마지막으로 헤어질땐 각자 알아서 인사하고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