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은 집이 많으면 이긴다. 집은 싸움의 결과로 마련된다.

승리에 집착하거나 단위에 구애받거나 집에 얽매여선 싸움의 본질을 잃어버리게 된다.

바둑이란 한 집 이겨도 이긴다. 이는 진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잡을 수 있는 것은 모두 잡는 것을 최선이라 본다.

물론 불가능하겠지만 싸움 도중에 안이하게 타협하면 그것은 후퇴일 뿐이다.

기성전에서 대마를 잡기 위해 한 수에 2시간 이상 장고한 적이 있었다.

막다른 곳까지 몰린 상태에서 그 대국을 이겼기에 타이틀을 방어할 수 있었다.

잡을 수 있는 것은 잡아야 한다. 그런 정신과 기세가 없이는 싸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

멋이 묻어나온다.

기성전 이야기는 2기 때를 이야기하는 것인가?

음 난 너무 적당히 둔다.

확실히 이긴 상태에서는

이겨있는 수상전도 가일수하고

수가 안 나는 귀의 집에도 삼삼을 두어버린다.

'안 해도 이기는데 뭐..' 하면서 굳이 수를 읽으려 하지 않고

한두점씩 계속 떼어주며 지키기로만 둔다.

이러고보니 초반에 대마를 잡아둔 바둑을 석집반까지 추격당한 적도 있다.

읽기를 귀찮아하는 것은 게으른 나의 모습이다.

계산과 판단으로 두세집을 남길 수 있을지언정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후회도 있다.

그래도 이겼으니 된거다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 이같은 악습관이 내 발전을 막아온 것 같다.

일정 수준을 넘어, 그 이상을 추구하지 않고 스스로 만족하고 멈추는 것.

내 인생의 개똥철학과 반상운영이 닮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