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안양토박이다.
난 어릴때부터 같이 놀던 옆집 여자애랑 엄청 붙어 다녔음.

그냥 저냥 지내다 12살 되고 애들이 여자랑 논다고 엄청 놀렸음.
어느 날 학교 친구들이랑 학원가는데 그 여자애가 멀리서 손 흔들며 나한테 인사하는 거임.
나도 인사하려고 했는데 또 친구새끼들이 놀리기 시작함.
화나서 걍 여자애 인사 씹고 학원 갔음.
그 후로 걍 애들이 놀리는게 화가나서 여자애한테 괜히 심술부리고 인사도 안받아주고 그랬음.
그렇게 서먹서먹하게 지내다, 초등학교 졸업식날 얘가 갑자기 사진 찍자고 나한테 오랜만에 말걸었음.
괜히 심술 부리고 사진 안찍었다.
그때 그 애 눈에 눈물 고여있더라.
뭔가 잘못 됐다는 걸 깨닫고 사과하려고 했는데 그때 또 친구 새끼들 와서 놀리고 감.
걍 사과 안하고 밥먹으러 갔는데, 엄마한테 존나 혼났었다.

그리고 한달 뒤 여자애 가족은 다른 집으로 이사갔음.
집근처로 이사간거라 같은 학교 다니게 됨.
근데 얘네 오빠가 동네에서 유명한 일진이라 얘도 일진은 아닌 노는 애들 무리에 들어가게 됨.

그때부터 얘가 날 존나 괴롭히기 시작함.

난 그때 키가 작았는데, 얘는 키가 쑥쑥 크더라.
그래서 내가 감히 얘한테 덤비질 못하겠더라. 존나 꼬집히고 지우개똥이나 종이 쪼가리같은거 나한테 존나 던지고, 학교 뒤쪽으로 불러서 때리고..
걍 얘 친구들한테 존나 괴롭힘 당함.
그렇게 중딩시절 내내 인싸여자애들의 샌드백이자 찐따의 길을 걷던 나는 어느새 중학교 졸업을 앞두게 됨.
졸업식 마치고 밥먹으러 가려고 하는데 그 여자애가 갑자기 우리 부모님한테 인사하더니 잠깐 할 얘기 있다고 학교 뒤쪽으로 끌고감.
아 오늘같은 날도 쳐맞는구나 하고 따라감.
가니까 노는 여자애들 여럿이 대기타고 있었는데, 분위기가 평소랑 달랐음.
얘가 날 멈춰 세우곤 갑자기 그동안 미안했다고 사과하더라.
나는 벙쩌가지고 일단 알았다고 했음.
그리고 그 자리에서 벗어나려고 했는데 얘가 갑자기 나한테 고백하더라.
좋아한다고 사귀자고.

중학교 졸업식날, 나는 그런선택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과거로 돌아가 그날일을 바로 잡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