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난 친구 이기려고 개같이 고생한 후기

잘난 친구 이기려고 개같이 고생한 후기앱에서 작성

ㅇㅇ(125.177) 2022.10.19 23:37:12

조회 53 추천 0 댓글 2

키도 크고 잘생긴 친구가 하나 있다

노래도 잘하고 기타도 잘치고 말빨도 좋고

걍 모든 방면이 ㅅㅌㅊ인 육각형 친구임

반면 나는 못생기고 키작고 성격도 소심한데다

노래? 이런 예체능 쪽의 재능은 아예 없었음

근데 둘이 성격이 잘 맞아서 중딩 때 부터

10년넘게 붙어다녔다

학교생활이라는게 다들 알겠지만 비교의 연속이니

나는 항상 그 친구랑 비교 당하면서

걔를 치켜세워주는 찐따 역할이 돼버렸다

우리 의지랑 관계없이 남들이 그런 대우를 했다

계속 그러다보니 점점 열등감이 샘솟더라고..

한 번 쯤은 걔를 이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끊임없이 들었음

그래서 남자는 능력(돈)이지 라는 말만 믿고

대학 진학 포기하고

덤프트럭하시는 아버지 따라다니면서 열심히 일했다

발품팔다 보니 운 좋게 중장비 사무실에서 스카웃제의가 들어오고

그렇게 포크레인 시작해서 고생하다 결국 차주가 됐음

순수익 월 천이상 버는 개인사업자가 된 거지

반면 그 친구는 자기 재능 살려서 실음과 가겠다고 스물 넷까지 입시하고 펑펑 놀다가 군대도 늦게 가서 올해 29살에 졸업했다.

자리 좀 잡고 나니 내심 내 스스로가 너무 대견했고

티는 안 냈지만 드디어 친구를 이겼다고 생각하기도 했음

친구놈이 몇년 동안 입시하고 놀러만 다니는게

한심하다는 마음도 컸다

일이 바빠서 띄엄띄엄보다가 오늘 몇 달만에 겨우 다시 봤는데

포르쉐 끌고 와서 하는 말이

자기 아빠 건물에서 카페 하나 내기로 했다더라

나는 거래처 눈치 본다고 스포티지 끌고 다니는데..

원래 좀 잘 사는 집인 건 알았지만 얘기 듣고 화가 났다

개같이 고생해서 자리잡아도

원체 잘난 놈은 어떤 부분도 이길 수가 없더라

돈도, 외모도, 성격조차도..

열등감에 찌들어서 질투만 한 나랑 달리

진심으로 내 지금을 축하해 주는 걔 모습이

너무 멋있어서 지금 좆나 허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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