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송영길 후보 캠프 돈 봉투 살포 의혹 수사에 나선 가운데, 핵심 피의자인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의 ‘스폰서’로 지칭된 사업가 김모 씨가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으로부터 “전당대회 때 송 후보 캠프에서 ‘밥값’이 필요하니 돈을 지원해달라”고 구체적 요구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21일 정당법 위반·뇌물 수수 혐의를 받는 강 위원에 대한 서울중앙지법의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앞서 그는 송 전 대표 인지 여부 등을 묻는 질문에 “언젠가는 말할 날이 있을 것이다. 오늘은 성실히 (영장심사를) 받겠다”고 밝혔다.
취재를 종합하면,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직전 이 전 부총장은 사업가 김 씨에게 목적까지 구체적으로 특정하며 돈을 요구했다.
김 씨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2021년 전당대회 무렵 이 전 부총장이 내게 ‘전당대회 과정에서 송 후보 캠프에서 돈이 필요하다. 밥값이 필요하다’며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윤관석 (민주당) 의원, 강 위원이 아닌 이 전 부총장이 직접 요청했고, ‘캠프에서 사람들 밥을 먹여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운영하는 회사 상황이 좋지 않아 이 전 부총장의 자금 지원 요구는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김영철)가 지난 12일 강 위원 주거지 등 20여 곳을 압수수색 할 때 김 씨 주거지 등도 포함됐다.
수사팀이 확보한 2021년 4월 10일 이 전 부총장과 강 위원 통화 녹취록에서 이 전 부총장은 “(돈이) 필요하면 누구한테 요구를 해, 김 씨한테?”라고 했고, 강 위원은 “사람이 그 사람밖에 없잖아. 다른 스폰서가 있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강 위원은 “김 씨가 월요일 날 오면 ‘밥값이 없다. 현찰로 좀 마련해 줘라’ 얘기해 놓으십시오”라고 말했다.
수사팀이 이날 강 위원의 신병을 확보하게 되면 윤 의원, 이성만 민주당 의원 등 주요 피의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와 추가 구속영장 청구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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