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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야갤러(115.138) 2024.05.07 23:03:57
조회 42 추천 1 댓글 0


이글거리는 태양, 축축하고 끈적한 습기.
또다시 시작된 저주받은 조선반도의 지옥같은 여름.

후덥지근한 찌는 더위에 정신 마저 아찔한 8월의 외딴섬.
그 더위만큼이나 끔찍했던 한주가 지나가고 있었다.

그날은 일요일, 바야흐로 달디단 휴일 오후였다.
당직사관은 병사들의 기피대상이던 황봉필 중사.
구릿빛 피부, 다부진 몸을 가진,
'군인'하면 떠오르는 인상의 소유자였다.

황 중사는 취향도 딱 한국군 부사관 그자체 였다.
축구와 족구라면 사족을 못쓰고, 병사들 쉬는 꼴을 못봐줬다.
작업 따윌 시키는게 아니라, 휴식일에도 체력단련 같은걸 강조했다.

때문에 황봉필 중사가 당직인 휴일에는 안식 따윈 없었다.
무조건 연병장으로 기어나와 황중사와 함께
하루종일 축구나 족구 같은걸 해야했다.
38도의 폭염이든 영하 16도의 혹한이든 예외는 없었다.

그날도 36도의 살인적인 더위였지만...
황중사는 어김없이 병사들을 에어컨 아래에서 끌어냈다.

"아! 아! 행정반에서 알립니다."
"내무실의 모든 인원은 지금 즉시 연병장으로 집합하기 바랍니다."
"다시한번 알립니다. 내무실의 모든 인원은..."



"아이! 씨발 새끼!!!"
일수 김혁곤 해병님이 손에 쥔 리모콘을 던져버리며 외쳤다.
"저 개 또라이 새끼는 사람 편하게 쉬는 꼴을 못보네 씨발..."
김 해병님은 궁시렁 거리면서도 주섬주섬 활동복을 주워 입었다.

타는 듯한 햇볕이 내리쬐는 연병장.
황 중사가 단상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너희들 쪼끔 덥다고 내무실에 쳐박혀서 에어컨 바람만 쐬고있으면
몸에 좋을거 하나도 없어. 냉방병이라고 들어봤나?
이런 더위일 수록 규칙적인 운동과...."

이미 넋이 나간 표정의 병사들은 황중사의 개소리 따위
귓구멍에 들어오지도 않는듯했다.
그리고 애초에 들을 필요도 없었다.
어차피 결론을 정해져 있으니까.

".... 그래서 오늘 휴일이기도 하니 전투축구를 실시한다!"

중대원들은 대충 편을 나누어 전투축구,
아니 접대축구에 돌입했다.
이 찌는 더위에 열심히 뛸 의욕도 없거니와
황중사에게 대충 맞춰서 이기게 해주면,
그만큼 휴식도 빨리 오겠거니 생각했다.




장장 1시간 20분의 지옥과도 같은 공놀이....
모두 일심동체로 황중사가 혼자 신나서 활약하게끔 연기했다.
그 결과 황중사의 팀이 6대 2로 승리했다.
그중 황봉필 혼자 3골을 넣었다.

지옥의 뜀박질이 끝나고 중대원들은
모두 소나기라도 맞은듯, 온몸이 땀으로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황 중사님 저희 샤워하고 휴식좀 취하겠습니다...."
김해병님이 숨을 헐떡대며 말문을 열었다.

"아... 그래 근데 그전에 잠깐!"
불길한 소리를 씨부리는 황 중사...

"예?!"
불김함에 몸을 떠는 김 해병님...

"다들 고생했고, 날도 덥고 목도 마른데 내가 시원한거 쏜다!"

"오오!! 진짬까?! 감사합니다!"
황중사의 발언에 환호하는 중대원들.

"자자~ 더운데 그러고 있지말고 활동복 벗어 등목이라도 하자"

시원하게 성애가 낀 음료수를 마실 생각에 우리 중대는
모두들 들떠 황중사의 말대로 웃통과 각개빤쓰(반바지)를 벗었다.

"어이 여기 아쎄이가 누군가?"
황 중사가 막내를 찾았다.

"이병 송태섭! 찾으셨습니까?!"
나는 황 중사 앞으로 뛰어가 섰다.

"샤워장 가서 세숫대야 가져오고, 선임들 활동복 걷어와라"

'아니 씨발... 지 옷은 자기가 챙겨가면 되는데
왜 씨발 나한테 전부 걷으라고 지랄이야?
게다가 다른 내무실 선임들 것 까지 세탁하게 생겼네...'

나는 불만이 산더미처럼 솟아났지만, 내색하지 않고 대답했다.
"세숫대, 세탁물! 예 알슴다!"

이어 나는 샤워장에서 커다란 대야를 들고와
연병장에 널부러진 선임들의 활동복
그리고 몇몇의 누런 빤쓰를 대야에 주어 담았다.

모든 세탁물을 걷어 세탁실로 가려고 하는 찰나.

"야! 아쎄이 너 어디가 임마?!"
황중사가 나를 불러 세웠다.

그는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나를 불렀다.
"쌔끼 완전 흘러가지고, 시키지도 않았는데 맘대로 뭘하려고 그래?"

"이병 송태섭 죄송함다!"

"됐고 이리줘봐."

"???"

"세숫대 이리 내라고 임마!"

"이.. 이병 송태섭..."

나는 의아한듯 천천히 황봉필 중사에게 대야를 건냈다.

이윽고 시작된 그의 행위에 나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

그는 세수대야에 땀에 쩔은 옷들을 쥐어 짜고있었다.
하나하나 땀과 체액에 절은 활동복들은,
황중사의 다부진 전완근에 의해 찢어질듯 비틀어져,
제각기 머금고 있던 시큼한 국물을 대야에 토해냈다.

"새꺄 보고만 있지말고 너도 도와!"

황중사에 호통에 나도 머리가 새하얘진채,
그를 도와 대야에 땀국물을 짜냈다.

10분쯤 계속하자, 커다란 세숫대야에
누르팅팅한 색깔의 시큼 찌리한 냄새가 나는 액체가
약 15리터쯤 모아지게 되었다.

"전원 집합!"
황중사가 연병장 구석구석의 그늘에
제각기 널부러져 있는 우리 중대원들을 호출했다.

2열 종대로 헤쳐모인 중대원들 앞에는
역겨운 색체의 악취나는 썩은 물이 놓여있었다.

"자 다들 고생했고, 들어가기 전에 한잔씩 마신다 실시!"

!!!!!!!!!!!!

"이...이게 뭠까?"
김 해병님이 어렵게 운을 뗐다.

"뭐긴 뭐야 임마. 사나이들의 액기스지..."



"이거 설마?...."
"우욱..."
"츄릅~♡"
여기저기 중대원들의 웅성거림이 터져나왔다.
연병장은 일순간 불만과 의문,
그리고 일부는 행복을 느끼는 만감의 교차로가 되었다.

"황 중사님 이건 좀..."
2내무실 일수 박철곤 해병님이 불쾌감을 드러냈다.

"니들 지옥주 똥물 세수식도 안해봤나?!"
갑자기 호통을 치는 황 중사..

"말 그대로 지옥같은 한주의 훈련을 끝내고,
전우들이 한주간 싸놓은 똥과 오줌으로 세수와 양치를 하고,
그 갈색 국물을 서로 나누어 반합으로 건배를 하는 성스러운 의식!
그 똥물 세수식을 거쳐야만 진정 해병으로 불릴 수 있는 사나이다!
그런데 겨우 전우들의 땀방울을 앞에두고 망설이는 놈은...
그런 놈은 해병이 아니다!! 마셔라! 악으로 마셔라!"

"너희들이 선택해서온 해병이다!!!!"

중대원들은 황 중사님의 감동적인 일장연설을 듣고,
폭염속에 녹아버렸던 해병정신이 되살아나는듯 느꼈다.

'그래 우리는 해병이다!'
'전우의 체액, 똥오줌 한방울도 사랑하는 대한민국 해병!"

그렇게 그날 오후, 우리는 뜨거운 태양아래서,
태양만큼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전우들의 국물을 꿀꺽 꿀꺽 마셨다.

시큼 짭쪼름하고 퀴퀴했던 중대원들의 땀과 열정을
한여름 중천의 태양과 함께 건배로 나누었다....

그것은 그야말로 '생명의 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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