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4단’ 문재인 바둑 인터뷰

기사입력 2012.12.19 오전 12:31      

대선의 막이 오르면서 바둑 동네에서는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가 바둑을 좋아한다는 것이 자주 화제에 올랐다. 바둑실력이 실제 어느 정도인지, 그것도 궁금해들 했다. 문재인 후보에 대해서는 “아마5단이다” “타이젬 6~7단이다” “프로에게 2~3점으로 버틴다”는 등의 얘기가 오고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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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비서실장 임기가 끝나자마자 문재인은 부산에서 양산 산골로 이사갔다. 이젠 정말 바둑이나 실컷 두고 싶었다. 물소리가 끊이지 않는 깊은 계곡의 양산집을 찾아 들어간 이유도 마루에 걸터앉아 하루 종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바둑이나 두고 싶었기 때문이다.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는 속담의 신선놀음이 바로 바둑이다.

   난 그가 '바둑판'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해서 무척 고급 바둑판이거나, 특별한 바둑판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책상 위에 올려놓은 바둑판은 그다지 고급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그저 여느 집에서나 볼 수 있는 아주 평범한 바둑판이었다. 물론 뒷면에는 장기, 앞에는 바둑을 둘 수 있게 된 접이식 바둑판은 아니었다. 그러나 '알까기'를 해도 그리 미안하지 않을 수준이었다.

   총각 때부터 가지고 있었던 바둑판이다. 그 당시 총각이 이런 바둑판을 가지고 있을 정도면 바둑을 무척 좋아했다는 이야기다. 실제 그는 중학교 때부터 바둑을 뒀다. 가난한 시골 중학생이었던 문재인에게 당시 유일한 놀이라고는 '오목 노트'를 만들어 연필로 바둑을 두는 일이었다. 연필로 일일이 까만 알, 하얀 알을 그려가며 따먹으면 지우고, '바를 정(正)'자로 개수를 세어가며 바둑을 두었다.

   고등학교에 들어가니, 잘 둔다는 다른 친구들과 실력을 겨뤄볼 만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고등학교에 개교기념일 바둑대회 같은 것도 있었다. 고등학교 졸업할 때쯤에는 3급 정도의 수준은 되었다. 대학에 와서는 1급 정도까지 실력이 늘었다. 1급이면 아마 3~4단은 되는 상당한 수준이다.

   바둑은  두 사람의 욕심이 작은 판 위에서 부딪치는 영토전쟁놀이다. 그러나 '청심과욕'이니, '중용'이니 하는 도덕 철학적 요소를 끊임없이 강조한다. 서로의 책략을 겨루지만, 자신을 절제하는 마음의 도를 지키지 않으면 상대방을 이기기 어렵기 때문이다. 바둑을 두는 이들의 공통점은 감정의 기복이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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