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바둑을 생각해낸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아무래도 자기 돌로 둘러싸인 공배만 집으로 계산하고 거기다 따먹은 상대방의 돌 수를 더해서 승패를 가리는 방식보다는

자기 돌이 있는 자리까지 함께 집으로 계산하는 방식이 더 합리적이지 않을까 한다.

돌이 있는 자리라고 뺀다는 건 마치 땅을 계산하는데 보초가 서 있는 자리를 빼고 계산하는 거랑 같으니까.

그러면 왜 일본룰이 탄생했느냐인데... 실질적으로 바둑을 두는 대국자의 입장에서는

아무튼 어느 정도의 형세판단을 해야 안전하게 둘지 어떻게든 변화를 만들지 선택할 수가 있으니까.

물론 그 형세판단이라는 게 원칙적으로는 집과 자기 돌의 수를 다 합해 봐야 하는 거였겠지만

어차피 양 대국자가 놓은 바둑돌의 갯수야 하나 차이나거나 똑같을 게 뻔하고,

즉 반상에 돌이 더 많다는 건 상대보다 돌을 더 따먹었다는 거니까

당연히 머릿속으로는 놓여진 돌의 수를 전부 일일히 세서 비교하는 대신 따먹은 돌의 수를 세서 비교하게 되겠지.

그 머릿속 계산 방식이 보편화되어서 원래 규칙을 밀어내고 정착한 게 일본룰,

원래 규칙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게 중국룰이 아닌가 한다.

뭐 사실 이건 당연한게, 애초에 바둑이 중국에서 만들어졌는데 물론 중국의 바둑도 시대에 따라 변화하긴 했겠지만

일본까지 건너간 후에 고립된 지역에서 변화한 거랑 비교하면 당연히 정도는 적겠지.

무엇보다 중국룰에서 일본룰이 파생되는 건 쉽게 상상이 되는데 그 반대는 도저히 상상이 안된다.

사실 밑의 영상에서 각 규칙의 역사에 대해서도 약간 썰을 풀어주기를 바랬는데 조금 아쉬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