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버지 1년에 4일만 쉬셨다.

3.1절,제헌절,광복절,개천절 딱 이 4일. 국경일이라고 하지.

그마저도 쉬는 날은 놀이공원 갈까 뭐 구경하고 싶냐며

식구들 데리고 놀러 다니느라 아버지는 제대로 쉬지도 못했다.

그렇게 소처럼 일만하시다가 빨리 가셨는데

눈 떠 있는 시간은 계속 일하고 계셨다.

마땅히 취미활동도 없었고, 조금이라도 시간날 때면 그냥

술한잔 하셨음. 나도 인생 빡세게 살고 있지만,

아버지가 고생한 것에 비하면 발 끝도 못 따라간다.

간혹 어쩌다 크게 속상한 일이 있으시거나,안 좋은 일 있으시면

새벽까지 술을 그렇게 많이 드시고도 아침에는 칼 같이 일 나가셨다. 숙취로 속 뒤집어져 기침을 그렇게 하시면서도.

그렇게 아버지는 가정을 위해 자기 몸을 하얗게 불사르고 떠나셨다. 아버지 일생은 온통 아내와 새끼들을 위해 살았다.

밥도 항상 허겁지겁 빨리 드셨다 출근할때도 퇴근해서 와서도

항상.지금 감히 생각해보면 출근할때는 일하려고 퇴근해서는 조금이라도 빨리 쉬려고 그러시지 않았을까 싶다.

난 이런 걸 보고 자라면서 진짜 남자가 뭔지 보고 배웠다.

나도 아버지처럼 가정에 충실하고 희생하는 슈퍼히어로가 되리라  

그렇게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아버지를 다시 만나게 된다면 정말 감사했다고 아버지 덕분에

부족함 없이 컸고 남부럽지 않게 살았다고 한마디만 하고 싶다.

그리고 저도 정말 후회없고 부끄러움 없이

떳떳하고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오늘따라 아버지가 보고싶다.

아빠 살아계실 때,술 한잔 따라드릴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