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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체스 vs. 컴퓨터 바둑

limch(218.236) 2008.12.28 19:26:37
조회 779 추천 0 댓글 15

바둑 두시는 분들께서는 들으시면 섭섭하시겠지만 ......

컴퓨터 바둑이 사람을 못 이기는 이유중의 하나는 "돈" 때문입니다.
같은 이유로, 컴퓨터 체스가 사람을 이기는 이유중 가장 큰 것은 "돈"때문입니다.

컴퓨터 체스는 사실상 20세기 후반의 소프트웨어 공학을 끌어온 공신입니다.
지금은 당연히 받아들여지는 단어들인 인공지능, 서치 패턴, 대규모 데이터 베이스의 인덱싱,
우선권 협상 등등의 소프트웨어의 기본 개념들은 거의 대부분 컴퓨터 체스를 만들어 오는
팀들이 내놓은 개념들입니다. 두개 이상의 CPU를 연구하는, 혹은 멀티 프로세서에 대한 연구도
chess computing의 하드웨어적 산물이고요.  
또 기본적으로 그 돈은 IBM등의 상업 연구소와, DARPA라고  불리우는 미 국방성의 연구과제로
나왔던 것입니다.  이때 쏟아 붓던 자금/연구비가 장난이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결과는 아시는 바와 같습니다. 엄청난 computing power의 프로세서와, 이에 걸맞는
로직으로 완성된 것이 현재의 deep blue입니다. 가만히 보시면, deep blue이후에
체스 컴퓨터쪽의 자금이 사실상 끊긴 것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거의 그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현재의 컴퓨터는 Linear Thinking을 가정하고 만든
것이기에, 지금부터 새로 나올수 있는 아이디어가 이미 고갈된 상태입니다. 좀더 빠른 processor를
채용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세상을 보는 새로운 시각의 시도가 더 이상 없다고나 할까?

만약 50년전으로 돌아가서 바둑을 두는 쪽에서 전산공학 일반에 자금을 대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저는 아마도 지금 우리가 쓰는 컴퓨터가 많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처럼 Computing에 이토록 절대적인 점수를 주지도 않았을 것이고,
바둑에서 자랑하는 "전체를 보는 눈"에 대한 관심이, 그리고 이에 대한 해결 방법들이
훨씬 많이 모색되었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최근의 전산학 경향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도 이쪽은 손 놓은지 꽤 되어서 정확치만은 않습니다.)

바둑에서도 사람을 이기는 컴퓨터가 나왔을까요? 글쎄요? 아마도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꽤나 다양한, 그리고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많은 프로 기사들을 포함한)을 이기는
프로그램정도는 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마치 우리에게 앞으로 50년을 주면
그때는 제대로 된 바둑 프로그램이 나올 것이라고 모두 예상하듯이 말입니다.)

제가 하고픈 이야기는 ......

사람이 컴퓨터에게 체스에게 졌다는 사실이,
체스가 쉽다거나, 수적으로 제한된 계산의 범위내에 게임이라고 규정짓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바둑보다 쉽다거나, 혹은 단순한/간단한 게임이라고 주장하는
근거로 쓰이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점입니다.

지난 50년의 전산공학 역사는 어쩌면 이 단 하나의 목표 - 사람을 체스 경기에서 이기는 것 -
를 가지고 특화해 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다음 50년 동안 다른 목표 - 바둑 경기에서 이기는 것 -
쪽으로 잡는다면 ..... ?
50년이 아니라 20년만에 끝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리고 무엇을 입증하기 위해서 쓴 글은 아닙니다.

"~라면" 가정법이 가지는 기본적인 한계입니다. 또  20년은 순전히 개인적이고 무책임한 숫자에 불과합니다.

다만, 지난 50년 동안 쓰여졌던 전산학 Resource의 방향이 바로 체스였다는 역사적인 사실에 대한 발언일 뿐입니다.
그리고 그 토대위에 만약 다른 방향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의구심과 그저 "컴퓨터에 졌다더라"는 무책임한 선전에
대한 경계를 목적으로 하고 있을 뿐입니다.

조금 과장되게 이야기하면, 지금의 컴퓨터 자체가 사람과 체스를 두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처음부터 계획되고
설계되고 그위에 운영체계와 조작방법이 규정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바둑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저도 잘 모릅니다. 다만 엄청난 포상금이 10억~20억 수준이라면, 이는 90년도 초에
체스쪽 공부하던 카네기멜론대의 대학원생 2~3명에게 주어지던 연구비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때도 그쪽 분야가
지나치게 FUNDING이 많이 간다는 불만이 있었기에 저도 그 숫자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새로 나오는 Group Theory를 기초로 하는 Swarming capability의 컴퓨터가 나오면
그때는 바둑을 제대로 두는 컴퓨터가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현재 불가능하다고 앞으로도 불가능할까요?
종교적 체험의 영역이 아닌 - 특히 계산을 포함하는 - 모든 영역에서 컴퓨터는 사람과 경쟁하고 있고
(무한의 시간과 자원이 주어진다면) 사람을 이길 것으로 보입니다. 바둑하시는 분들은 섭섭하시겠지만,
그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누군가가 이제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내시겠지요. 바둑쪽에서 더 많은 "돈"을 쏟아 부으면 그날은 더 빨리 올 것이고, 아니면 그냥 일반 전산학의
발달 정도에 따라, 지금처럼 게임 산업의 부산물로 연구될 따름일 것이고.....

또 기본적인 문제가 "전산 속도"가 아닙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컴퓨터에서 바둑을 제대로 구현해보고자 하는 시도는
사실상 없었다는 점입니다. 바둑하시는 분들도 인정하지 않는 토이 수준의 프로그램들
제외하고 말입니다.

바둑을 체스 게임의 연장으로 보고 프로그래밍한 경우가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바둑
프로그램들입니다. 즉 각 자리의 값을 계산하고 전체적인 구조속에서 그 값의 변동치를
쫓아가는 구조로 되어 있다고 설명들었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구조"가 무엇을
뜻하는지 프로 기사들도 판단을 못 내리는데 Linear Think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현재의 컴퓨터들이 판단을 내릴 수 있을까요?
답은 거의 확실히 아닙니다.

전혀 다른 패러다임의 컴퓨터가 필요하고 아마도 그때는 바둑도 컴퓨터와 두실 만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최근 컴퓨터vs사람의 대결에서 사람이 졌다고 체스를 아주 단순하고
바둑보다 못한 게임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쓴 글이니 바둑 하시는 분들이
기분나빠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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