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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훈현의 신화...1598승.

미주알 2005.08.20 02:34:35
조회 1814 추천 0 댓글 11




세계 바둑계의 역대 최다승(最多勝) 스타는 누구일까?  조훈현 9단이다.  한국기원의 집계로는 1480승 576패 4무(2005년 7월 14일 현재)를 기록해 앞으로 20승만 더 보태면 세계 첫 1500승 기사 로 탄생한다.  '기록의 사나이'가 또 다른 이정표를 향해 착실히 행군중이란 얘기다. 조훈현의 첫 1500승 등정은 경쟁자들의 추격 위험이 없는 안정권에 놓여있다.  가장 근접한 기사는 평생 라이벌 서봉수 9단인데, 현재 1326승으로 조훈현보다 154승이나 뒤졌기 때문이다.  일본의 배테랑 린하이펑, 조치훈, 고바야시등도 1200승 대에 머물러있다.  90년대 중반부터 세계 최강자의 길을 걸어온 이창호는 아직 1167승(319패), 중국은 프로 제도가 1982년에야 도입된데다 기록집계 도 없어 조훈현을 넘볼 입장이 못된다. 실제로는 1598승 중... 하지만 조훈현의 실제 총 승수는  이 보다 더 많다.  일본 체류 기간 작성했던 전적이 포함되지 않았 기 때문이다.  조훈현은 1962년 아홉 살 때 한국에서 입단한 뒤 4승 2패의 전적을 남기고 이듬해, 도일, 1972년까지 그 곳서 활동했다.  1966년 일본에서 또 한번 입단해 귀국할 때까지 조훈현이 일본기원 소속으로 작성한 전적은 118승 41패 5무승부였다.  결국 그의 개인 통산 승수는 무려 1598승에 달하고 있다는 말이다. 생애 통산 1600승을 올리려면 도대체 1년에 몇 승이나 따내야할까?  1962년 9살때 입단한 그는 올해로 기사생활만 43년을 넘겼다.  43년간 1600승이라면 1년에 필요한 평균 승수는 37승이다. 한국에는 현재 200여명의 프로기사가 있지만 지난 해 37승 이상을 올린 기사는 단 13명에 불과 했다.  그처럼 힘든 A학점을 조훈현은 43년간 줄기차게 이어왔다는 계산이다. 조훈현의 연간 최다승 기록은 1995년에 수립된 74승(33패)이었다.  많이 이긴 것 뿐 아니라 참 많이도 두었다.  조훈현은 그 전해엔 102국(70승 32패)을, 그 다음해엔 물경 110국(71승 39패) 을 소화하는 등 3년 연속 100국 이상 대국했다.  모두 불혹의 나이를 넘어선 뒤였다.  1996년의 110국은 이창호의 111국(1989년)에 이은 세계 바둑사상 두번째의 '살인적 스케줄'로 기록되고 있다. 조훈현과 가장 많이 맞대결한 상대는 누구였을까.  예상했던 대로 서봉수다.  둘은 공식전에서만 369국을 엉켜 싸웠고 1982년 한해 동안엔 무려 28판(조훈현 20승8패)이나 겨루기도 했다. 웬만한 기사의 한 해 총 대국수에 해당하는 판 수를 단 둘이서 채운 것이다. 동갑 라이벌 간 통산 성적표는 조훈현의 248승 121패.  대략 2대1의 승률이다.  73년 첫 대면 후 30여년이 흘렀건만 둘은 아직도 싸우고 있다.  지난 6월 말 농심배 예선서 마주앉은 '조-서'의 머리는 흰 서리로 가득했다. 조훈현의 평생 전적 1598승 617패 9무승부를 채점(?)해 보자.  승률로는 72.05%정도다.  지난해 한국기원 승률 랭킹에 이 자료를 또 한번 넣어보았다.  200명중에 9위에 해당한다는 답안이 나온다. 7할대 승률이란게 얼마나 가파르고 험한 등반 코스인지 비로소 감이 잡힌다.  한 해 반짝한것도 아니고 40여년의 세월에 걸쳐 작성된 7할대 승률.  그 비범함의 깊이를 짐작하기 조차 아득하다. 김응룡-필 잭슨-소렌스탐 스포츠의 세계에선 1598승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물론 단순 비교는 불가능하다.  프로기사와 스포츠맨의 '선수 수명'을 동일 선상에서 비교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선수냐 지도자냐에 따라 가동연한도 다르고, 승리 계산 방식이나 종목별 난이도 역시 천차만별이다.  그러니 그냥 재미로 한 번 훑어보기로 하자. 국내 프로야구 최다승 감독은 김응룡이다.  그는 평생 1313승을 기록했다.  야전을 지휘한 게임 수가  2389게임이니 55%에 약간 못 미치는 승률이다.  미 프로농구(NBA)사령탑 중 최다승감독 인 레니 윌켄스는의 총 승수는 1332승(1155패)로 나온다.  NBA의 한 시즌 최다승은 72승. 유명한 필 잭슨감독이 1996년에 작성했다. 조훈현의 1598승은 그 기간의 장구(長久)함 만으로도 자랑스런 기록이다. 숫자는 껍데기일 뿐. 조훈현의 일생은 기록의 보고(寶庫)다.  9세 입단, 타이틀획득 157회(국제대회 11개포함), 단일 기전 16연패(패왕전), 세계 기전 그랜드슬램(1994년)..., '최다','최초','최고'가 붙지않은 기록이 없다.  하지만 그 숱한 영관(榮冠) 가운데서도 가장 값진 기록은 역시 '최다승'이 아닐까? 40여년 의 기나긴 호흡속에 그의 모든것이 고루 농축돼 있기 때문이다.  '올 타임 최다승' 이란 투철한 직업정신, 꾸준함, 의지, 성실성에 강인한 체력까지 넣어 버무린 종합식품같은 것이다.  그 어떤 천재라도 달랑 재주 하나만으로 이룰수는 없는 것이 최다승부문 기록이다. 이창호가 천하를 접수해가던 90년대 중반 어느 날, 조훈현이 마침내 무관으로 추락했다.  사람들 은 "천하의 조훈현도 40대 나이는 속일수 없는 모양"이라며 그의 퇴조를 기정 사실화했다. 그러나 조훈현의 진면목이 나타난것은 그 이후부터였다. 그는 20여년 피워 온  담배를 끊고 산을 오르며 체력을 키웠다.  무서운 오기와 의지력이었다. 그리곤 무협소설의 주인공처럼 되살아났다.  45세 이후 무려 15개 기전 우승, 그중  8개가 국제 타이틀이었다.  숫자란 그저 껍데기에 불과한 것이다.  그의 진짜 위대함은 그대로 주저앉지 않고 오뚝이처럼 일어선 정신력에 있다. 그런 조훈현도 2002년 삼성화재배 제패를 끝으로 3년째 우승 무대에서 모습을 감췄으니 세월이란 참 무상한 것이다.  50대 중반 고비를 맞은 요즘엔 대국 끝 무렵 피로함이 엿보이고, 우세한 바둑을 착각으로 놓치는 경우도 심심치 않아졌다.  의욕은 넘치는데 아들뻘 젊은기사들에게 패하고 허탈하게 웃는 모습은 처연해 보이기조차 한다.  천하의 싸움꾼 조훈현도 자연의 섭리마저 뛰어 넘을 수는 없는 것일까. 그의 통산 승수의 끝이 어디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조훈현 본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만 짐작할 수 있는 것은 그가 초심의 자세로 죽는 날까지 계속 바둑을 두어 가리란 사실이다. 입단 직후인 1962년 10월 21일, 아홉살 꼬마의 몸으로 새까만 선배 김규철 초단과 마주 앉아 첫 승점 을 따내던 그 설레임을 그는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  그 긴 여정의 종착점이 1700승이면 어떻고 1800 승이면 또 어떠랴. 프로페셔널리즘이란 무엇인가.  조훈현이 답을 주었다.  평생 몸뚱이 하나로 극명하게, 그는 지구상 모든 승부세계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거인이다. ---- 2005. 8.20 현재  조훈현은 31승 12패(승률72%)로 랭킹 9위. ---- 개인통산 1603승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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