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坂田 수필 17, 18

SGm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09.04 23:47:48
조회 525 추천 10 댓글 4

<슈호의 기풍>


메이지유신의 여파로, 그 때까지 도쿠가와 바쿠후의 보호를 받아 번영하던 바둑계도 한 때는 매우 쇠퇴했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그 고난의 시대에 있어서도 슈와, 슈사쿠, 슈호, 슈에이 등의 명인들이 잇달아 세상에 나오고

바둑의 기술을 한층 높고 깊은 경지에 이르게 한 것은 우리들 후세 사람들이 깊이 감사해야 할 점이다.


나는 이들 선철이 남겨 주신 기보를 한 때 많이 복기해 본 적이 있었는데 

그 때마다 그들의 바둑에 대한 일편단심한 정열이 몸 가까이서 느껴지는 듯한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내가 그들의 풍모를 알 수는 없지만, 복기를 하고 있으면 어느 틈엔가 그 분들이 내 코앞에 앉아있는 듯한 착각에 사로 잡히는 때도 있었다.


그 가운데서도 나는 무라세 슈호에게 특히 친밀감을 느낄 때가 많았다.

나의 소년시대의 은사 슈사이 명인이 열한살 때, 당시 방원사를 주재하고 있던 슈호에게 입문하고 

2년 후에 슈호가 병으로 죽을 때까지 친히 지도를 받았던 사실이 있었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나를 끌어들인 것은 슈호의 기풍이었던 것 같다. 슈호와 슈사쿠가 두었던 바둑은 몇 국 남아있다.

선번불패라고 일러 오던 슈사쿠는 수책류의 창시자답게 백을 쥐고도 악착같이 실리에 치중하고 견실한데 반해

슈호의 행마는 자못 기략에 차 있고 그의 화려한 기풍을 엿볼 수 있다.

공수에 있어 돌을 충분히 활용하고 산뜻하게 두어 나가 국면을 리드해 나가는 데는 가슴이 후련해 지는 듯하다.


그런데 나 자신은 어느 쪽인가 하면 슈호와 같은 화려한 바둑에 비슷한지도 모른다.

한데 화려한 바둑은 엷은 것이 탈이다. 슈호도 견실한 슈사쿠에게는 못 당했다.

이것으로 보아도 나는 늘 나 자신을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투석에 대해서>


'불계승'이라는 말은 '중도에서 밀어낸다'는 말일까.

아무튼 기분좋게 이기는 방법이다. 그런데 불계의 바둑은 어느 한쪽의 투석으로서 끝난다.

던지느냐 또는 끝까지 두어 계가까지 가느냐는 대국자의 자유의사에 맡겨져 있다.

이를 타인이 강제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다.


일반적으로 전문기사도 깨끗하게 던지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그러나 바둑은 승부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깨끗한 것도 조금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사실 불계의 바둑을 국후에 검토한 바, 승패가 반대였던 것이 발견된 예가 얼마든지 있다.

그것은 형세가 생각하고 있었던 것보다 나쁘지 않았다든가, 유력한 승부처가 남아 있었다든가 하는 경우이다.

야마베 9단은 깨끗하게 던지기로 유명한데 5단 당시 40수 언저리에서 던진 바둑이 있고

또 2~3집 지고 있는 상태에서 던진 일도 있다.

나라면 아마 던지지 않고 계가바둑으로 만들었을 것이다.


나의 경우는 가령 대마가 죽었다든지 해서 패배가 아주 분명하다면 던지지만

형세가 다소 나쁘더라도 아직 쫓아갈 여지가 조금이라도 남아 있으면 계속 두어 나간다.

또 진 것이 분명하더라도 계가바둑이면 던지지 않는다.

그것이 상대에 대한 예의이고 자기의 공부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바둑에 따라서 다르지만 6~7집의 차이라면 계가를 하고 그 이상의 차이라면 던질런지도 모른다.


던지는 시기도 미묘하다.

흔히 '던질 곳을 찾는다'고 하는데 자기의 승부수에 상대가 틀리지 않고 응수하는 것을 보고 던지든가

자기의 악수를 상대가 예리하게 찌르는 순간에 던지는 일이 많다.

그러나 시간이 촉박한 바둑에선 던질 곳 정도가 아니라 대충의 집수 계산도 못하는 수가 있다.

그런 경우 나는 기세로라도 계가하여 보고 만다.

그 결과가 때로는 대차로 끝나는 것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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