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딩때부터 알던 여사친이

보육원 봉사를 시간날때마다 다녀서

언제 한번 같이 가서 도와준다 말만 하다가

이번에 결국 같이 가게됨


첨에는 부모 없이 자란 애들이라 다들 상처가 많지 않을까

괜히 가서 폐만 끼치는거 아닐까 하고

걱정도 많이 했는데

막상 가보니깐 진짜 한두명정도 제외하고는 다들 활발하고

말도 잘듣고 잘지내는것 같더라

여사친은 가자마자 거기 담당하시는분에게 지원물품들

건내드리고

감독교사였나 감독선생이였나 암튼

거기 관리해주시는분들도 다들 좋으신분들이고

위에서 제외한 한두명정도 애들은 막 사고치고 그런게 아니라

그냥 엄청 내성적인 애들이더라..


근데 이상하게 활발하고 잘 노는 친구들보다

저렇게 조용하고 잘 못놀고 내성적인 애들이

나는 더 신경쓰이더라고


얼추 정리하고 사온 고기로 애들이랑 밥먹는데

그 내성적인 꼬마친구 한명이랑 좀 친해져보고 싶어서

막 여러가지 물어보고 하다가 내가

"진희는 소원이 뭐야?" 하고 물어봤음

그랬더니 그 친구가 엄청 우물쭈물하다가 말하는데

"고추참치를 마음껏 먹어보고 싶어요"

난 첨에 내가 잘못들은줄 알아서

너가 말하는게 오빠가 아는 참치 통조림 말하는거 맞냐고

다시 물어봤는데 맞대

자기가 지난번에 한번 먹어봤는데 너무 맛있었는데

진짜 어쩌다 가끔 나올때 말고는 못먹고 나와도 조금밖에 안줘서

마음껏 먹어보는게 소원이라는거야

진짜 이 말 듣자마자 눈물이 존나 나올것 같은데 꾹참았음


9살 여자애 소원이 저런 참치캔 마음껏 먹어보는게 소원이라는거에 놀랐고

저런 걸 아무한테도 말못하고 혼자서 끙끙 대고 있다고 생각하니깐

진짜 눈물 터질것 같더라

지금 글쓰면서도 솔직히 눈물 존나 나오고있음


우선 그 말듣자마자 차끌고 나가서 마트가서 고추참치랑

스팸이랑 세트로 묶인것들 두세트 사서

거기 담당하시는분에게 말씀드리고 꼬마친구한테 줬음

그랬더니 그 내성적이던 애가 좋아서 어쩔줄 몰라하면서

고맙습니다 하는데 진짜 가슴아파서 미치겠더라


원래 봉사는 여유가 있어야 하는줄 알았는데

달에 300 겨우 가져가면서도 이런 작은 봉사라도 할수있음에

기분좋더라


자기전에 갑자기 생각나서 두서없이 썻는데

님들도 시간나면 보육원이든 어디든 봉사 한번가보셈

진짜 후회는 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