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왜시비냐에 가입하며 지나온 시간을 떠올려봅니다

검은사막이 오픈한 뒤

함께 게임을 시작한 故캐부가

길드를 하나 만들었다며 가입을 권유했을 때

저는 길드 이름이 너왜시비냐가 뭐냐며 타박을 했었습니다

그때 저에게 동의하는 캐부를 보며 잠시 희망을 가졌었으나

'맞아 그래서 난 쭉빵카페로 하자고 했었는데'라는 대답을 듣는 순간

저 길드는 답이 없구나 생각하며 거절을 했었죠


얼마 지나지 않아 제가 몸담고 있던 길드가 터져버리고

쓸쓸히 혼자된 몸으로 지나가던 저에게

직접 찾아와 길드 가입을 권유하던 시프가 생각납니다

길드에 가입하라며 칼을 켜고 제 말을 죽이던 시프에게

저는 그저 살려달라는 말 한마디만을 남긴채 도망쳐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대패줄을 거쳐 카레를 거쳐 그리고 디씨를 거쳐

이미 만신창이가 돼버린 몸을 기댈곳이 없어 헤매던 와중에

이번에도 제 말을 때리며

다시 한번 와사비가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여전히 괄호 안에 적힌 길드 이름은 마음에 와 닿지 않았지만

그 옆에서 따뜻하게 웃고있는 도라에몽의 모습은

마치 저의 마음을 다 아는 듯 보였습니다

어쩌면 이곳이 처음부터 제가 왔어야 하는 곳이었을까요?

처음부터 이곳에 있었더라면 지나간 아픔들을 겪을 필요가 없었을까요?


이제는 더이상 이별의 아픔을 겪고 싶지 않다는 작은 희망을 가지고

그토록 거부해왔던 이 곳에 몸을 담습니다.

많이 돌아왔다는 생각이 들지만

보잘것 없는 저 하나를 환대해주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이곳에서 열심히 해보려 합니다.

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너왜시비냐> 담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