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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삼촌 간이식해드린.ssul앱에서 작성

ㅇㅇ(112.184) 2022.06.17 03:36:09
조회 244 추천 7 댓글 1



외삼촌 간이식해드린썰




새벽이라 감성적이고 수술 끝난지 딱 2년 되는 참이라 썰 풀어본다

대충 수술 6개월 전인가 뜬금없이 삼촌이 간경화에 걸려서 이식 못 받으면 돌아가신다더라

지금도 그렇지만 무기력하게 똥만 싸는 기계인 나는 뭐 아무런 생각없이 내가 해드린다고 말했음

실제로 걱정도 안함 살기도 싫고, 후기 찾아보니까 죽을만큼 아프다카더라

이러면 아파서라도 걍 죽x 생각이 절로나지 않겠어? 지금도 그렇고 난 x고싶음

그냥 재능도 없고 노력도 싫고 그렇다고 잘생겼냐 아니다 그리고 키도 작다

여하튼

외가쪽이지만

부모님이 어릴때 이혼해서 외가에서 자람

아~주 가끔 친가에 며칠 지내기도 하는데 25년 인생 중에 반 년도 안 지냈으니

외가가 친가고 친가가 외가나 다름이 없지

아픈 외삼촌이 결혼도 안해서 자식이 없단 말이야

누가 해주겠어

사촌도 있긴 하지만

외가 입장에서는 하나뿐인 장손임

할머니 아들만 셋인데 친손주는 하나뿐임ㅋㅋㅋㅋㅋ

아들은 아파 그렇다고 하나뿐인 장손 배를 갈라서 이식해 드릴 수는 없잖아

요즘 세상에 그런 거 누가 따지겠냐마는

그냥 나 혼자 생각에는 할머니가 걱정하실까봐 내가 자진해서 하기로 했음

할머니는 옛날사람이니까

우여곡절 많았는데 혈액형이 다르다던지 수술날짜 연기라던지

무직인 나한테 전혀 문제없었지만

간 적합성검사인가 1차는 무난하게 받았는데

2차가 지옥이더라 보면 더 아플까봐 침대에 누워서 눈을 질끔 감고있었음

옆구리에 주사기를 꽂아서 간조직 채취? 그거래 기억 안남  

주사기 계속 밀어넣는데 밀면 밀수록 더 아파오고 시간이 엄청 느리게 가는 거 같았음

수술 받으면 이것보다 더 아프겠지 생각했었는데ㅋㅋ

대망의 수술날

오후 4시에 입원했음

차분했다 긴장감에서 나오는 차분함일까

아니면 잃을 거 없어서 그랬나 모르겠음

위장이랑 똥통 비워야한대서

박카스향 나는 설사물약 먹었는데 고역이었음 ㅈㄴ맛없음

그거 먹고도 설사 안나와서 간호사분이 관장약도 넣어주심

수술은 다음날 새벽4시

쓸데없는 걱정으로 수술중에 깰까봐 억지로 잠을 청했음ㅋㅋ댕청댕청

뭐 수면마취중에 긴장 풀라고 뭔가 농담할까봐 조마조마 하면서 뭐라고 대답할까

고민했는데 그런 거 일절없었음 ㅅㅂㅅㅂ

수술은 당연히 기억나지 않고 수슬끝나고 바로 깬듯 눈떠보니 수술실 나오고 있더라

이름은 모르겠는데

환자눕혀서 움직이는 침대

수술실갈 때도 여기 누워서감

입원실 안가고 회복실로 들어감 24시간은 깨어있어야함

엄청 졸리고 목마른데 물은 못 마심

엄마한테 계속 물달라고 졸랐음ㅋㅋㅋ

막상 안정을 취하고 있는데 아프지않더라

이불을 꽁꽁 싸맨듯 답답만함 이것도 그냥 수술부위 감싸주는 복대 때문에 그런거였음 ㅋㅋ

링거대에 매달린 마약성진통제의 힘인가 이래서 마약을 하는구나 생각했는데

이것도 눌러야 나온데 플라시보 효과 ㅆㅅㅌㅊ?

그래도 나중에 쓰긴했음 편해지는 느낌이 좋더라

내가 찾아봤던 후기랑 다르게 수술부위가 따끔한거 빼고는 고통이 없는데

슈퍼닥터 오경준이 수술해줬나 ㅋㅋㅋ
 


1일차는 그냥 힘들었음

피곤한데 잠들지도 못하고 물도 못 마시고 24간을 코로 숨쉬고 입으로 내뱉어야하니까





2일차는 회복실 퇴원김에 움직이면 좋다길래 바로 보행기에 몸을 맡기고 병동 두바퀴 돌았음

그래도 2일차는 물500ml 마셔도 괜찮다네

아껴 마시고 싶은데 벌컥벌컥 넘아감 ㅋㅋㅋㅋ 단숨에 반이나 먹고 참으면서 홀짝홀짝 마셨다

생각보다 별 거 없다




3일차 드디어 첫끼인데 영양제 덕분인가 배고프지 않고 먹고싶지도 않았음

죽이었는데 꾸역꾸역 다 먹었음 근데 배가 터질듯 아프더라

이때는 점심에 한 끼만 줬나

아침에 피뽑고 좀 걷고 끝이었음 영양제도 빼고 정맥주사도 제거함 아 물은 이제 FREE 진짜 행복했음



4일차 아침에 피뽑고 첫끼로 또 죽나옴 도저히 못 먹겠어서

반이나 남겼는데 간호사분 오셔서 많이 드셨네요 이렇게 말함

보통 조그만 먹나보다 음료수 마셔도 되냐고 물어봤는데

마셔도 괜찮다고 해서 엄마한테 사오라고했다ㅋㅋ

하루에 두 번씩 걷고 끝이었음 지루해서 시간이 안감


5~6일차는 뭐 없음

7일차 무슨 검사 엄청하더라 하루종일 검사만 했음

8일차에 퇴원했음

기억나는 에피소드는 입원 첫날에 옆자리 아저씨도 간경화로 입원했는데

전화기 붙들고 거의 통화만함 뭐 통화 들어보니까 간이식은 아내말고는 해줄 사람이 없다는데

아내랑 대화할땐 엄청 성질만냄

간화사분께 간접적으로 욕하고 나 수술 끝나고 2일차에 퇴원하셨더라


내 걱정은 간이식후기 뭐 다 1인실 2인실 밖에 없어서 그거 입원비 때문에 걱정했거든

6인실도 잡아줘서 다행이더라


2년이 지났지만 뭐 없어 후유증도 없고 아프지도 않고

있다면 아직도 내가 백수라는 사실

원래 나 귀욤체로 쓰고싶었는뎅 ㅡ3ㅡ

썰에 쓰이는 썰체로 대체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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