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패는 강력한 수 읽기와 바꿔치기에 능한 알파고를 흔들 수 없었음. 알파고가 패를 꺼리는 것으로 보이는 이유는 패는 수순이 길어지기 때문에 다른 대등한 수법이 있을 경우 그 수법보다 가치가 적은 것으로 판단 되기 때문일 뿐 사람처럼 어려워서 피하는 것이 아닐 것.

이젠 알파고가 다 이기는 꼴을 볼 수도 없으니 인간의 치사함을 보여 줄 수밖에...이세돌이 다음번 백번이니 흉내 바둑을 두기 바람.
흉내 바둑은 인간 간에는 승률이 낮으나 컴퓨터 상대로는 아닐 것 왜냐하면 알파고는 이세돌이 흉내를 내고 있다는 인식하에 그것을 고려할 작전을 따로 짜지는 않을 것이므로.
알파고는 흉내 바둑을 당하면 알파고 대 알파고 상황에 빠질 것. 그것을 해소하려면 기존의 알고리즘을 해치지 않으면서 국면이 대칭 일 시의 특별 알고리즘이 따로 존재 해야 하는데 그런 기사는 없음.
다 만 흉내 바둑을 두면 바둑의 본질상 천원의 가치가 서서히 올라갈 가능성이 있고(흉내 바둑의 이론적 결론은 아무도 모르므로)이세돌이 눈치 채기전에 알파고가 알고 흉내 낼 수없는 천원을 적절한 시점에 차지하여 이겨 버릴 스토리도 있으나 이 경우도 천원 부근을 미리 알고 지켜볼 이세돌이 상당힌 이점을 가지고 하는 것임.
또한 일반적인 흉내에서 특별히 천원에 유의하지 않으면 천원의 가치가 덤을 감당할 수 없게 되는 게 바둑의 본질적인 특징이라면..특별히 흉내 바둑을 대비하지않는 알파고라면 혼자서 용쓰다 200여수 지나면 그냥 포기해 버릴 수도 있음.

이세돌 구단이 백돌로 흉내 바둑을 둘 경우 알파고의 착점을 믿고 시간 쓰지 말고 바로 흉내내어 최대한 시간을 아껴야 함. 흉내를 끝낼 시점은 장고로 판단할게 아니라 일단 일감으로 누가 봐도 이 수는 엉터리다 싶은 수에서 그때부터 시간을 쓰며 흉내를 깨고 다음의 착수를 궁리하는 것이 시간을 아끼는 방법. 그런 수가 등장하지 않으면 그냥 바둑 끝날 때 까지 흉내낸다 하는 작전으로 가야 함. 그 결과는 천원의 가치가 어느 시점에는 덤 이상이 되던가 혹은 천원의 가치는 결국 덤이상이 못되어 알파고가 지던가 둘중 하나일 것. 알파고가 의도적으로 천원의 가치를 키우지는 않을것. 그런 논리는 기존의 알고리즘과는 별도의 논리를 필요로 하므로 기존 알고리즘의 효율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음. 그 부분 해결 안되었다에 베팅해 보는 작전이 흉내 바둑임.

한마디로 흉내가 가능한 보드 게임에서 아무리 똑똑해도 순진하면 이기기 힘들다는 인간 간의 게임의 특성을 알파고가 극복 했는지 못했는지 테스트임.
덤으로 흉내 바둑의 결론에 대한 알파고의 해석도 구경하고.
기 술적으로는 상대방이 되먹임 함수일 때 알파고는 폭주할 것인가 안정될 것인가 하는 질문도 있음. 상대방이 자기와 똑같은 수준일 때. 최선의 가치보다는 최선의 승률을 보는 알고리즘은 수의 수준이 들 쑥 날 쑥 할 가능성이 있음. 그것이 증폭되면 한 수에 바둑을 그르칠 떡수가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으니 그 경우는 흉내를 깨면 됨.

추가: 서봉수 구단이었다면 흉내바둑을 망설이지는 않았을 것이지만. 이세돌 구단의 자존심이 흉내 바둑을 허용치 않는다면 그냥 이세돌 본연의 바둑을 보여주며 옥쇄하는 것도 아름다울 것. 어차피 흉내 바둑은 어느 고수인가는 알파고에 시도해 볼 것이기 때문에 꼭 이세돌 구단이 시도해야만 할 이유는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