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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시즈미 유키오앱에서 작성

ㅇㅇ(223.38) 2024.01.23 01:3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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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세오가 있었을 법한 지단대 자리에는 신기하게도 다른 사람이 붙잡혀 있었다. 이름은 니시즈미 유키오, 성장기가 끝난 것 같은 완벽한 몸매에 매력적인 검은색 머리카락을 한 여학생인데 평소에는 의도적으로 팔짱 낀 자세로 가슴을 과시하며 주변 사람에게 성희롱하는 거냐면서 분탕 치고 다니는 악질적인 문제아였다. 그래서 선도부에서 벼르고 있다가 마침내 잡아버린 것인데 역시나 가만히 있으려고 하지 않았다.


지단대를 시작하기도 전에 의자를 덜컹덜컹 흔들어대면서 도망치려고 하는데 청테이프로 꽁꽁 묶어놨다고 해도 기세만큼은 꺾이지 않는 분위기였다. 그래서 선도부는 사전에 인근 초등학생을 과자로 회유해서 초청해놓았다. 멀쩡한 어른도 조현병 환자로 만들어 심신을 지치게 한다는 게 초등학생이니 그들의 힘을 빌린다면 교내 문제아 중 손꼽히는 니시즈미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모두가 확신했다.



" 이 자식들... 감히 나를 이 꼴로 만들고도 무사할 거 같아...?!! "


" 선도부를 상대로 잘도 그런 말을 하는군... 하지만 니시즈미, 이번 상대는 우리가 아니라 저 아이들이다. 너 따위가 과연 초등학생의 지랄 넘치는 악의를 이길 수 있을까? "


" 뭐, 뭣...?!! "



이이제이, 오랑캐는 오랑캐로 공격한다. 이것처럼 문제아는 문제아로 해결한다는 카드를 뽑아 든 선도부는 아무도 없는 주말 아침을 이용해 니시즈미에게 지옥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자 했다. 그러니 세오 때와 다르게 이번에는 선도부실의 문을 활짝 열어놓아 소리가 잘 들리도록 설계했다. 덕분에 니시즈미는 지금이라도 풀어주면 용서해주겠다는 얼굴로 허세를 부리는데 안타깝게도 풀려나는 건 몸이 아니라 신발이었다.


손쉽게 벗겨진 신발 사이로는 길면서 두툼한 속살이 드러났는데 맨발이라서 그런지 적토마처럼 혈기 왕성한 붉은색 핏줄이 곳곳에서 불끈거리고 있었고 시큼한 냄새는 본인이 꽃향기라도 된다는 것처럼 사방으로 흩뿌려지고 있었다. 덕분에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던 아이들은 코를 틀어막으며 일제히 냄새라고 야유하는데 그러자 방 안에 있던 니시즈미가 붉어지는 얼굴로 소리쳤다.



" 입 다물어!! 이 새끼들아!! "


" 와... 발끈하는 거 봐!! 발가락이 발끈발끈!! "


" 말장난도 하지 마!! "



순수한 악의로 가득 찬 그 가벼운 목소리에 속이 부글부글 끓기라도 하는지 목 아프도록 짖어댔는데 이때 누군가 발바닥을 손으로 더듬어주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꼬물꼬물하는데 그런 게 서서히 뒤꿈치부터 발가락 사이사이로 파고드니 니시즈미의 거친 말투 사이로 조금씩 웃음꽃이 피어났다. 화는 나지만 겨우 간지러워서 웃어버렸다는 비웃음만큼은 피하고 싶다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니 아이들의 손가락은 더욱 열심히 발바닥을 만져주었다. 문질러보기도 하고 손톱으로 긁어보기도 하는데 그럴 때마다 누구는 서툴고 또 누구는 능숙하니 미묘하게 각기 다른 그 촉감을 즐겨보는 재미도 있었다. 그래서 니시즈미도 화는 내지만 은근히 그 간질간질한 자극에 쾌락을 느끼는 눈치인데 그래도 간간이 들려오는 발냄새 이야기에는 수시로 발끈했다.



" 크흐흐흫...!! 아까부터 누가 자꾸 아빠 발냄새보다 훨씬 심하다고 하는데... 수, 숙녀한테 실례되는 말이라고!! 다들 도덕 시간 때 낮잠이라도 잔 거야...?!! "


" 숙녀라고 하기에는 발바닥이 크고 너무 시큼한데... 근데 예쁘기도 하네. 이걸 숙녀라고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


" 은근히 사람 화나게 하지 말라고...!! "



그 정도로 아직은 여유가 있는 듯 보였는데 이때 선도부원이 물감 세트를 가져다 놓았다. 다양한 색깔의 물감과 붓이 깔끔하게 진열되는데 역시나 아이들은 너나 할 거 없이 사이좋게 붓을 집어 들었고 자기가 좋아하는 색깔을 부스럭거리며 잔뜩 문질렀다. 그렇게 팔레트에 붓을 이리저리 휘두른 아이들의 시선은 천천히 벽에 고정되어 옴짝달싹 못 하는 발바닥으로 향하는데 땀방울이 있어서 그런지 색이 이리저리 쉽게 번졌다.


하지만 다들 그림을 그린다는 느낌보단 그냥 꼴리는 대로 낙서하는 분위기라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는데 그래서인지 시큼한 발바닥은 점차 무지개처럼 알록달록하게 채워졌고 발가락은 그 색깔의 개수만큼이나 잔뜩 꼼지락거렸다. 제발 멈춰달라고 사정하듯이 오들오들 떠는데 오히려 그러한 몸부림이 재미있었는지 발가락으로 향하는 관심만 더더욱 부풀어 올랐다.



" 엄청 꼼지락거려~ 벌레 같아~ "


" 끄으흐흐흣...?!! 이 새끼들이...!! 야아아!! 너희 어디 살아!! "


" 아이 참, 붓질만 해줘도 가만히 못 있으면서 집 주소 알아서 뭐 어쩌려고~ "



부드럽고 얇은 그 근질근질함이 도저히 참을 수 없었는지 니시즈미는 아이를 상대로도 거칠게 폭언을 쏟아내는데 정작 아이들은 그래서 네가 뭘 할 수 있냐는 것처럼 더욱 집요하게 붓을 휘적휘적 움직였다. 발바닥이 넓으니 스케치북처럼 마음껏 문질러버리는데 그렇게 알록달록한 색깔이 계속해서 섞이고 섞이니 발냄새만큼이나 짙은 색깔로 더럽혀져만 갔다. 탁하고 더러운 그런 색감 말이다.


그래서였을까, 아이들은 다시금 하나둘씩 입을 모아 발냄새 난다면서 도발하는데 슬슬 지쳐버린 것인지 아니면 수치스러웠던 것인지 니시즈미는 이번에는 의외로 부들부들 떨리는 안색으로 입술을 깨물더니 울먹거리면서 조용히 있었다. 적어도 이들에게 강하게 행동하면 그만큼 반작용이 돼서 되돌아온다는 걸 이제야 깨우친 눈치인데 그 모습에 선도부원이 나름 흡족해하며 미소 지었다.



" 어때, 니시즈미. 슬슬 반성하고 싶지 않아? 너 때문에 곤란해했던 사람이 제법 많았단 말이야. 지금이라도 사과하겠다고 하면 조금은 일찍 끝내줄 수 있는데 어때? "


" 지, 지랄하네...!! 멀쩡히 있던 사람 납치해서 고문하는 새끼들이...!! "


" 하아... 아직도 반성하지 않는구나... 이봐, 니시즈미. 설마 간지럼 체벌이 벌써 끝났다고 착각하는 거 아니지? 저렇게 엉망진창으로 칠해진 발바닥을 얌전히 둘 리가 없잖아... 응? "



그러니 은근슬쩍 반응을 살펴보는데 역시 문제아답게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오히려 으름장을 놓겠다는 분위기인데 때마침 물이 출렁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계단 사이로 찬물이 잔뜩 채워진 양동이와 함께 청소용 도구가 한가득 몰려오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물감으로 범벅이 된 니시즈미의 발바닥을 단단히 혼내주겠다는 것처럼 보였다. 눈물 콧물 질질 흘려도 쉽게 멈추지 않겠다는 듯이 말이다.


다만 당사자인 니시즈미는 소리만 겨우 들리는 수준이니 아직도 사태 파악을 못 하는 눈치였는데 덕분에 선도부원들은 기대해도 좋다는 얼굴로 속삭여주었다. 성큼성큼 다가오며 발바닥을 쓱싹쓱싹 씻겨줄 준비가 이루어지고 있으니 오히려 방심하고 있는 그녀를 키득키득 비웃는데 이때 차가운 물기라도 닿았는지 짧으면서 부끄러워하는 신음이 입술 사이로 수줍게 터져 나왔다. 



" 푸흣?!! "



이윽고 실수였다는 걸 말하고 싶다는 듯이 다급하게 입을 다물며 긴장한 얼굴을 보인다. 하지만 그러든가 말든가 오싹할 정도로 차갑게 달라붙는 그 촉촉한 물기에 압도되어 가는 그 모습에 다들 꼴 좋다는 미소를 보였다. 평소에 다들 시달린 게 있었으니 몇몇은 옆에서 속삭이듯이 비아냥거리는데 이때 니시즈미의 입술이 심하게 요동치는 게 선명해졌다. 무릎은 진작에 덜컹거리고 손가락은 떨어져 나간 도마뱀 꼬리처럼 마구 꼼지락거렸다.


어깨는 귀신이라도 빙의됐다는 듯이 들썩거리고 콧소리는 취사가 끝난 전기밥솥처럼 요란해지니 벽 너머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굳이 둘러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아이들의 손에 쥐어진 청소용 솔에 토핑 크림처럼 뿌려진 샴푸가 발바닥에 벅벅 비벼지고 있을 거라는 것쯤은 쓱싹쓱싹하는 소리만으로도 충분히 유추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 크흐흐흫...!! 끄흐흐흣...!! "


" 답답해 보이는데 속 편하게 웃는 게 어때? 어차피 주말이라 아무도 없다고... 참아봤자 너만 힘든 거라니까? 어이, 니시즈미. 네가 버티면 얼마나 더 버틸 거 같아서 그러는 거야? "


" 으히히히히힛... 이, 이 새끼드리히히힠?!! 아하하하하하!! "



손가락이야 숙련도가 필요한 부분이니 어느 정도 여유라도 보일 수 있었지만 광범위하게 문질러대는 청소용 솔에 넓은 피부가 쓸려나가니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었다. 그러니 일그러지는 얼굴로 시원하게 웃어버리는데 그때부터 겨울철에 터져버린 수도관처럼 입을 다물 수 없게 됐다. 뒤꿈치부터 발가락까지 힘차게 밀고 내리는 그 움직임에 온몸의 털이 솟아날 정도로 정신을 못 차렸다.


빳빳한 털이었다면 아파서라도 멈췄을 텐데 하필이면 칫솔처럼 적당하게 탄력이 있고 부드러워 아이들이 아무리 강하게 문질러도 아프지 않고 간지럽기만 하니 웃음을 삼키고 싶어도 삼킬 수 없었다. 특히 샴푸의 거품에 흠뻑 젖어 있었던 탓에 미끄럽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덕분에 니시즈미는 숨넘어가는 목소리로 발작하다가 항복하겠다고 소리쳤다. 더는 못 버티겠으니까 멈춰달라고.



" 크하하하핰...!! 수, 숨넘어가서 주... 죽을 거 같네...!! 으히히히히히? 하, 항복할 테니까... 그, 그만해...!! 사과든 뭐든 할 테니까하하핰...!! "


" 진심이냐, 니시즈미? 하지만 적어도 발바닥 목욕이 끝날 때까지는 안 멈춘다. "


" 지, 지랄하지 말고...!! 다, 당장!! "



하지만 선도부원은 멈춰주지 않았다. 우선 더러워진 발바닥은 깔끔하게 해야 한다며 아이들이 솔을 벅벅 문지르는 걸 방관하는데 그렇게 주름 사이사이까지 놓치지 않고 최대한 골고루 씻겨진 니시즈미는 반쯤 실신한 몰골로 자지러졌다. 그래도 거의 다 끝난 듯한 분위기에 조금은 안심하는 눈치였는데 이때 선도부원이 어떻게 사과할 것이냐고 물어보았다. 거짓말인지 아닌지 확인하겠다면서 말이다.


그 말에 상당히 짜증 나기는 했지만 일단 이 지단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사실을 외면할 수 없었으니 니시즈미는 숨을 헐떡이며 본인이 직접 대면해서 사과하는 방식으로 끝내겠다고 대답했다. 풀리기만 하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날 선 눈매를 보이면서 말이다. 결국, 선도부원들은 의논 끝에 지단대를 연장해야 한다는 것에 전원이 동의했고 이번에는 세오에게 했던 것처럼 네임펜을 모두에게 나누어줬다.



" 니시즈미, 네 녀석이 진심을 다해 반성할 때까지 지단대는 끝나지 않는다!! 이 네임펜의 무자비한 색칠 공부 시간에도 그런 눈깔을 보일 수 있는지 어디 한 번 감상해 주지!! "


" 아 왜에에에에!! 사과한다니까?!! 한다고!! 이 새끼들아!! "


" 그 말투도 오늘 뜯어고쳐주마!! "



그렇게 멈출 것만 같았던 간지럼 체벌이 다시금 시작되었다. 가뜩이나 청소용 솔에 듬뿍 사랑받는 바람에 예민해진 발바닥을 네임펜으로 색칠하겠다니, 상상만 해도 끔찍했기에 니시즈미는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는데 역시나 벽에 구속된 발바닥은 구속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까칠한 태도는 그런 발바닥을 괴롭혀야 하는 아이들의 죄책감에 면죄부를 하사해주었다.


덕분에 다들 편안한 마음으로 발바닥을 너덜너덜한 걸레처럼 만들기 위해 시커먼 네임펜을 이리저리 끄적이는데 얇으면서 뾰족한 촉감이 윤기가 흐르는 피부를 갉아 먹듯이 이곳저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콕콕 찔러대니 니시즈미는 낄낄 웃는 소리를 내다가 이내 다급하다는 눈매로 주변을 힐끔힐끔 쳐다봤다. 마치 억울한 사람을 질책하는 듯한 분위기를 온몸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눈치였다.



" 니시즈미 녀석... 세오와 비교하면 정신력이 많이 약하군. "


" 오히려 세오가 비정상적인 거 아니야? "


" 뭐, 그런 건 상관없지. 저런 위험한 가슴을 남들에게 과시하면서 우리 학교를 성범죄 소굴로 낙인찍으려고 했던 악질범이니까 오히려 잘 됐다고 할 수 있겠지... "



그러나 끔찍할 정도로 괴롭다는 걸 얼굴에 온 힘을 다해 표현해도 선도부원들은 오히려 자업자득이라는 반응으로 좋아하고 있었다. 특히 선도부장은 엄격한 말투로 벼르고 있다는 눈빛을 과감하게 보이며 노려보는데 이에 니시즈미가 뭐라고 말을 해보려고 하지만 역시나 이번에도 말 못할 정도로 간지러웠는지 반쯤 실성한 목소리로 울고 웃으며 움찔거리고 있었다.


발바닥이 색칠 공부를 위한 스케치북이 된다는 건 그다지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을 테니까, 그렇게 고사리손 같지만 하는 짓은 전혀 귀엽지 않은 손아귀 속에서 이리저리 난도질당하듯이 끄적여진 발바닥은 먹물이라도 밟은 것처럼 시커먼 색깔로 물들었고 저대로 바닥이라도 밟았다간 넓고 기다란 발자국이 선명하게 남을 거 같았다. 그러니 아까처럼 청소용 솔과 샴푸가 필요했다. 



" 으헤헤헤헤헥...!! 사, 사려줘... 바, 반성하고이으니까아하하하? 바, 발바닥 괴로워서 미치게써어어...!! 제발 나 조오옴...!! 그만 내버려둬어어어...!! "


" 진심을 다해서 울부짖어라!! 내 눈에 보이는 건 반성하는 니시즈미가 아니라 도망치려고 잔꾀를 부리고 있는 니시즈미다!! 진심으로 울부짖어라!! "


" 끄하하하하핰...!! 도, 도대체 어... 얼마나하하하핰...?!! 이 미치히히힠!! "



하지만 물감과 다르게 네임펜으로 칠해진 시커먼 자국은 아무리 벅벅 문질러줘도 낙인처럼 새겨지기라도 한 것처럼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오히려 아이들이 지칠 때까지 버틸 수 있다는 걸 과시하듯이 멀쩡해 보이기도 했는데 덕분에 니시즈미의 의식은 신기루처럼 흐릿해지며 기절해버렸고 몇 시간이 지난 이후가 돼서야 겨우 정신을 차렸으나 안타깝게도 발바닥에 칠해진 자국은 여전히 지워지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나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된 것인지 그녀가 정신을 차렸을 땐 선도부원들이 조금은 불안해하면서도 지단대를 중단했다. 탈진한 모습으로 헥헥거리고 있었으니 교훈이 있었을 거라고 경고하는 눈치였는데 이에 니시즈미는 분한 마음에 화를 내려다가 다시 묶이기는 싫었기에 황급히 신발을 챙기고 도망치듯이 학교를 벗어났다. 그렇게 오늘도 학교의 문제아가 또 한 명 착해졌고 여담이지만 지단대는 여학생만 당한다는 교칙이 추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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