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근무자 평균수명 65세

ㄱㄱㄱ · 2009.02.23 22:14:58

교대근무 노동자 평균수명 65세?

[기획취재] 변화하는 자동차 현장, 주간연속2교대제(2)

\'의학적 측면에서 야간노동에 종사하는(기간)을 줄이지 않는한, 교대근무를 순환식으로 하건 고정적으로 하건, 그 어떤 변화로도 해악을 줄일 수 없다. 가족과 사회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교대근무 스케줄을 조정하는 방법은 하루 노동시간을 줄이는 것이다. 아무리 노동시간을 줄인다고 해도 생리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야간노동을 하면서도 건강을 해치지 않기 위한 대안은 없다\' - 국제노동기구(ILO)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Health Data 2008]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79.1세지만 야간노동을 하는 노동자들의 평균수명은 얼마나 될까?

독일수면학회는 ‘야간교대근무를 하는 노동자는 주간근무만 하는 노동자보다 평균수명이 13년 짧다’는 연구결과를,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철야근무가 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발표에 따른 계산을 하면 심야노동을 하는 현대차 노동자의 평균수명은 66세이다. 심야노동이 노동자의 건강에 미치는 생체리듬 파괴, 수면장애, 건강장해, 산업재해 발생, 가정과 사회생활에 미치는 영향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잃어버린 13년을 찾기 위한 출발,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그만큼 절박한 건 이런 까닭 때문이다.

▲심야노동 식사시간인 오전1시부터 2시 사이 밥 먹는 시간을 아껴 쪽잠을 자고 있는 노동자.

\'고임금 받는 노동귀족\'이라고 임금협상 시기만 되면 몰고가는 여론몰이에 장시간 심야노동을 해야만 받을 수 있는 시급제 노동자들의 속앓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장시간노동의 경우, 현대차지부의 ‘2008 조합원 생활실태 및 의식조사’ 울산공장의 결과를 보면 하루10시간씩 주야맞교대에 90%가 잔업을 하고 있고 78%가 주말에도 특근, 철야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달평균 잔업횟수는 4.2회 특근, 철야는 2.7회이다. <보도1>에 썼듯이 현대차 노동자들은 세계최장 노동시간에 시달린다.

당연한 결과지만 현대차는 과로사가 많은 작업장이다.

현대자동차 근무형태개선을 위한 프로젝트 연구팀이 내놓은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의 주야맞교대 근무로 인한 건강장해 실태와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방안, 2004] 설문결과를 살펴보자.

주간근무 기간의 ‘수면시간’은 하루 평균 7.1시간이지만 야간근무 기간에는 6.2시간으로 수면의 양이 줄어든다. 수면의 질을 알아보기 위한 ‘자다 깬 횟수’는 주간근무 일때 1회가 27%, 2회 이상이 30.2%이고 야간근무 일때 1회가 25.2%, 2회 이상이 49.5%나 된다.

야간노동으로 인한 생체리듬파괴, 수면부족과 불면증 등으로 인한 수면장해, 건강장해가 심각하고 가정생활과 사회생활에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기도 하다.

각 보고서 통계에 따른 수치로 증명하지 않더라도 한사람, 한사람 노동자들이 심야노동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생활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현대차 노동자들을 인터뷰 했다.

[인터뷰] 김지열

“주야맞교대 15년째 하고 있습니다. 특근철야는 한달 평균 3.5회 정도. 주간일 때는 한 6시간 정도 자고요, 야간일 때는 3~4시간. 야간일 때는 6시간을 누워 있어도 2~3번 깨죠. 그래서 수면시간이 3시간밖에 안돼요.

심야노동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생체리듬 파괴가 제일 심각하다고 봐요.

야간노동을 할 때 제일 힘든 건, 잠이죠.

당연히 졸립죠. 특히 2시에서 4시 사이, 그땐 작업도 습관적으로 하고요.“

[인터뷰] 박성근

“월평균 특근 2개, 5공장은 철야는 하지 않습니다. 토요일만 평일처럼 10시간씩 근무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야간을 하면 평균 3시간 반, 4시간 이상 못잡니다. 자다가 한번 깨면 더 자고 싶어도 잠이 안오고요, 주간 때는 월, 화까지는 힘들고 수,목 돼야 정성 패턴으로 돌아오고요.“

"가정생활과 사회생활 어려운 점은, 주야맞교대 하면 아이랑 놀 시간이 없구요, 야간하고 들어와 눈좀 붙이려는데 애들 있으면 잠 자는데 방해되니까 짜증내게 되고 부부부생활도 문제되고. 저만 그런 줄 알았는데 주변에 그런 고민을 하는 사람이 많더라구요."

[인터뷰] 김영채

“주야맞교대하면서 지금이야 몸이 버티지만 무서운 건 지금 느끼는것 보다 나중에 나타나지 않을까...”

[인터뷰] 김정현

“야간노동 할 때 2시에서 4시 사이가 가장 힘든데, 다른 사람 자는 시간에 밤에 일하고 있으니... 첨엔 좀 허탈하고 그러더라고요. 자연의 섭리를 거역하는 자체가 생체리듬이 파괴되니.”

"몇 년 상간에 과로사로 자동차 조합원들 돌아가신 분이 많이 있어요. 집에서 자다가도 돌아가시고... 멀쩡한 사람이 갑자기 돌아가시니까 조합원들이 충격을 많이 받아서 주간연속2교대제로 맘이 바뀐것 같아요."

"지금이라도 좀 늦었지만 주간연속2교대 미뤄지지 않고 가족들과 같이 생활할 수 있고 동료들 하고도 건강 챙기면서 여가활동 할 수 있는 그런 시간 가질 수 있도록 집행부나 사측에서도 생각을 좀 해줬으면 좋겠어요."

심야노동에 시달려온 노동자, 이제는 말한다.

“삶에 만족하냐구요? 회사-집, 집-회사, 솔직히 딱 깨놓고 지금까진 특근하나 더 하고 잔업 하나 더해서 가정에 보탬이 된다면 하는 생각으로 버텼는데 이젠 남들처럼 밤에 일 안하고 월급 조금 덜 받더라도 골병 더 들기 전에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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