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도 더 전, 2002월드컵도 있기 전 초4때(그땐 촉법 뭐 이런거 알지도 못했음 모뎀시절인데 정보가 그렇게까진..)

동네 오락실 동전바꾸는 기계가 문이 열려있더라

슬쩍 좀더 열어보니 안에 500원짜리가 수두룩하게 있는거임

눈치 졸라 보다가 한주먹 슬쩍해서 주머니에 넣음

존나 두근두근거리면서 이거 걸렸나? 걸렸나? 이러면서 동공 확장된 채로 엄청나게 긴장한 상태로 킹오파 3판을 돌리고

그러고도 아무 일 없어서 "어....됐다..!!!"이러고는

모르는 척 다른애들 게임하는거 한 십분 보다가 오락실문을 나서는데

갑자기 뒤에서 어떤 중3-고2사이로 보이는 형이 내 어깨를 잡음

"야 나와봐"

따라 나감

당연히 봤겠지

"너 저기서 돈 훔쳤지?"

여기서 맞다고 자인하면 진짜 경찰서 바로 직행하고 좆될거 같아서 아니라고 잡아뗌

"야 내가 봤는데 뭔 헛소리야"

심박수는 이미 130쯤이었을 거임

아니라고 계속 잡아떼는데 한 10분쯤 "내가 봤는데 뭔소리냐"를 반복하길래

"손 넣어서 돈을 집은 건 맞지만 무서워서 바로 돌려놨다"

라고 말하니 미심쩍은 표정으로 그 형이 몇번은 더 "너 안 훔친거 맞지?"를 반복하고 나는 아니라고 잡아뗌

그렇게 훈방(?)아닌 훈방을 당하고 10분쯤 골목을 돌고 골목을 돌아서서 주머니를 보니 2,500원가량이 있었음(그당시로선 초 고금액..)

와..씨발..이런 큰돈이.. 이러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아까 오락실에 있던 같은반 친구를 마주침(시골이라 동네가 좁음)

그친구 첫마디 "야 니 오락실 기계에서 돈 꺼냈제 내 봤다"

그 이후 그 학교 졸업할때까지 걔랑 말 한번 안 섞고 무시하고 없는사람 취급하고 지나감

이 일련의 사건이 20년 넘게 지금까지 마음속에 남아있음

나쁜짓하고 살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