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쿠팡 다니는거 가지고 너무 몰아세우지마라모바일에서 작성

ㅇㅇ(61.72) 2024.09.22 17:15:02
조회 349 추천 21 댓글 7

쿠팡일이 경력인정 안되는 단순노동인거 모르고 하는게 아님
다 각자 사정이 있으니까
쿠팡은 사람때문에 마음이 크게 다쳐서 이제 더이상 버틸힘이 없는 사람들이 붙잡는 마지막 동아줄 같은거라 생각한다
먹고도 살아야 하고 망가진 멘탈이 더 악화되지 않으려면 정신과 치료도 받아야 하거든
그러려면 돈이 필요한데 딱한 사정은 사정이고 그 돈 누가 벌어다 주는거 아니잖아?
나 같은 경우는 전공을 더 디테일하게 공부해서 전문가가 되겠다는 포부로 대학원 입학했다가 포기하고 쿠팡 다닌다
대학원은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라 교수와의 관계도 중요하단거 진작에 알고는 있었지만 내가 직접마주한 현실은 너무 잔인하더라
난 그냥 지도교수의 감정쓰레기통 욕받이로 밖에 설명이 안되더라고
연구 시즌때 주위사람들한테 아쉬운소리해가면서 설문지도 돌리고 눈이 빠질듯한 두통에 시달리면서 밤 새워 연구해도 결과 값이 잘 안나올때는 정말이지 내가 사람이 아닌줄 알았다
옆방 젊은 교수님도 지도교수랑 같은 학회 소속이고 또 둘이 사이도 나쁘지 않아서 도움을 청했는데 값이 안나오면 안나오는데로 고찰해보고 발표 진행하고 보완하면 된데
근데 지도교수 생각은 뻔할 뻔자 거든
직접 언급은 안해도 데이터 살짝 손대서라도 값을 만들어라 이거지
근데 나는 답답하다 생각될진 몰라도 그럴거면 연구를 왜하나 싶고 천성이 그런 거짓말 잘 못하기 때문에 그 젊은 교수님 생각이랑 지도 교수 생각을 한번 절충 시켜보려고 했어
그래서 젊은교수 생각이 이러한데 그 교수와 한번 의논을 해보는게 어떻겠냐고 조심스럽게 얘기했는데 진짜 술집여자들한테나 쓸법한 쌍욕들을 복도 끝까지 쩌렁쩌렁 울리도록 소리지르면서 하더라

거기다 내가 굳이 가지 않아도 되는 지도교수 출장길에 사수쌤이 못와서 내가 대신 동행할 때도 많았다
한번은 같이 택시타고 가면서 기사앞에서 어찌나 내꼽을 주던지 눈물이 차오르는거 간신히 참는다고 진심 호흡곤란 오는 줄 알았어
그때 첨으로 알겠더라 내가 공황장애 비스무리한게 왔다는거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연구실 갈때마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팔이 양쪽 번갈아가면서 마비되는거 같고 이러면 진짜 길에서 쓰러지겠다 싶더라
결국 졸업학기 앞두고 부모님한테 여기서 공부 마쳐야 할것 같다고 너무 죄송한데 도저히 안될것 같다고 하고 자퇴를 했다
도장 찍기 전에는 공부한거 아까워서 미칠줄 알았는데 막상 자퇴하고 나니까 그런거 보다는 이제 살것 같단 생각이 들더라
한번은 근처 국수집 가서 열무국수 먹고 계산할때 잔돈 쥐어주면서 주인아줌마가 수더분한 미소를 지어주는데 진심 눈물이 핑 돌더라
왜 잘못된 선택을 굳이 해서 이런 행복들을 놓치고 살았나 싶더라고
그래서 앞으로는 내스스로를 더 사랑하면서 살자고 다짐했는데 그것도 쉽지 않더라
지도교수랑 안보고 살아서 좋았는데 얼마 안가서 부모님이 또 나한테 폭언을 하기 시작하더라
나는 이제 취직도 못할거고 어떤 회사도 너를 반기지 않을테니까 그냥 공무원준비 10년이 되는 20년이 되든 하고 그게 안되면 알바나 하면서 살라고 하시더라고
그 얘길 들으니까 진짜 세상이 나를 원하지 않고 나는 세상에 섞여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듦
어쩌다 한번 용기내서 식당일 숏타임 구한다는 공고 보고 가면 기존 알바생들이 지가 지각해놓고 내가 새로 들어온게 귀찮고 언짢았는지 씨발이라는 욕을 아무렇지도 않게 중얼거리고 그랬음
그런일이 반복될 수록 나의 그런 불안은 점점 확신으로 바뀌어갔고
코로나 때문에 그런 일자리 마저도 없어지던 와중에 우연히 쿠팡알바를 알게 됐고 그냥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문자 넣었는데 거짓말 처럼 합격문자를 받았다
큰 기대 없이 갔는데 거기는 몸은 힘들어도 자기 공정일만 묵묵히 하면 누구랑 말 섞지 않아도 아무도 꼽 안주고 일급도 따박따박 들어오고 초과근무하고 돈도 못받는 일도 없더라고
나는 이런걸 내가 누릴 수 있다는게 실감이 안나고 내가 일할수 있고 밥먹고 잠자고 다시 출근해서 내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다는게 너무 신났어
지금은 나와서 작은방에 월세 살고 있고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함
단기 포함해서 일한지 2년 다되가고 6개월 뒤에 계약 만료임
쓰다보니 말이 길어졌는데 암튼 쿠팡 일 하는 사람들 중에는 나같은 사연있는 사람도 많으니까 한창 자기계발 할 나이에 단순노동하는게 아니꼬와 보여도 엠생, 히키라고 손가락질 하지 말아줬음 한다
쿠팡이 너네들한테는 빨리 벗어나야 할 엠창소굴일수도 있고
잠시 스쳐가는 간이역 같은 곳일수도 있지만 누구한테는 소박한 행복이자 삶의 마지막 희망일수도 있어
누구든지 다른 사람의 행복을 짓밟고 방해할 권리는 없다는걸 기억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는 모두들 아프지말고 행복했으면 한다
우리모두 행복하고 건강하자!

추천 비추천

21

고정닉 0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축의금 적게 내면 눈치 줄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11/11 - -
AD 보험상담은 디시공식설계사에게 받으세요! 운영자 24/08/28 - -
6134890 콘퓨타 켰다 [1] ㅇㅇ(175.210) 11.11 73 0
6134885 이번주 한번 더 나갈까말까 [3] 쿠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1 85 0
6134884 캡한테 사원님이라고 해도됌? [2] 아갤러(58.225) 11.11 179 0
6134883 그래도 쿠팡 고맙지않냐 카이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1 84 3
6134882 쿠줌들 일자리 지킬려고 악착같더라 [1] 아갤러(175.194) 11.11 155 2
6134881 이재명의 믿는 구석 전라도 카르텔 판사들... ACADEMIA(119.196) 11.11 27 1
6134880 내 수면시간 ㅁㅌㅊ?? [1] ㅇㅇ(123.213) 11.11 96 0
6134879 쿠줌들 쿠팡 없으면 어쩔뻔 했냐?? [2] ㅇㅇ(112.163) 11.11 157 4
6134878 난 낯선곳은 관계없는데 관계생기는게두려움 [2] 아갤러(223.38) 11.11 115 0
6134877 수드라센터 아갤러(1.252) 11.11 23 0
6134874 몰려다니는 쿠줌말고 묵묵하게 일하는 쿠줌 보면 맘 아픔 [1] 아갤러(223.62) 11.11 184 1
6134873 진열러들아 스몰상품좀 라지에 넣지마 [1] ㅇㅇ(119.196) 11.11 109 2
6134872 쿠팡에서 50대로 추정되는 단기 쿠줌 보고 짠했던 썰 ㅇㅇ(106.101) 11.11 194 4
6134870 쿠팡 다니는 주제, 난 여기 있을 애가 아니야. 난 투잡이야 [18] ㅇㅇ(112.163) 11.11 238 2
6134869 캡틴 하는말 들어보니까 실수내역 [1] ㅇㅇ(119.196) 11.11 256 0
6134868 요즘들어 1톤면허 따서 [11] 아갤러(61.43) 11.11 105 0
6134866 낯선 곳 가는거 두려운 사람 있음? [4] 아갤러(211.234) 11.11 131 0
6134865 설마 빼빼로도 못받은 병신있냐 ㅋㅋㅋㅋ [1] ㅇㅇ(39.7) 11.11 67 0
6134864 현생에서 차단 당한 새끼들이 와이리 디시에서 차단차단 거림? ㅋㅋ 애기단기사원b(223.62) 11.11 58 0
6134863 좆소다닐바에 집앞 카페알바다니는게 편함? [1] 아갤러(211.38) 11.11 58 0
6134861 참조한 애기신랑이ㅠㅠ [2] ㅇㅇ(27.119) 11.11 24 0
6134857 조선소 다음으로 사람 필요한 곳이 쿠팡 물류센터입니다!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1 68 0
6134856 쿠팡 주 연장 근무 추가 수당 아는사람 ?? ㅇㅇ(218.238) 11.11 33 0
6134855 175.210 << 개병신 밑바닥 차단하셈 아갤러(211.234) 11.11 47 0
6134853 통피기준 흥하면홍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1 88 0
6134851 내가 생각해도 너무 찐따같다 아갤러(118.235) 11.11 63 1
6134850 입고랑 출고 중 어느 게 더 나음? [5] ㅇㅇ(115.21) 11.11 138 0
6134849 허브는 왜 하는거야??? [4] 아갤러(117.111) 11.11 134 1
6134848 진짜 우유 집품하는 새끼들 죽여버리고싶노 [7] 아갤러(118.235) 11.11 217 0
6134846 2022년에 쿠팡으로 꿀 많이 빨았는데 23교제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1 125 0
6134844 출확에 영향있음 [2] 살아가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1 206 0
6134843 오빠랑 같이 시골갈사람있냐 [3] ㅇㅇ(175.210) 11.11 94 1
6134842 한농이 어제 컬리감?ㅋ 아갤러(211.234) 11.11 33 0
6134840 약직 폐급들 가는데가 폐지라며? 아갤러(121.151) 11.11 83 1
6134839 허브 동탄 쿠팡 vs 마장 쿠팡 뭐가 더 힘듦? 아갤러(220.72) 11.11 74 0
6134838 쿠순이가 신경쓰이기 시작한 이후, 일부러 더 피하고 있음 [12] ㅇㅇ(112.163) 11.11 319 4
6134836 근데 사람마다 먹는거랑 체질이 다른게 ㅋㅋㅋ ㅇㅇ(49.172) 11.11 77 1
6134835 창쿠1 야간 1.3층에 [5] ㅇㅇ(58.227) 11.11 246 0
6134833 홍삼이나 아갤러(211.108) 11.11 39 2
6134831 캡틴 부를때 머라고 말함? [5] 아갤러(119.66) 11.11 217 0
6134830 이천2 주간조 주5일 가는사람 있냐? 아직도? ㅇㅇ(106.102) 11.11 94 0
6134829 일본은 눈오는데 여기는 왜 안오노 시발 ㅇㅇ(175.210) 11.11 59 0
6134827 자택 아르바이트 해보신분 계신가요? 아갤러(14.37) 11.11 21 0
6134826 자주 얘기하는 쿠순이가 빼빼로 말고 페레로 줬는데 ㅇㅇ(218.155) 11.11 67 0
6134825 오늘 돈좀 빌려다 쿠우쿠우 어떠노 [1] ㅇㅇ(175.210) 11.11 102 0
6134824 편의점 물류에서 일해봤는데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1 78 0
6134819 남자들은 키 작으면 남자들 사이에서 많이 위축되냐 [3] ㅇㅇ(106.101) 11.11 119 0
6134818 조선소 다음으로 사람 필요한 곳이 쿠팡 물류센터입니다! ㅇㅇ(211.235) 11.11 54 0
6134816 야붕이 다리좀 봐주실분 ㅇㅇㅇ [2] 아갤러(106.101) 11.11 108 0
6134815 빼빼로 사서 선물했다 [1] 졸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1 97 4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