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가 사는 집, 그 집의 마당에 작고 가냘픈 민들레 씨가 한개가 천천히 떨어졌다.
아이는 그날부터 민들레씨를 지켜보았다.
민들레씨는 땅에 천천히, 아주 천천히 뿌리를 박아 내렸다.
아이는 매일마다 마당에 뿌리를 내린 민들레씨를 지켜보았다. 민들레는 싹을 틔우고 열심히 자라더니 결국 꽃을 피웠다.
아이가 매일 나가서 마당을 구경하자 아이의 어머니께서는 무엇을 하는지 궁금해져 물어보았다.
"아이야 . 매일 마당에서 무엇을 하는 거니 ?"
그러자 아이가 대답했다.
"민들레씨를 처음부터 지켜보았습니다. 어머니."
어머니는 아들이 관찰하는 것을 좋아하는것은 아닐까 라고 생각하며 민들레가, 그 작디작은 민들레가 더욱 자라서 꽃이지고 씨가생기는것을 보았다.
"어머니. 이 씨는 입바람으로 불어주어야 하나요 ?"
어머니는 대답했다.
"아니란다. 우리가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바람에 날려 멀리퍼지게 된단다."
아이는 다음날 민들레를 또 보러갔으나 이미 씨앗들은 바람에 날려간 후였다.
아이는 그장면을 보지못한것이 슬프긴 하였으나 마음 한켠으로는 후련하고 편안한 느낌이였다.
생각해 보아라. 탈모인의 머리카락이 빠지는것을 보는입장이라고 행복하겠는가 ?
그리고 아이는 깨달았다. 탈모인은 민들레와 같아서 자연스럽게 빠진다는 것을, 탈모인은 민들레와 같아서 자식들또한 탈모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