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살무렵 당시 첫사랑이던 여자친구랑 헤어지고 방학이 시작해버림 집에 빈둥빈둥 거리니까 아버지가 바둑두자고함

원래 어렸을때 막 20점씩깔고 아버지한테 배웠던터라 기본 룰은 아는상황

아버지가 9점을 깔라고 하셨고 물론 개발렸음

근데 9점이나 깔면서 이렇게 개발린다는게 뭔가 자존심도 상하고 갑자기 오기가 생김

아마 이런식으로 시작한경우가 상당히많을듯 ㅋ

1년만에 백을 잡겠다고 결심 (실상은 3년이 걸림)

각종 바둑책 도서관에서 빌려다 보고 바둑방송도 열심히 보고 휴대폰앱도 여러개 깔아서 공부

아버지와의 차이를 2점까지 좁혔을때 처음으로 아버지 외의 새로운 상대를 만남 

바로 할아버지었음

할아버지는 아버지한테 얘기를 듣더니 한 6점쯤 깔아봐라 하셨고

나는 아무리 그래도 6점은 좀 심하지 않나 했음

왠걸 ㅋ 개발림 별 듣도보도못한 희한한 꼼수, 함정수에 실리 다 파먹히고, 무리수인거 아는데도 응징 제대로 못하고 여기저기 막 터져나감;;

실전경험의 부재를 절감한 나는 인터넷대국이라는걸 해보기로함

근데 한 5급은 되겠지 싶었는데 10급도 만만찮았음

그래서 아 나도 아버지도 바둑을 별로 못두는구나 이렇게 생각함

그리고 난 군대를 가야했음 꽤 늦게간편이었고 그 안에서도 나름 공부하고 하느라 바둑같은데 신경쓸 여력은 없었음

근데 제대하기 전에 후임중에 지가 뭐 바둑영재였고 지역대회 몇위도 했다는 애가 있었음 걔 이길려고 다시 바둑에 관심 불붙음

제대하고 짬내서 인터넷바둑 다시 시작. 오로에서 했는데 한 7,8급에서 계속 이기고 지고 함.

나는 개허접이구나 하면서 한 30,40판뒀나? 갑자기 몇판 연승하기 시작하더니 지질 않음. 3단까지올라감; 그게 현재. 레알 5급에서 3단까지 한 3판 진듯.

3단에서 비매너때문에 진지하게 때려칠까를 고민하고 있음. 맞음... 얼마전에 2단인데 비매너 짱난다고 글올렸던 그사람임. 

갑자기 삘와서 또 몇판 두다가도 비매너 한번 당하면 재접속 하고싶은 생각이 싹 사라짐. 

웃긴것은 지금 아버지랑 호선으로 둬도 엄청 만만찮다는것. 아버진 지금까지 바깥일 하시느라 무지 바쁜데도 잘 안밀리심;

그렇다면 오로 10급이나 3단이나 별 차이가 없다는 말과 같은데

실제로 지금 그렇게 느끼고 있음. 3단에서 두면서 느끼는건 3단도 완전히 개허접이라는거.

바둑내용이 너무나쁘고, 실수도 너무 잦고. 그냥 붙어보면 서로 완전히 저질행마를 하고 있다는게 느껴짐

그러다 맥점 터지면 이기는거임. 7단은 되야 내가 tv에서 보는것처럼 진지한 바둑이 나올까 싶음.

마지막으로

여기서 오로 3단이래봐야 쓰레기지만은 혹시 나보다 더못두는 사람 있을까봐 기력향상 팁줌

수근이나 묘수풀이 하기싫어도 한번 열심히 해보길. 어떤 성의있는 수읽기라고 해야할까? 그런 자세가 생기면 바둑실력 엄청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