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정기때 주한미군대사관 문정관, 정치자문 등을 맡았던 그레고리 핸더슨이라는 사람이 쓴 소용돌이의 한국정치라는 책이 있음.

간단히 주제를 말하자면, 한국인들에게는 중간 집단이 없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대단히 적절한 분석이었다고 생각한다.

왜 우리나라는 중간 집단이 없는 것인가?

국민들은 단일민족을 자랑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개인주의 극심한 사람들도 없다.

공-사로 구분된 한국 사회에서 모든 사인들은 공인들에 대한 문제해결을 '개인적으로, 직접적으로, 즉각적으로' 받기를 원한다.

또한, 4~5년에 한번 있는 대통령선거, 총선에는 상대적으로 극도의 관심을 내비치면서도

일상생활에서 자신의 이득을 대변해주는 의원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그 의원이 어떠한 일을 주도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다.

모든 사회적 영향과 책임을 개인적단위 또는 국가적단위에서만 해결하고 짊어지려 하는 것이다.

문화적으로도 비슷하긴한데, 우리나라는 유행이 정말 빠르고 신속히 전 국민을 대상으로 퍼지는 경향이 짙다.

조선시대 때 흰옷입는거 누가 가르쳐줘서 입는거 아니다. 그냥 유행이라 존나 입은 것이었고

요즘 유학이 명나라에서 유행이래~ 하면 바로 받아들여서 존나 그것만 판다.

외국에서 스타크래프트가 유행이래~ 하면 존나 바로 받아들여서 전국민이 존나 그것만 판다.

롤도 마찬가지다.

요즘 롱패딩이 유행이래~ 하면 전국민이 롱패딩만 존나 입는다.

문제는 정치 또한 이런 마인드로 접근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치 선거가 마치 아이돌 프로듀스 같은 느낌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서양의 정치체제는 기본적으로 지역별로 분권화되어 있어서, 자신의 촌락을 대표하는 사람을 뽑고

그 대변인이 국가 단위의 중앙 집권체제에서 지역민 또는 유권자의 생각과 이해를 반영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상징적으로는 국회의원과 기초의원이 존재하지만

그런 역할을 하는가? 아니 전혀. 오히려 우리나라에서 기초의원이라함은 그냥 '지역유지'다.

어린 시절부터 공부잘해 서울대갔고 좋은 직장 가지고 목소리좀 내면서 살다가 장식으로 마지막에 다는 것이다.

이건 진보, 보수 여야 가릴 것이 없는 그냥 모든 상황에서 나타나는 시스템이다.

그렇기에 국민은 5년에 한번 뽑는 대통령 선거를 아이돌 인기투표 프로그램처럼 뽑아놓고, 모든 권력과 책임을 대통령 한 자리에 밀어넣는다.

(삼권분립 좆까고 대통령에 수반되는 행정부의 권한이 막강해지는 이유가 이것이다. 냉정하게 지금 우리나라 국회의원은 대통령의 하수인 아닌가?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대통령은 왕이고 국회의원들은 신하들이다. 그것이 우리나라 정치현실이다.)

모든 권력과 책임을 짊어진 대통령은 무게감을 제대로 이겨내지 못한다. 왜냐? 그 또한 사람이니까. 

이로서 발생하는 레임덕은 거의 필연적이고, 이로 인해 대통령이 목숨까지도 내놓는다. 우리나라 대통령 중에 자리 내려와서 멀쩡한 사람 손에 꼽는거 보면 알 것이다. 이승만부터 유구하다 그냥

정치가 [국가의 모든 개개인의 목소리를 중앙에 전달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러한 정치의 과정을 오로지 1) 개인으로만 2) 5년에 한번있는 대선때만 몰아서 한다. 우리나라사람들한테 정치는 딱 이거 두개임

동사무소에 민원 넣을 좆같은일 생기면, 그리고 그 문젯거리가 비단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어느정도 복수의 인원들의 민원이라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냥 자기가 동사무소 말단 직원한테 따진다. 

이것이 사인의 모든 문제를 관(공기관)에 [개인적으로] 해결한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말단 직원들만 힘들다고 뒤져나가지?

그냥 이게 우리 한국 사회의 현실이다. 조선시대 때부터 우리나라는 중간 집단이 없고 오로지 개인 또는 중앙만 존재할 뿐이었다.

그래서 이걸 바꾸는게 쉽지도 않고, 솔까 바뀌지도 않을 것이다.

차라리 이러한 특성을 잘 이해하고 여기에 맞는 국가시스템을 다시 짜야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