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줄요약

1.     서울과학고 기숙사 내의 노트북 반입 불허에 대한 충분한 근거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학교측은 기숙사 노트북 반입을 허용해 줄 것을 요구합니다.

2.     서울과학고의 ‘명예’를 중시하며 대외적인 이미지를 극도로 신경 쓰는 태도가 자주 보입니다.

3.     서울과학고의 이런 상황을 많은 외부인들이 알아주고, 서울과학고는 그 ‘명예’에 걸맞는 내실을 갖춘 학교와 학생이 공존하는 좋은 곳으로 거듭났으면 좋겠습니다.

[본문]

이 글은 서울과학고등학교의 기숙사 내 노트북 반입 허용을 촉구하기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저는 현재 서울과학고등학교에 재학중인 학생입니다. 저희 학교는 전국 단위로 지원을 받는 학교인 만큼, 대부분의 재학생이 기숙사를 이용하는 상황입니다. 이 글을 통해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는 다름이 아닌 기숙사 내 노트북 반입 불허에 관한 내용인데, 저희 학교에서 발생하는 과제는 대부분 온라인 상으로 제출하거나 워드파일의 형태로 제출하는 등 노트북이 필수적으로 활용되는 형태를 띠는 경우가 상당수입니다. 학교에서 제공하는 자습시간이 끝난 10시 30분 이후에는 모든 학생들이 기숙사에 있도록 강제되는데, 이때 기숙사 내로 노트북 반입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학교에서 요구하는 수행평가 등의 양과 내신 대비를 위한 학생들의 공부량을 감안하였을 때, 10시 30분 이후로 노트북을 사용하여야 하는 활동을 하지 않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환경입니다. 따라서 많은 학생들이 노트북을 가방에 넣은 채로 몰래 반입하는 것이 실상인데, 이것이 발각될 경우 학생에게 벌점이 부과됩니다. 이 벌점이 쌓일 경우 퇴사, 즉 기숙사 입사를 못 하게 하는 벌이 주어지는데, 집이 학교에서 1시간 이상의 거리에 존재하는 학생들이 많은 저희 학교 특성상 이는 매우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교 근처에 방을 구하는 경우가 아닌 이상 아침저녁으로 1시간이 넘는 시간을 통학하여야 합니다.

학교에서 노트북의 장시간 사용이 강요되는 학습 환경을 조성하여 놓고 이런 식으로 벌을 부과하고자 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판단되어 수 년간 많은 학생들이 기숙사 내 노트북 반입을 불허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 노트북 반입을 허용해 달라는 목소리를 냈습니다. 그러나 매번 돌아오는 답변은 ‘학생들이 기숙사 내에서 심야시간에 노트북을 이용해 게임을 하느라 수면의 양과 질이 떨어진다.’ 였고, 이에 학생들이 노트북이 아니더라도 스마트폰으로도 게임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데 노트북 반입만을 금지한다는 점, 심야시간에 노트북을 사용하느라 잠을 자지 않는 것 또한 학생의 선택이라는 점 등을 들어 의문을 제기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기숙사 운영부인 의행관 운영부는 명료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부모님들께서 반대하신다.’ 등과 같은 답변으로 일관하였습니다. 하지만 상당수의 부모님들께서는 이에 대한 의견을 학교에 전달한 적이 있지도 않으셨습니다. 이처럼 수 년간 제대로 된 답변을 제공하지 않으면서 규칙을 개정해 줄 수 없다는 태도로 일관하는 모습에 많은 학생들은 의행관 운영부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린 상황입니다. ‘의행관 운영부에 뭘 기대하냐.’, ‘우리 학교가 일처리를 똑바로 할 리가 있냐?’ 와 같은 말을 심심치 않게 교내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반응들이 단지 노트북 반입 불허에서만 기인한 것은 아닙니다.

최근 2022년 1학기의 1학년 방 배정에 관하여서도 의행관 운영부의 일처리가 매우 미흡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1분기 방 배정 당시, 의행관 4층의 경우 책상과 옷장이 각 2개씩 있는 방들이 있고, 5층에는 옷장과 책상이 방마다 3개씩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또한 1학년의 방 배정은 2인실과 3인실이 같이 존재하는 배정이었습니다. 상식적인 사고를 거칠 경우, 4층에 2인실이 주로 배정되고, 5층에 3인실이 주로 배정되었을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실제 방 배정은 4층에 대부분의 3인실이 배정되고, 5층에 대부분의 2인실이 배정되는 형태를 가졌습니다. 이에 대하여 많은 학생들이 불만을 가졌습니다.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하여 많은 학생들이 불만을 가지고 있었으나, 이를 파악하지 못하였는지 2분기 방 배정시에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였습니다. 이에 대한 학생들의 반발이 심하자, 의행관 운영부에서는 이미 학생들이 각자 배정된 방에 짐을 모두 옮겨 놓은 시점에서 4층 3인실과 5층 2인실에 한해서 방 배정을 변경하겠다며 학생들에게 공지하였습니다.

여기서 왜 학생들이 방에 입주가 완료된 후에 불만을 제기하였는지에 관하여 의문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의행관 운영부에서 신규 방 배정을 해당 방 배정이 적용되는 분기의 첫날 전에 미리 공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 또한 학생으로서 이유를 알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다시 2분기 이야기로 돌아와서, 의행관 운영부에서는 일부 4층 3인실에 한해서 각 방 당 한 명을 선정하여 5층 2인실에 편입시켜 해당 방을 3인실로 만들겠다고 공지하였습니다. 이에 갑작스럽게 2인실이 아닌 3인실을 쓰게 된 일부 5층 학생들은 불만을 갖기도 하였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4층과 5층 두 방의 학생 전원을 서로 바꾸어 2인실인 학생은 그대로 2인실을, 3인실을 사용하던 학생은 그대로 3인실을 사용하면서 책상 및 옷장 개수에 관한 문제만 해결하는 방식을 건의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를 왜 시행할 수 없는지에 대한 명료한 대답은 역시 듣지 못하였고, 의행관 운영부는 초기 결정을 유지하였습니다. 또한 이때 4층 3인실 중 방 변경을 해 주지 않기로 결정된 인원들을 모아 의행관 운영부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때 왜 4층에 3인실을, 5층에 2인실을 배치하였는지에 대한 질문을 한 학생이 하였는데, 4층 3인실을 배정받은 학생들은 벌점이 많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합니다. 이 답변으로부터, 벌점이 퇴사에 근접할 정도로 많은 학생들도 아니고 5층 2인실을 사용하는 학생들과 50% 내외로 벌점 차이가 있는 학생들이 5층에는 남는 책상이 십 수개가 발생하는데, 정작 자신은 개인 책상을 사용하지 못하는 고강도의 패널티를 받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이 발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는 어찌저찌 이해한다고 쳐도, 모두가 신입생이었던 1분기 때에는 왜 그와 같은 방 배정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학생에게는 ‘4층에 책상과 옷장이 2개씩 있고 5층에는 3개씩 있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 라는 답변이 돌아왔다는 매우 충격적인 사실은, 저의 의행관 운영부에 대한 신뢰를 모두 상실하게 만들었고, 학교에 대한 애정이 급격히 떨어지게 된 가장 큰 계기가 되었습니다.

상술한 바와 같이 의행관 운영부의 일처리에 많은 학생들이 불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변화는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고, 변화하지 않으려는 생각이 비쳐 보입니다. 이러한 일이 왜 발생하였는가에 대해 크게 두 가지 정도의 추론을 해 볼 수 있었습니다. 첫번째는 의행관 운영부는 학교 교사들로 이루어져 있고, 이에 따라 의행관 운영부에 직접적인 불만을 표하는 것이 자신의 생활기록부 및 이와 연계되는 대입에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칠 것을 많은 학생들이 두려워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다음으로는, 서울과학고등학교의 ‘명예’를 고집하는 고지식한 태도입니다. 최근 서울과학고에서 생활하면서 매우 크게 체감하는 부분입니다. 대표적인 예시로, 1학년의 모 학생이 유튜브에 기숙사에서 학생들이 매트리스로 도미노 놀이를 하는 영상과 기숙사 화장실에서 주말에 남은 학생이 수박 격파를 하는 영상을 비롯하여 학생들이 노는 영상들을 게시한 적이 있습니다. 그 중에는 유튜브 shorts 영상으로 10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한 것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몇 달 정도가 지난 지금은 더 이상 그 영상들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영상이 내려간 이유를 알아봤더니, 해당 영상을 선생님께서 시청하시고, 학생들을 수소문하여 기어코 영상 게시자를 찾아내 불러냈다는 것이었습니다. 선생님으로부터 해당 학생은 영상을 내리라는 협박을 듣게 되었고, 그 이유는 그런 영상들이 서울과학고의 대외적인 이미지를 손상시키고, 명예를 실추시킨다는 것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해당 행동들이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킬 정도의 행동들인지에 대해 의문이 듦과 동시에, 그런 유튜브 영상 하나를 내리기 위해서 학생들에게 게시자가 누구인를 물어가며 학생을 특정하는 행위야말로 명예롭지 못한 행동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예시로, 1학기 때 학생들에게 자습실에 입구를 우회하여 지나가도록 하는 긴 가벽을 설치하는 것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물은 적이 있었습니다. 이때 과반의 학생들이 이는 불필요하다고 응답하였는데,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 채로 해당 가벽의 설치를 진행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학생의 의견을 묵살하는 학교의 태도에 분노한 일부 학생들이 가벽의 설치가 완료된 지 단 몇 시간 만에 이를 발로 차 허물어버렸습니다. 이에 선생님들께서는 즉각적으로 해당 학생들은 훈계하셨고, 이에 가담하지 않는 다른 학생들에게도 서울과학고의 대외적 이미지를 언급하면서, 서울과학고 학생이라면 가져야 할 태도와 학교의 명예를 들어 가벽 철거에 가담한 학생들을 비난하셨습니다. 물론 물리력을 행사하여 학교의 기물을 파손한 행위는 잘못된 행위이고, 안전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다만, 학생에게 의견을 물어 놓고 이를 반영하지 않고 묵살하는 학교 운영부의 행동과 자신들의 의견을 끝까지 반영해주지 않아도 순응하지 않고 잘못된 점에 대한 분노를 표출한 것 중 무엇이 더 불명예스러운 것인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일한 의견일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의행관 운영부 및 서울과학고 전반의 일처리 및 태도에 많은 불만을 갖게 되어 해당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여기까지 모든 내용을 읽어 주신 분들께는 길고 두서없는 글을 시간 내어 읽어 주셨다는 데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