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만우절인데, 경기 다시 하면 되잖아."

　사나이는 함부로 눈물을 흘리면 안된다고 했던가.

　그러나 지난 1일 삼성과의 6강 PO 2차전에서 져 2연패로 탈락의 고배를 마신 창원 LG의 홈 경기장에서는 눈물을 흘린 사내가 너무 많았다.

　창원 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6강 플레이오프 LG와 삼성전. 전반을 끝냈을 때 스코어는 32-52 LG의 열세. 보통 프로농구에서 20점 차라면 끝난 게임이다. 그래서 일까. LG의 외국인 코치 릭 로스는 하프타임을 맞아 라커룸에 선수단이 모였을 때 펑펑 울었다. 1차전 때 다잡았다고 생각한 경기에서 패한 로스 코치로서는 이렇게 허무하게 무너지는 게 너무 아쉬웠던 게다. LG 사무국은 국내 선수도 아니고, 외국인 코치가 흘리는 눈물에 뭉클함을 느낀 나머지 함께 눈물을 흘렸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는 일. 로스 코치를 간신히 달래서 후반을 맞았다.

　그러나 결과는 90대96 패배였다. 이후 LG 라커룸은 울음바다가 됐다. 경기장에서는 관중 앞에서 애써 태연한 척 시즌 마무리 인사를 한 선수들이 라커룸으로 돌아온 뒤 북받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것이다.

　선수들을 위로하기 위해 라커룸을 찾은 김성기 사무국장도 형식적인 인사말을 하고는 선수들과 함께 눈물을 훔칠 수 밖에 없었다.

　후회한들 소용없었지만 너무 아쉬워 눈물을 곱씹고 있는 선수들을 보는 순간 모른 척 할 수 없었다는 게 김 국장의 설명이다.

　이 때 김 국장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휴대폰 메시지가 들어왔다. 초등학교 3학년생 딸이 보낸 것인데, \'아빠, 오늘 만우절인데, 경기 다시 해서 이기면 되잖아\'라는 내용이었다. 어린 아이 생각으로는 충분히 그럴 만한 메시지였다. 그래서 김 국장의 마음은 더욱 아팠다. "아가야, 세상살이가 그런 게 아니란다…"라고 설득할 수 밖에 없었던 김 국장은 "코트에서 당당하던 선수들은 물론 아르바이트 학생들이 우는 모습에서 희망을 보았다"고 말했다.

　< 창원=최만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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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시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