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소설 인간 75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18.235) 2024.07.28 23:32:02
조회 146 추천 6 댓글 0
														




바둑계의 소용돌이가 시작된 그날, 75는 평소와 다름없이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다. 모니터에 띄워진 바둑 대국 분석 프로그램이 깜빡이며 새로운 데이터를 토해냈다. 그의 눈동자가 숫자들 사이를 날카롭게 오갔다.
"이상하군." 그가 중얼거렸다.
최근 들어 몇몇 젊은 기사들의 기보가 인공지능과 높은 일치율을 보이고 있었다. 처음에는 우연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패턴이 반복될수록 75의 의심은 깊어갔다.
창밖으로 보이는 부산의 밤하늘은 언제나처럼 흐릿했다. 75는 싸구려 쿨피스를 한 모금 마시며 생각에 잠겼다.
"그래, 이건 분명 치팅이야."
그의 확신은 날이 갈수록 굳어졌다. 특히 10대 기사들의 경기에서 그 현상이 두드러졌다. 75는 그들이 인공지능을 이용해 부정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확신했다.
하지만 그는 알지 못했다. 이 확신이 그의 인생을 어떤 나락으로 몰아넣게 될지를.

75의 의심은 곧 바둑계 전체로 퍼져나갔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 분석 결과를 올리기 시작했고, 바둑 포럼에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처음에는 몇몇 사람들만 그의 주장에 귀 기울였지만, 점차 지지자들이 늘어났다.
"이봐요, 이 데이터를 보세요. 어떻게 이렇게 일치할 수 있죠?" 그가 한 바둑 기자에게 말했다. "특히 이 문민수, 김경원... 모두 10대 기사들이에요. 그들은 인공지능과 함께 자랐어요. 치팅하는 법을 너무나 잘 알죠."
기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 날, 그의 주장은 주요 바둑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바둑계는 혼란에 빠졌다. 일부는 75의 주장을 지지했고, 다른 이들은 격렬히 반대했다.
"증거가 어디 있습니까?" 한 네임드 기사 이창홍이 TV 토론에서 물었다. "젊은 선수들의 재능을 폄하하지 마세요."
하지만 75는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더 많은 데이터를 모으고, 더 강력한 주장을 펼쳤다. 그의 열정은 점점 광기에 가까워져 갔다.
어느 날 밤, 그는 한 10대 기사 문민수의 집 앞에서 발견되었다. 카메라를 들고 잠복하고 있던 그를 경비원이 발견한 것이다.
"증거를 잡으려고 했어요." 그가 경찰에게 말했다. "그들이 어떻게 치팅하는지 꼭 밝혀내고 말 겁니다."
이 사건은 뉴스의 첫 머리를 장식했다. 75는 이제 바둑계의 광기 어린 음모론자로 낙인찍혔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자신이 옳다고 믿었다.
75의 추종자 프록메도 등을 돌렸다. 하지만 75는 멈추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진실을 증명하기 위해 모든 것을 걸었다.
75의 집착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그는 직장도 그만두고 온종일 바둑 기보를 분석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의 원룸 벽은 온통 차트와 그래프, 기사들의 사진으로 뒤덮였다. 붉은 실로 연결된 핀들이 그의 음모론을 시각화했다.
한편, 바둑계는 혼란에 빠졌다. 일부 선수들은 경기를 포기했고, 대회 참가를 거부하는 일도 있었다. 후원사들은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건 모두 당신 때문이에요!" 한 젊은 기사가 길에서 75를 마주치자 소리쳤다. "제 꿈을 망쳐놨어요!"
하지만 75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이를 자신의 주장이 옳다는 증거로 받아들였다.
어느 날, 그는 결정적인 증거를 잡았다고 믿었다. 한 대회 중계 영상에서 어떤 선수가 화장실에 갔다 온 후 갑자기 플레이 스타일이 바뀐 것이다. 75는 즉시 그의 블로그에 글을 올렸다.
"드디어 잡았다! 화장실에서 AI와 교신한 것이 분명해!"
그의 글은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언론에서는 연일 이 사건을 다뤘고, 해당 문민수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병원에 입원했다.
한국기원은 더 이상 이 사태를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들은 75를 허위 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재판이 시작되었다. 법정에서 75는 필사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펼쳤다. "저는 그저 진실을 밝히려 했을 뿐입니다! 바둑의 순수성을 지키려 한 겁니다!"
하지만 그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판사는 75의 행위가 개인과 바둑계 전체에 심각한 피해를 끼쳤다고 판단했다.
"피고인은 유죄입니다." 판사의 선고가 떨어졌다. "징역 2년에 처합니다."
75는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가 법정에서 끌려나가는 모습이 전국에 생중계되었다.
교도소에 수감된 75는 자신의 인생이 어떻게 이렇게 됐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여전히 자신이 옳다고 믿었다. 하지만 이제 아무도 그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75는 좁은 감방에 홀로 앉아 있었다. 창문으로 비치는 희미한 달빛이 그의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 그의 눈에는 여전히 광기의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
처음 며칠간 그는 자신의 판결에 대해 분노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마음속에 새로운 의문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왜 하필 나지? 왜 모두가 진실을 외면하는 거지?"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우연히 교도소 TV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옛 연설을 보게 되었다. 트럼프가 "가짜 뉴스"와 "딥 스테이트"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며 75의 뇌리에 번개가 쳤다.
"그래... 이게 다 연결되어 있어!"
그 순간부터 75의 망상은 새로운 차원으로 진화했다. 그는 자신의 구속이 단순한 명예훼손 문제가 아니라는 확신에 빠져들었다.
"트럼프가 바둑계를 장악하려 하고 있어. 내가 그의 계획을 방해했기 때문에 나를 제거한 거야!"
75는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고 새로운 음모론을 만들어냈다. 그의 머릿속에서 바둑 AI, 트럼프, 한국 정부, 그리고 세계 정세가 뒤엉켜 거대한 음모의 그림을 그려냈다.
"트럼프는 바둑 AI를 이용해 전 세계 젊은이들의 뇌를 조종하려 해. 그리고 나는 그 계획을 우연히 발견한 거야!"
그는 교도소 교도관에게 이 이론을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교도관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의 말을 들었다.
"75, 당신은 지금 현실과 망상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어요. 우리가 도와드리겠습니다."
하지만 75의 귀에는 이 말이 또 다른 음모의 증거로 들렸다. 그는 더욱 깊은 망상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감옥 벽에는 이제 바둑판 대신 세계 지도가 붙었다. 그는 밤마다 트럼프와 바둑 AI의 세계 정복 계획을 파헤치는 꿈을 꾸었다.
75의 가족들은 그의 상태를 걱정했다. 그들은 그를 정신과 치료 병동으로 옮기려 했지만, 75는 이를 극렬히 거부했다.
"내가 미친 게 아니야! 난 진실을 알고 있다고!"
이제 75에게 바둑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그의 세계는 온통 트럼프와 AI, 그리고 상상 속의 음모로 가득 찼다. 그는 자신이 이 거대한 음모의 유일한 목격자이자 투사라고 믿었다.
교도소의 철창 너머, 세상은 평소와 다름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75의 마음속에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음모가 태어나고 자라났다. 그의 현실과 망상의 경계는 이제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75의 상태는 날이 갈수록 악화되었다. 그는 음식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교도소 직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는 모든 음식이 트럼프와 AI의 음모의 일부라고 믿었다.
"당신들은 나를 독살하려는 거야! 난 절대 속지 않아!"
의료진들은 강제로 영양을 공급하려 했지만, 75는 격렬히 저항했다. 그의 망상은 이제 그의 생존 본능마저 압도했다.
마지막 순간, 75는 창밖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내가... 세상을 구했어... 트럼프의 계획을 막았어..."
그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고, 마침내 영원한 침묵이 찾아왔다. 의사는  건조한 목소리로 사망 선고를 내렸다.



7ced8076b5876af73dee98a213d3341da36e695bd3eb04a46a82

추천 비추천

6

고정닉 0

3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서비스업에 종사했다면 어떤 진상 고객이라도 잘 처리했을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10/14 - -
공지 [공지] 입문자 및 바둑뉴비들을 위한 바둑의 룰과 규칙 [129] Godzney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12.01 211508 666
공지 바둑 갤러리 이용 안내 [108] 운영자 05.07.29 84706 48
983780 바둑리그 여바리 감독은 다 도둑놈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5 10 0
983779 ★내년에 김은지 먼저 뽑을지 최정먼저 뽑을지 ㅇㅇ(58.227) 12:25 9 1
983778 이제 감독자리 후배들한테 물려주는것도 좋을건데 [1] ㅇㅇ(218.209) 12:23 13 0
983777 오진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phyotq(116.32) 12:23 5 0
983776 이현욱이 잘했을 때 팀 멤버들 특징이 있다니까 ㅇㅇ(110.70) 12:23 8 0
983775 이현욱씨 감독이 책임진다고 했으니 사퇴하시죠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19 24 4
983774 나이 많은 남자감독은 여자기사 케어가 힘들어 [4] ㅇㅇ(110.70) 12:15 34 0
983773 난 내가 밑에 쓴 이현욱 특징이 맞다고 생각해 ㅇㅇ(110.70) 12:13 33 0
983771 이현욱 바로잡겠습니다 영상보니. [1] 녹두꽃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11 56 0
983770 이 분 사퇴 안할 거 같으면 개추 [3] ㅇㅇ(112.153) 12:07 54 5
983769 이현욱 감독 특징을 하나 알 것 같은데 인정? [1] ㅇㅇ(110.70) 12:05 50 1
983768 11월 언제 되냐 진서의커제따라잡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57 36 0
983767 오유진 반집승 바갤러(104.28) 11:53 55 1
983766 철원한탄강 집에서 둬도 3대0 [2] 바갤러(59.5) 11:53 66 1
983765 은지비키 ㅋㅋㅋ 미쳤누 진서의커제따라잡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48 83 1
983764 최근 3년 여수 팀/선수 성적 [2] ㅇㅇ(211.226) 11:41 80 3
983763 한기빌런은 능지가 딸리니까 해석도 제대로 못하는구나 바갤러(121.141) 11:40 21 0
983762 발로 뛰는 취재가 필요한 시점. [1] 75%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34 34 2
983761 바갤에선 이제 슈퍼컵 기사 쓸 사람 이영재 부장 유일무이 [2] ㅇㅇ(14.53) 11:30 29 1
983760 중국에서 기사 먼저뜨는건 처음본다 진짜 망조네 ㅇㅇ(211.36) 11:27 66 0
983758 바둑갤러리 갤주 이영재 부장님께 슈퍼컵 제보한 갤럼? [3] ㅇㅇ(14.53) 11:27 30 1
983757 조승아는 너무 감으로만 둔다 [1] ㅇㅇ(106.101) 11:26 59 1
983756 역시 오유진 75%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24 83 1
983752 부안이 포스트시즌에서 잘할거같은게 [2] ㅇㅇ(218.209) 11:19 63 0
983751 내년 여바리도 10초 피셔로 가면 노장 기사들이 위험하다 방울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9 53 1
983750 월간바둑 김정민 기자 소설: 쿠키뉴스 이영재 부장 ㅇㅇ(14.53) 11:18 21 1
983748 여수가 올라갈수도있다 ㅇㅇ(218.209) 11:18 44 0
983747 영재햄 왜 조용하시노 바갤러(126.166) 11:13 24 0
983746 다시 오유진 역전이네 ㅋㅋ ㅇㅇ(218.209) 11:12 36 0
983745 오유진은 속기가 너무 약하긴하다 ㅇㅇ(218.209) 11:11 32 0
983742 윤라은은 전투가 약하네 ㅇㅇ(27.117) 11:05 36 0
983740 바갤뉴스) 슈퍼컵 입꾹닫... 대영재 이제 '취재'할 때 [2] 바갤러(121.141) 10:57 57 1
983738 랭킹 1,2 위가 빠진 여바리 포스트 시즌 방울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55 58 0
983736 한기 요즘 욕 ㅈㄴ 쳐먹누 진서의커제따라잡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53 26 1
983732 올 시즌 지난 시즌 갑조 다승 경쟁 현황 바갤러(121.164) 10:46 35 0
983731 한국기원 오늘 여바리 뻘짓 세가지 ! [3] ㅇㅇ(221.149) 10:45 91 7
983730 쿠키뉴스 이영재 부장 데스크 칼럼 보면 한기 진짜 무능하네 ㅇㅇ(14.53) 10:43 33 2
983727 바갤문학) 대기자킹영재 [2] ㅇㅇ(39.7) 10:41 37 1
983726 한국기원의 무능함과 프로기사들의 이기심이 가져온 결과임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38 46 3
983725 국민은행 10억→7억…한국기원 이제 ‘홍보’할 때 [쿠키뉴스] ㅇㅇ(14.53) 10:37 32 1
983722 여수 오늘 탈락하면 이현욱 사퇴 발표하는거 맞냐? [1] ㅇㅇ(14.53) 10:33 42 2
983719 국민정석인줄 알았는데 사이비 정석이었네 [1] ㅇㅇ(59.1) 10:29 46 0
983717 자발적 가문이 노예도 생겼노 바갤러(121.141) 10:13 39 0
983715 갤이 조용한 이유 ㅇㅇ(112.153) 09:59 52 1
983713 갤이 갑자기 조용하네 [2] 방울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52 63 0
983712 ★김은지 안나오고 승전보활약 여운 가시니 바갤은~ [2] ㅇㅇ(58.227) 09:42 95 6
983709 시합이 없는것도 맞는데 [1] ㅇㅇ(113.30) 09:10 64 1
983708 야근하기 싫어서 랭킹 못 고친다 이런 소리하는 집단이 한국기원 바갤러(175.208) 08:30 84 7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