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다 25살 동갑이고 4년 사귀었음

여친은 우리 부모님이랑 여러번 만나고 밥도 여러번 먹고 

부모님이 여친이랑 여친 부모님 선물도 자주 보냈었고

우리 아버지 취미가 주말농장이라 과일나무 여러종류로 100그루정도 키우셔서

수확때마다 여친집에 가져다 줄 정도로 우리집에서는 여친을 딸처럼 아꼈어

나는 임신 사실을 알릴때 어머님을 만나뵌거 말고는 그쪽 부모님을 한번도 뵈온적이 없고

상대방 집은 아빠가 작은 회사 부사장이고 엄마가 공인중개사 여친이 첫째고 남동생 하나

우리집은 아빠가 대기업 임원이고 엄마는 가정주부 나는 막내고 누나가 둘

여친은 고등학교 졸업하고 알바하면서 자기 하고싶은거 찾다가 늦게 대학가서 아직 2학년

나는 고등학교 졸업식도 안보고 바로 군대갔다가 전역하고 

집에 손벌리기 싫어서 바로 알바 시작해서 유학 초기자금 모아서

유학 갔는데 운좋게 거기서 일하면서 학교다녀서 이제 사회생활 3년차

임신해서 결혼하려고 마음먹고 어른들께 알렸는데

우리집은 축제였고 저 집은 장례식분위기 

여친 아버님을 10번 넘게 찾아갔는데 단 한번도 안만나주셔서 어머님만 만나뵙고 왔는데 

아버님이 반대하신 이유는 동성동본

근데 따지고 보면 성만 같지 같은 집안은 아님

내 생각에는 그냥 내가 아직 하찮은 존재이니까 딸 주기 싫은 마음인듯 이해함

그렇기에 결혼을 반대한것도 이해함

내가 싫은건 이해 하지만 딸에게 낙태까지 강요한건 선넘었다 생각함

결국 여친은 자기는 자기 아버지가 반대하는 결혼은 하기 싫고 낙태하겠다고 결정해서

둘이 싸인하고 저 집에서 또 무슨 얘기 나올까봐 관련된 모든 비용 내가 지불하고

오늘 수술하고 왔는데

걔 친구들이 단체로 욕이 가득한 문자를 보냈더라

니가 어떻게 걔 망가트리고 이런 상황까지 만들었냐고

오전내내 울면서 침울했는데 그 문자를 보니까 걔들이 너무 고맙더라

도대체 뒤에서 나랑 우리집을 뭐라 얘기했길래 친구들마저 저렇게 행동하는지 

모든 서포트는 나와 우리 가족들이 했고 결정권만 그 집에 준거고

그 집에서 결정한걸 왜 나한테 지랄하는지 열받아서 정신차려지더라

여친이 바람도 폈었는데 내가 유학 가 있었고 우리가 아직 어리니까 그럴 수 있다 자위하며 용서하고 아이낳고 결혼하려 한건데

운이 좋은건지 이지경이 되어버렸어

존나 오만생각 다 든다 이제 여자 만날 자격이 없는것 같고

혹시라도 여자를 만나게 된다면 그 여자에게 낙태했던적이 있던 걸 얘기를 해야하나도 너무 혼란스러워

그동안 인생 계획대로 진행해왔는데 이딴상황 되니까 이젠 내 자신이 존나 싫다 진짜 

머릿속이 개같아서 뭐라 쓴지도 모르겠다 그냥 병신이 신세한탄 한거라 생각해줘 

읽었다면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