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시대를 담지하는 안티페미 운동은 능력주의 이데올로기와 궤를 같이하고 있습니다.

 현재 안티페미 운동은 비기득권 남성을 대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들은 어느 시대에나 희생하여 사회의 기저를 이뤘던 변함없는 진정한 약자층인 비기득권 남성층을 대변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들이 말하는 페미니즘이 나쁜 이유는 그저 페미니즘이 무능하기 때문입니다.

 안티페미 운동가들은 남성이 결혼 준비를 할 때까지 돈 한푼 모으지 않고 취집만을 바라는 여성들을 질타합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그들은 여전히 성공한 남성들만을 대변합니다. 그러나 이 논리는 현재의 출산율 하락의 원인을 설명하지 못합니다. 그들 말대로 모든 남성들이 그렇게 성공하였고 모든 여성들이 방종하였다면 오히려 결혼과 출산이 가능하지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운동은 자본주의 하에서 희생된 남성들 계층을 여전히 외면하고 있습니다.

 이런 비판에도 나름의 시대적 소임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런 논리는 언제나 남성이야말로 실은 진정한 약자(신체적으로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였다는 사실을 또한번 감추고 있습니다. 이들의 주장이 정치권을 등에 업은 갈라치기의 일환이 아닌지에 대한 의심이 따라붙는 이유도 그래서입니다. 더군다나 이들은 우파 정치인과 연대하여 좌파를 페미니즘의 본거지이자 모체로 매도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일말의 진실이 있을지라도 정치와 페미니즘의 관계는 그렇게 단순한게 아닙니다.

 따라서 그들의 논지는 폭력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과거 한때 인류의 기대를 모았던 이념으로서의 페미니즘이 지금은 하나의 거대한 기득권적 카르텔이 되어버린 지금의 현실에서, 이러한 폭력성도 나름의 도움이 된다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폭력성은 대다수의 남성들이 지금껏 그래왔듯이 사회의 억압에 묵묵히 침묵해왔던 실제의 현실과도 무관할 뿐만 아니라, 남성이 폭력적이라는 페미니즘이 조장한 이미지를 오히려 고착화할 뿐입니다.

 이들은 장기적으로 볼 때 남성들의 인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우선 이런 논리는 보편적 인권이라는 인류적 가치의 실현에 어떠한 도움도 되지 못하며 명분이 되지도 못합니다. 오히려 스스로의 명분도 잃고 말 것이며 이것은 페미니즘의 실패를 답습할 뿐이고, 그 이름에서도 볼 수 있듯이 그저 페미니즘을 안티하는 것에 그칠 뿐입니다.

 페미니즘이건 안티페미니즘이건 간에,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승기를 잡지 못한 평범한 일반 남성들 입장에서는 그들만의 리그일 뿐입니다. 이것은 여전히 기득권들(남성이건 여성이건)을 대변하는 이념에 불과합니다. 또한 그들은 여러가지 우파적 가치들과 유착되어 있을 뿐 아니라 특정 정치세력을 옹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안티페미가 아닌 남성인권운동을 해야 합니다. 우리가 순수한 보편적 인권에 기반한 남성인권을 이야기할 때, 오히려 진짜 약자는 언제나 항상 비기득권 남성들이었다는 인류사의 감춰진 진실이 드러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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