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고3 4월 말에 연애 시작했다

같은 학교, 같은 학원, 같은 독서실, 집도 걸어서 3분거리에 있어서 얘랑 사귀는 동안은 정말 잠만 따로 잤지 거의 결혼한 수준 마냥 붙어있었다

2018년 고2때부터 친하게 지내왔던지라 그냥 친구로 느껴졌는데 같이 있는 시간이 길어지니까 귀여워보이더라 실제로 키 작고 귀여웠음

고백하기전에 은근슬쩍 떠봤음 좋아하는애 있냐고

그랬더니 돌아온 답변이 "넌 누구라고 생각하는데" 이거였음

바로 너라고 대답한 뒤 학원 같이 다니니까 나가서 얘기하자했음

학원 건물 계단에서 마주보며 얘기했는데 첫 1분동안은 그냥 웃기만했다

그렇게 사귀게 됐는데 얘랑 했던게 다 처음이었다

심야영화 보고, 서울데이트 나가고, 쇼핑도 제대로 해보고

옷도 얘가 입혀준대로 입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그 스타일 유지하고 있는데 덕분에 어디가서 옷 못입는다는 소리는 들어본적 없음 고맙다

서로의 부모님들과도 얼굴 트고 얘기도 많이 하고, 작은 선물들 좀 자주 드리다 보니까 응원까지 받으며 부족함 없는 연애를 하고 있었는데

21년 8월에 군입대를 해야돼서 21년 들어서는 일주일에 6번씩 만나며 시간 보냈다

입대 당일에 휴가 때 여행가자는 약속 하고 난 입대하러, 걔는 집으로 갔지

22년 1월 초(날짜가 제대로 기억안남)에 휴가 나와서 부산도 처음으로 여행가고 여자친구랑 비행기 탄게 이때가 처음임 ㅋㅋ 아직도 이때 필름카메라로 찍었던 사진 갖고있다

서로 사랑한다며 복귀할 때 휴가 많이 나간다고 약속하고(실제로 군생활 하면서 많이 나감 개꿀부대 ㅋㅋ) 복귀함 이때가 일병 3호봉

일병 4호봉 때 헤어지자고 연락오더라 왜그러냐고 했더니 힘들다고 함 보고싶을 때 못보고 목소리 듣고 싶을 때 못듣는게 너무 힘들다더라

그래서 내가 다음달이면 휴가 나간다 좀만 기다려달라 해서 일단 4호봉은 어찌저찌 넘김

3월 초, 똑똑히 기억하는게 동생 생일 전날에, 휴가 딱 2주 남겨놓고 헤어지자고 연락옴

그런데 이때는 내가 휴가 얼마 안남았다, 아직 많이 사랑한다 얘기해도 소용 없을거같아서 그냥 알겠다고함

3주년 한 달 좀 넘게 남겨놓고 헤어졌는데 진짜 헤어지기 전까지는 결혼할줄 알음 ㅋㅋ 워낙 주위에서 응원도 많이 해주고 부모님도 너무 괜찮은 여자라고 그러니까

헤어지고 나서 2년이 지난 지금도 못잊고있다

집도 너무 가까워서 휴가 때 마다 한 번 마주치진 않을까 군생활 휴가 내내 일부러 집도 걔네 집 쪽으로 돌아서 가고 그랬는데 한 번을 안마주치더라

그래도 얘 덕분에 헬스도 시작하고, 옷도 사람답게 입고, 머리도 손질해서 다니고, 학교생활도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그냥 노력하고 있다

나 훈련소에 있을 때 헬스 시작했다고, 전역하면 같이 다니자고 했는데 아직도 하고있냐? 그 얘기 듣고 꾸준히 해서 살 15키로 찌워서 3대 350 찍었다 패션근육이라서 몸 좋다는 얘기도 간간히 듣고있다 ㅋㅋ

너 덕분에 아메리카노도 잘먹게됐다 진짜 입도 못댔는데 너랑 카페에서 오래 있으려고 먹기 시작하다가 지금은 없으면 못살게됐네

두번째 휴가 때 너 주려고 시켜놨던 인형 아직도 가지고 있는데 와서 좀 가져가주면 안되냐 버리기에는 너랑 보냈었던 추억을 버리는거같아서 버리기가 좀 그렇네

사귀면서 써준 편지들 아직도 좀 읽고있다 그때는 몰랐는데 너 의외로 글씨 잘쓰더라ㅋㅋ

남자친구 생겼다는 얘기를 상병 때 들었는데 열받게 군필자 만난다더라ㅋㅋ 헤어지지말고 잘 지내라

너 덕분에 못해봤던거, 안해봤던거, 많은거 경험해봤다

아직도 일주일에 일곱 번 씩은 생각나기는 하지만, 그래도 연락은 안보내잖아 

그냥 생각 좀 더하다가 알아서 그만할게~

잘지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