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한다는 것과 사랑한다는 것은

얼핏 비슷하게 들리지만

그 사이엔 큰 차이가 있다.

좋아한다는건 그이의 어른스러운 점과

책상위에 머릴 포개고 훔쳐 뵀었던

예쁜 콧망울과 긴 속눈썹

그 사이에 선연하게 자리잡고 일렁이는,

왠지모르게 슬픔이 묻어나오는 눈과 같은

그이의 장점을, 마음에 드는 점을 좋아하게 되는 비교적 간단한 감정이며

여운의 너비는 크더라도 깊이는 얕기에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듯 툭툭 털고 일어설 수 있는,

돌아서보면 항상 지나가는 식객과도 같은 존재로 어느샌가 내 마음속에서 옅어져 있는 감정이라면

내가 아는 사랑이라 함은 훨씬, 훨씬 더

가슴안에 깊이 박혀 그 누구도 덧씌울 수 없는

결국엔 빠지지않은체 가슴속에 깊이 박혀 나의 일부가 되는

복잡한, 형용하고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일 것이다.

그렇기에 세기의 내로라 하는 시인들이

저마다의 형태로 저마다의 사랑을 해석하는 것이리라.

누구에게는 죽고 싶을만큼 슬프고

다른이에겐 죽어도 될만큼 행복한

어떤이에겐 죽이고 싶을만큼 화나는

저마다의, 그 누구도 덧씌우거나 바꿀 수 없는

자기만의 형태로 누구라도 가지고 있는,

망각이라는 신의 축복이 통하지 않는

사람의 유일한 저주

진실과도 닮아있으며 인생과도 닮아있는

어쩌면 삶 그 자체일지도 모르는

그런 감정일 것이다.







ㅇ 일단  틀은 저렇게 잡았는데 b이상 나오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