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坂田 수필 35, 36

SGm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09.14 23:51:04
조회 466 추천 17 댓글 2

<세계의 바둑>


천원이라든가 화점이라 하는 용어는, 바둑이 천지의 양상에 기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이것은 바둑이 세계적으로 유통될 수 있는 가능성을 처음부터 지니고 있는 것 같아 재미있다.

바둑에는 언어의 요소가 거의 없다.

상대가 벙어리여도 또는 외국인이라도 게임은 지장없이 진행된다.

그리고 룰이 아주 간단하여 강제적인 면이 적다.

이 두 가지 성격은 바둑의 국제적 보급에 절대적 조건이 되어 있다.

이것은 장기에 비하면 금방 알 수 있는 일이며 장기의 말에는 문자가 있어 그 성능에는 상당한 복잡성과 제약이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지금은 일본의 국예(國藝)같이 되어버렸지만 원래 기원지인 중국에서는 최근 급속도로 조직적인 바둑의 보급육성이 행해지고 있다.

일본에서도 이미 여러 차례  바둑 친선 사절단이 중국에 건너갔는데 

그 보고에 의하면 바둑이 두뇌적인 훈련에 적합하다는 견지에서 국민학교 등의 교과과정에까지 들어있다고 한다.

이미 일본의 아마추어 일류 정도에 비견하는 젊은 기사들이 나오고 있다.

인해전술을 방불케하는 바둑정책에 의해 가까운 장래에 오청원 씨를 능가할 만한 천재가 나타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일본의 고단자의 레벨에 도달하기까지는 오년이 걸릴지 십년이 걸릴지 알 수 없으나 

아무튼 그들에게 지지 않도록 또 바둑의 진보를 위하여 우리들은 한층 연마하지 않으면 안 된다.


중국의 상황에 비하면 유럽과 미국의 상태는 요원한 감이 있다.

바둑의 역사도 짧고 팬의 층도 엷으므로 동아시아 지역의 레벨에 도달하기까지는 까마득하다고 본다.

그러나 여기에는 반대 의견자들도 있는데 그 분들은 유도의 경우를 예로 들고 있다.

유도는 단시간에 세계에 보급되어 네덜란드 헤싱크 선수에게 세계선수권을 빼앗긴 일이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유도와 바둑을 동일시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

유도는 체력의 게임인만큼, 헤싱크와 같은 훌륭한 체력을 가진 선수가 엄한 훈련을 해온다면 당연히 승리할 것이다.

헤싱크에 이기려면 그 못지 않는 체력의 소유자를 골라 단련시키면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일본의 실정으로는 그만한 사람이라면 씨름이나 프로야구에 갈 것이다.


그것은 그렇다 치고 바둑의 경우 독일인 등은 사고방식이 과학적이니까 

바둑에 적합하여 노력 여하에 따라서는 단번에 강해질 것이 아니냐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바둑은 혼자서는 절대로 강해지지 않는다.

팬의 층이 두텁게 되고 주위 사람들이 강하면 자기도 강해지는 것이다.

따라서 독일이 국가적인 규모로 바둑 장려에 전력하지 않는 한 어려울 것이고

또 강해지기 위해서는 어릴 때에 일본에 유학하여 공부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소년이 정말 소질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도 독일에서 판단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까 생각된다.


1963년에 제1회 세계 아마추어 선수권전이 일본기원의 주최로 행해졌는데

여기에는 중국이 참가하지 않았으므로 예상한대로 일본이 우승했다.

제2위는 한국. 제3위는 오청원 9단의 형인 오완 씨를 옹위하는 대만이었다.

이로써 바둑이라는 게임은 오랜 전통이 필요하다는 것이 여실히 증명되었다.


아시아 지역을 제외한 나라 가운데서는 독일이 미국을 이겨 제4위가 된 것이 주목할 만 했으나 

독일 팀의 최강자인 알펜스 레번 청년은 일본의 프로 초단에게 석 점을 접히고도 승부를 알 수 없을 정도였다.

약하다고 멸시하는 의미가 아니고 더욱 강해 주었으면 하는 생각 뿐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도 바둑애호가의 층이 넓고 깊어져야 하겠다.

그리하여 이 천지의 양상을 본딴 게임이 그에 상응하여 온 세계에 빈틈없이 보급되어 명실 공히 국제적 게임이 되었으면 한다.





<인간의 폭>


현재 최고 레벨에 도달하고 있는 기사들의 기술은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

각기 장점, 단점은 가지고 있으나 종합적으로 보면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본다.

그런데도 그 분들의 전적에는 상당한 격차가 있다.

말하자면, 기술은 좋아도 반드시 승부에 이긴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바둑이라는 자체가 기술 대 기술의 싸움만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야구에서 체력과 기술이 충분히 있는 젊은 선수가 작은 정신적 동요로 인해 자기 페이스를 잃어 형편없는 추태를 부리는 것을 보는 경우가 있다.

기술을 가지고 있어도 그것을 구사하는 사람됨이 되어있지 않는 까닭이다.

바둑의 경우는 더욱 복잡하다고 생각되나 기술과 인간적인 것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점에서는 상통하지 않을까 한다.

바둑은 자신이 납득이 가는 수를 자신의 책임 하에 실행하는 것이며 사내다운 결단과 기개가 항상 필요하다.

의구심이 강하든지 권위에 대해 허약한 성격의 사람은 자기 본연의 실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들처럼 예능의 길을 걷고 있는 자는 누구나 할 것 없이 결국은 자기 외에 의지할 곳 없는 절대고독의 경지에 서게 마련이다.

그 적막감을 견뎌 나가는 체질을 양성한다는 것은 기술을 연마하는 것과 같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독선적인 것이 좋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기사도 현대생활을 영위하는 한 사람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렇게 말하는 것은 즉 사고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뜻이다.

바둑 자체의 연구의 폭을 넓히는 것이기도 하며, 인간으로서의 경험을 풍부히 하여 시야를 크게 하는 것이기도 하다.


나는 가끔 거리에 나가 술을 마신다.

혼자 갈 때도 있으나 젊은 작가들과 함께 갈 때도 있다.

아무 거리낌없이 자유롭게 담소하는 것은 매우 즐겁다.

더욱이 술자리에서의 일인만큼 화제에 무슨 제한이 있는 것도 아니다.

쓸데없는 이야기에 흥을 느끼기도 한다.


이런 것을 전해들은 어느 노작가 바둑팬이 

'명인, 본인방이라는 사람이 그런 언짢은 곳에 드나들며 애송이 작가들과 교제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기왕에 교제하려면 저명한 사람들을 택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고 말씀했다고 한다.

이 비평이 나에 대한 호의에서 나온 말이라는 것은 충분히 알겠으나 나는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다.

서로가 의기상통하는 사람들끼리 교제해서 각자가 가진 것을 그대로 노출하고 상호호흡하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서 각자가 인간으로서의 폭을 넓혀 성장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높은 사람들과 고상한 이야기를 하면서 마시는 술이 과연 맛이 있을지.


오해를 피하기 위해 첨언하겠는데, 바둑계 선배인 오청원 씨는 이십대부터 마음을 바둑에만 두어왔고

바둑 속에서 우주의 자세를 발견, 바둑이란 음양의 조화이다 하는 철학을 가진 기사로서 존경을 받고 있다.

나는 이와 같은 태도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보통의 사람으로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된다.

오씨의 훌륭한 점은 자신의 생각을 결코 타인에게 강요하지 않는 데에 있다.

이와 같은 태도로서 독선에 흐르지 않는 강한 신념이 오씨의 성격 그 가운데에 숨어있는 것이다.


전문기사 중에서도 자신의 의견만이 정당하다고 생각해 상대가 납득하지 않는 일을 귀찮게 주장해서 양보할 줄 모르는 사람이 없지도 않다.

내가 보건대 그것은 하나의 기개라고도 할 수 없고 사리를 모르는 어린아이 같은 독선적 행위라고밖에 할 수가 없다.

바둑이라는 것은 그리 간단하게 결론이 나오지 않는 게임이다.

타인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서 어떻게 바둑의 심오함을 추구할 수 있겠느냐고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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