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버지 나이 50대 후반 디씨를 하신다

물론 디씨가 나쁘다는 건 아니다


문제는 회사 끝나고 집에 오시면 소파에 누워서 디씨만 하신다

집안 돌아가는거에 전혀 관심, 참여 없이

“오로지” 누워서 디씨만 하신다


또 디씨에서 온갖 안좋은 것만 잔뜩 보시고

그런걸 배워서 써먹으신다



여동생이 스토킹을 당한적이 있는데
비웃으시면서

“니가? 스토킹? ㅋ 그런것도 예쁜애들이나 당하지”

라고 하지를 않나

“어디 여자가 집에서 살림이나 할것이지 운전을 해”

“여경들은 오또케오또케 하면서 아무것도 못한다~

훈련할때도 이얍! 이딴 소리 낸다”

“결혼한 여자는 티비에 나오면 안되나? 꼴보기 싫다” 등등
아무렇지도 않게 이런 말씀을 하신다.


뭐 그 시대 가부장제의 끝판왕인 아버지라

저렇게 생각할 수 있다

근데 딸 가진 아빠가 저런 소리를 한다?

딸을 지켜주기는 커녕 오히려 저런 소릴 내 뱉는다?
  
어머니도 일을 하시는데,

어머니 혼자 늦둥이 동생을 케어하며

집안일 온갖살림을 다 혼자 하신다.


처음엔 아버지가 요새 외로우셔서 커뮤니티에 빠진 걸까 싶어서

아버지랑 대화를 해보려고 노력했다

근데 우리 아버지

욱하는 성질 못버려서 자기 기분안좋은 날에 조금이라도 건들면

밥상 부터 엎고 동네 떠나가랴 소리지르며 애를 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를 이해하려고 했다

회사일 꾸준히 하시는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을 가졌다


근데 언젠가부터 디씨에 빠져서 온갖 커뮤니티 용어들과

여혐 발언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고,

어머니를 무시하는 걸 보고나서 부터는

이제 잘 모르겠다

어쩌면 화목하고 행복한 가정이 될 수 있을까 라고 생각했던

내 자신이 병신같다



부디 디씨 중독인 우리 아버지가 이 글을 보고

정신좀 차리셨음 좋겠다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