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올해 수능친 고삼인데 수능 끝나고 계속 놀다가 설 며칠전에 엑스트라 알바 갔다왔어. 알바자리 구한건 친구를 통해서였는데 서울에 살면 혼자 KBS 별관 앞에 우정빌딩 3층에 가서 (주)예술 어쩌구 있는데가서 사진 한장만 내면 바로 얻을 수 있을꺼야. 어쩃든 불멸의 이순신 찍으러 kbs별관에서 11시 30분에 모여서 기다리다가 인원체크하고 1시에 출발했어. 부안까지 갔는데(핵폐기물 처리장인가 뭔가 땜에 시끄러웠던곳) 도착하니까 5시쯤되더라구. (중간에 3시쯤에 군산휴게소에서 한 번 쉬는데 이때 아침 먹어놔야되..) 그때부터 수염 붙이고 왜놈의상으로 갈아입고 하니까 7시부터 촬영시작했거든? 왜놈들이 바닷가에 대기하고 있다가 배타고 조선으로 출항하는 장면이라 모형조총 들고 존내 뛰고 배타는거였는데 150명으로 5천명효과를 낸다고 같은 자리에서 배열만 바꿔서 뛰게 하더라구(조총,긴창,짧은창병,깃발병,칼병,장수) 처음엔 그럭저럭 할만했는데 의상이 천쪼가리 얼기설기 만든데다가 신발도 발에 안 맞아서 몇시간 뛰니까 지치더라. 그리고 난 물에 들어간다고 존내 겁줘서 안에다가 뭐 받쳐입지도 못했거든...(나중에 보니까 노련한 사람은 다 받쳐입고 신발안에다 비닐봉지 넣더라) 그런데 중간에 갑자기 몇명을 뽑아서(나랑 친구도 뽑혔어) 배에 태우더라 관리하는놈 말에 따르면 지금 배에 타는 사람들은 이따 물에 안 들어간다길래 존내 좋아라 했는데 개새키가 구라친거였어. 남들 다 놀고 구경할 때 배에 탄 사람들은 바닷바람 맞으면서 자세잡고 서있고 배위에서 뛰라면 존내 뛰고 하여튼 존내 고생하고 물에도 들어갔어. 어쩃든 그렇게 배에서 존내 뛰고 내리니까 12시쯤 되서 점심을 먹으러 갔지. 근데 이 알바가 조가튼게 뭐냐면 식비는 자기가 부담해야된다는거야. 그래서 든든하게 못 먹고 컵라면이랑 빵 하나 먹고 2시간쯤 휴식을 취하다가 다시 현장에 투입됬어. 오후엔 본격적으로 배에 타는 씬이라 물에 들어가더라. 아까 뺴준다고 그러더니 물에 집어넣어서 관리하는 새키 존내 욕했지. 그래도 좀 다행인게 물이 많이 빠져서 무릎까지만 젖은거였는데 그래도 겨울 바다라서 존내 춥더라. 나중에 보니까 발에 동상 비슷한게 걸려서 빨갛게 됬더라구. 6시쯤 되니까 해가 지기 시작해서 촬영이 끝나서 옷 갈아입고 남을 사람은 남아서 하루 더 찍고 (숙박비는 역시 자기가 부담) 갈 사람은 다시 서울로 올라왔어. 나도 원래 이틀 찍으려고 했는데 물에 또 들어갈 거 생각하니 덜덜 떨려서 그냥 집에 왔지. 아참 그리고 촬영중 짜증났던건 촬영감독이 욕해대는거랑 맨날 출현하는 노땅새키들이었는데 촬영감독이야 빨리빨리 찍고 다음날 방송보내야하니까 그렇다치고 이 노땅새키들은 어린 애들한텐 빨리빨리 뛰라고 존내 욕하면서 지들은 맨뒤에서 거의 농땡이 분위기야. 재미도 없는 얘기해가며 지내끼리 웃고 떠드는데 힘들고 짜증나니까 조총으로 내리찍고 싶은 마음이 생기더라. 그 중에 제일 짜증나던 새키는 배에서 촬영할떄 농땡이치던 놈인데 배가 2중구조라 안으로 들어가면 안보여. 근데 그 안에서 지혼자 밥처먹으면서 낄낄대고 있더라. 특히 맛동산 지들끼리 처먹을땐 바다로 확 밀어버리고 싶었어. 촬영장면이 편한거면 거의 날로먹는 알바라고 볼 수 있는데 기왕할거면 날잡고 여관에 계~속 짱박혀 있으면서 돈 버는게 나아. 나처럼 하루 벌고 올라가면 본전치기지. 그리고 월급도 매달 15일에 몰아서 나오거든...낮에 촬영하면 4만5천원 철야는 9만원 주더라. 3줄요약하면 1. 쉽게쉽게 구할 수 있고 돈벌기 쉬운 알바다 2. 하지만 똑같은 짓 반복과 노땅들 때문에 열받는다 3. 심심하면 가서 돈 벌기 어려운거 느껴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