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원, 새 바둑채널 내년 개국…바둑동네 ‘뜨거운 감자’ 떠올라

기사입력 2015.08.16 오후 4:16


한국기원 박형우 TFT간사, 유창혁 준비위원, 양재호 부단장, 박치문 단장, 송필호 총재 보좌역, 김효정 준비위원, 박정상 준비위원, 강영진 부단장(왼쪽부터) 등이 바둑채널 사업단 출범을 밝히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바둑동네’에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돈다. 또 하나의 바둑방송 개국을 둘러싸고 적잖은 잡음이 일어날 조짐이다.

한국기원은 지난 13일 한국기원에서 바둑채널 출범을 공식적으로 알리는 발대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송필호 바둑채널 사업단 총재 보좌역(한국기원 이사, 중앙일보 대표이사 부회장)과 박치문 바둑채널 사업단장(한국기원 부총재) 등 새로운 방송국 출범을 이끄는 주요 인사들은 방송국 설립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9월에 방송인력 인선을 마치고 10월부터 사전제작에 들어가 내년 1월에 개국한다는 구체적인 일정표도 밝혔다.

사이버오로 등 다수의 바둑언론에 따르면 한국기원이 직접 방송국 설립에 나선 것은 ‘바둑TV’의 횡포(?)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기원과 바둑TV가 맺은 MOU를 바둑TV가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게 ‘횡포’의 중심이다. 한국기원이 대회를 개최하고 바둑TV는 방송만 하는 것이 본래 역할인데, 바둑TV가 대회를 주최하고 후원사와의 계약도 체결하며 기전예산까지 바둑TV 매출로 잡힌다는 게 횡포의 구체적 내용이다. 바둑TV가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기업의 이윤에만 맞춰 운영해 한국바둑의 발전을 저해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때문에 100% 한국기원 자본으로 방송국을 출범하기에 앞서 올해 말로 바둑TV와의 모든 계약을 종료한다는 입장 표명도 있었다. 한국기원 소속 기사들이 출전하는 대회는 방송을 못하게끔 막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한국기원의 주장에 대해 바둑TV 관계자들은 너무 지나친 처사라는 하소연을 쏟아내고 있다. 바둑TV가 MOU 내용을 이행하지 않은 게 아니라 일부분 이행하지 못했을 뿐으로, 한국기원의 주장이 너무 일방적이라는 얘기가 하소연의 골자다.

바둑TV의 한 간부사원은 “1995년부터 17년간 자본금 잠식 상태에서도 방송사업을 계속해 왔고, 지난 2년여 전 처음으로 누적적자를 탈피했다”며 “그동안 바둑TV는 대회 중계를 통해 후원사들을 끌어들여 바둑시장을 키우는 데 어느 정도 역할을 해 왔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한국기원의 지도부 입장에서는 협회의 방향대로 따라오지 못하는 바둑TV가 답답하고, 그것을 상업적인 방송의 한계로 여길 수도 있다”며 “하지만 그것이 신규 채널 설립의 이유가 될지언정 바둑TV 배제의 이유가 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바둑방송 개국이 2015년 하반기 바둑동네를 뜨겁게 달궈 놓을 분위기다.
<엄민용 기자 margeul@kyunghyang.com>

--바둑티비가 이윤을 추구해서, 한국바둑이 망했고, 그래서 한국기원이 자체 방송국을 차리고, 바둑티비 방송을 못하게 하겠다는 거다. 근데 알고 보니 바둑티비도 거지라는 거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