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坂田 수필 25, 26

SGm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09.09 23:48:20
조회 445 추천 14 댓글 1

<바둑의 두터움과 엷음>


두텁다고 함은 세력을 중시하는 것으로, 나중에 이르러서는 집이 붙게 된다. 소위 '세의 효과'인 것이다.

등이 두텁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특히 중앙의 세를 의미하고 있는 것 같다.

이에 대해서 엷은 바둑은 집 장만에 집착하며 돌의 활동성을 경시한다.

이처럼 말하면 마치 두터운 바둑 쪽이 좋은 것처럼 들리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두터운 바둑은 자칫하면 자세가 높게 되기 쉬워서, 상대방이 이를 찔러 오면 교묘하게 삭감당하고마는 일이 있다.

소위 어설픈 모양이 되기 쉽다.

반대로 너무 엷게 두면 돌이 산뜻하며 기분은 좋지만 약한 돌이 도처에 생기기 쉬워진다.


일반적으로 현대의 바둑은 메이지, 다이쇼 시대의 바둑에 비하여 두터워진 것 같이 생각되지만 반드시 그렇지도 않다.

단지 당시는 3선에 중점을 둔 정석, 행마 또는 모양을 선호하여서 지금만큼 실전적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것이 엷다고 하는 느낌을 주고 있을 뿐이다.

현대의 기사 가운데서 두터운 바둑의 대표 기사로는 후지사와 슈코, 다카가와 가쿠 그리고 한다 도겐을 꼽을 수 있다.


이 분들의 바둑은 공격을 기조로 삼고 있다. 두터운 바둑이 아니면 돌을 공격할 수 없는 것이다.

기타니 미노루 9단은 특별한 기풍이지만 굳이 분류하자면 두터운 편에 들겠다.

집에 집착하면서도 두터운 것이다.

그러나 대세에 뒤지기 쉽다고 말하면 과신일까?


엷은 바둑의 대표로는 하시모토 우타로, 야마베 도시로가 있겠다.

오청원 9단도 어느 편인가하면 엷은 편이다.

나도 면도날이라고 불리워진 일도 있었으므로 엷은 편에 분류될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기풍도 변화해왔으므로 엷다고 단언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두터움과 엷음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결점이 없는 기풍에 도달하고 싶다.




<국후 검토>


국후의 검토라고 하면 자못 대단한 말 같지만 아마도 이는 신문 바둑란에서 쓰기 시작한 표현일 것이다.

아마추어 대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인데,  

진 사람이 분한 나머지 이것저것 핑계에 가까운 감상을 늘어 놓던지 하면 이긴 사람도 적당히 응수하는 경우가 있다.

전문기사들도 마찬가지로서 역시 바둑의 성질상 진 기사가 어느 수가 나빴었다고 말하는 것에서부터 국후 검토가 시작되는 것 같다.


물론 이긴 기사에게도 퍽 공부가 되는 것이므로 나도 젊었을 때는 승패와 상관없이 정열을 기울여 검토했던 적이 많다.

진리의 탐구라고 하는 순수한 동기에서 지금까지 반상에서 대결했던 상대방들과 더불어 싸움의 발자취를 뒤돌아보고 감상을 나누는 것은

다른 승부의 세계에선 찾아볼 수 없는 아름다운 관습인 것처럼 생각된다.

하지만 최근의 나는 주요 대국에 온 힘을 다 바쳐 두는 일이 많으므로 바둑이 끝나면 매우 피곤하다.

그래서 일각이라도 빨리 검토를 마치고 별실에서 쉬고 싶어하는 일도 없는 것은 아니다.


번기 승부일 경우, 국후 검토에 의해서 자기의 감상을 거침없이 모두 말해 버리는 것은  

그 이후 대국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별로 득이 안 될 것이라고 생각되는 경향도 있겠지만

일단 검토에 들어간 이상엔 이해득실을 초월한 차원에서 말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처음에는 대꾸하는 정도로 시작했더라도 점점 열성적으로 하게 된다.


언젠가 모 9단과의 국후 검토에서 시간이 가는 것도 잊고 승부처 해부에 열중해 있었다.

그리고는 마침내 모 9단이 '어떻게 뒀어도 안 되었던가...' 하며 한숨과 함께 손에 들었던 돌을 반상에 놓았을 때,

밖을 내다보니 먼동이 트고 있었다.

'사카다는 이기든 지든 감상에는 강하다'고 하는 평판을 받게 된 일도 이러한 일이 원인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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