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군 초급간부 지원율·만족도 추락… ‘애국 페이’만 강요할 때 아니다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11.11 08:41:15
조회 3007 추천 4 댓글 28

지난 7월 초 충남 계룡대에서 윤석열 대통령 주관으로 열린 전반기 전군 지휘관회의는 외형상 ‘국방혁신 4.0′을 통해 AI(인공지능)·과학기술 강군을 육성하겠다는 내용이 핵심 주제였다. 당시 대외적으로는 별로 주목받지 못했지만 초급간부 등 직업군인들의 많은 관심을 끈 사안은 따로 있었다. 이날 회의에서 국방부는 간부들의 당직 근무비를 평일 1만원에서 3만원, 휴일 2만원에서 6만원으로 대폭 인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당직은 군 특성상 격오지 등 열악한 환경에서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작 수당은 공무원들의 평일 3만~5만원, 휴일 6만~10만원에 비해 턱없이 적어 큰 불만의 대상이 돼왔다. 국방부에서 초급간부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2.8%가 당직 근무가 부담이 된다고 답했을 정도로 당직은 직업군인들을 힘들게 해온 존재다. 소대장 지휘활동비와 주임원사 활동비도 대폭 인상하겠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초급장교(대위 이하) 및 부사관(중·하사)으로 구성되는 초급간부는 군의 중추이자 기초로 불린다. 국방부가 이처럼 초급간부 처우 개선 대책을 제시한 것은 초급간부 확보 문제가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다. 육군소위 임관자의 68%를 차지하고 있는 ROTC(학군사관) 모집에서 그 실상이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2014년 6.1대 1이었던 ROTC 지원 경쟁률은 2015년 4.5대 1, 2018년 3.4대 1, 2020년 2.7대 1로 해마다 줄더니 지난해엔 2.6대 1까지 떨어지며 반토막이 났다. 국내 1호 학군단인 서울대 학군단의 경우 1963년 1기생은 528명이 임관할 만큼 큰 규모를 자랑했지만 60년이 지난 올해 임관한 60기생은 단 9명이다. 1기생의 2%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명문대 학군단들이 존폐 위기에 몰리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군의 척추로 불리는 부사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육군 부사관의 경우 경쟁률은 2019년 4.1대1, 2020년 3.2대1, 지난해 2.9대1로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

그러면 왜 이런 문제가 생긴 걸까. 우선 ROTC의 경우 무엇보다 긴 복무 기간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ROTC 의무 복무 기간은 28개월이다. 1968년 이후 52년간 변화가 없었다. 반면 병사들의 복무 기간은 1968년 36개월에서 이젠 절반인 18개월로 줄었다. ROTC 복무 기간이 병사들보다 10개월이나 길게 된 것이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ROTC 복무기간을 24개월로 4개월 단축하겠다고 공약했지만 국방부는 아직 검토 중인 상황이다. 복무 기간 외에 병사보다 23배나 많았던 월급과 대기업 등 취업에 유리했다는 점 등도 과거 ROTC 인기의 배경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병사 월급이 100만원(2023년 병장 기준)에 달하게 됐고 취업률도 크게 떨어졌다.

부사관의 경우 2006년부터 우수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전문대와 협약해 ‘부사관학과’를 운용하고 있지만 전국 34개 대학에서 부사관으로 임관하는 학생 비율은 30여%에 불과하다. 그렇다보니 “부사관학과를 나와도 임관이나 장기 어느 것도 보장되지 않으니 차라리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입대하는 게 낫다”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한다. 2020년 이후 군 자살자 중 간부가 차지하는 비율이 64~70%로 병사 자살률의 2배에 달하고, 간부 자살 중 초급간부 비율이 22~31%에 달하는 것도 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올들어 ‘병사 월급 200만원’이 추진되면서 초급간부 위기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오는 2025년 병장 봉급이 200만원으로 늘어나게 됨에 따라 초급간부들과 병사들의 봉급 차이는 급속도로 줄어들게 됐다. 국방부 분석에 따르면 병사 연봉은 올해엔 882만원인데 2025년엔 2232만원으로 2.5배가량 늘어나게 된다. ROTC는 올해 연봉이 3316만원인데 2025년엔 3467만원으로, 부사관은 올해 연봉이 3072만원인데 3225만원으로 각각 조금씩 늘어난다. 병사 연봉 대비 장교는 2022년 3.8배에서 2025년 1.6배로, 부사관은 2022년 3.3배에서 2025년 1.4배로 각각 격차가 크게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일각의 우려대로 올해 ROTC는 지원자가 감소해 모집 기간까지 연장했지만 경쟁률은 2.3대1로 지난해보다 떨어졌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같은 초급간부 위기가 계속되면 약 20년 뒤인 2040년쯤에는 30만명 병력도 채우기 어렵다는 점이다. 올해 말까지 한국군 병력은 50만명으로 줄어드는데 병사는 30만명, 간부는 20만명 수준으로 구성된다. 간부 비율이 종전 35%에서 40%로 늘어나는 것이다. 인구절벽에 따라 입영 대상(20세 남성 기준)은 지난해 29만명에서 2035년엔 23만명으로, 2040년에 13만명으로 급감하기 때문에 초급간부가 확보되지 않으면 한국군은 최소한의 병력 숫자조차 채울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급속도로 고도화하면서 각종 첨단무기 도입을 통한 한국형 3축 체계 강화 등이 대책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들 첨단무기를 실제로 현장에서 움직이며 3축 체계를 지키는 것은 초급장교와 부사관들이다. 이들이 무너지면 1000억원짜리 스텔스기도, 1조원짜리 이지스함과 3000t급 잠수함도 제대로 움직일 수 없다. ‘사막의 여우’ 롬멜 장군은 “무능한 간부는 적보다 더 무섭다”고 강조했다. 우리 초급간부들은 병사들과 같은 이른바 MZ세대다. 이들에게 ‘애국 페이’ ‘열정 페이’를 강요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그런데도 당직수당 등 윤 대통령이 약속했거나 보고받았던 일부 사안들이 아직까지 실현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도 들린다. 대통령실과 군 수뇌부가 직접 나서 챙겨보기 바란다.

출처: 유용원의 군사세계 [원본 보기]


유용원의 밀리터리 시크릿 구독




4억 명이 방문한 대한민국 최대의 군사안보 커뮤니티

< 유용원의 군사세계 >

추천 비추천

4

고정닉 0

17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운전대만 잡으면 다른 사람이 될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4/15 - -
927 일본에서 할 뻔한 ‘F-35 스텔스기 창정비’, 우리 손으로 한다 [7]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19 505 8
926 HD현대중공업, 중남미 최대 규모 함정 수주 계약 성공 [2]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19 486 2
925 기아 소형전술차량 초도물량 8개월 만에 폴란드 납품 [16]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17 2333 12
924 육군37사단, 조우전 개념 적용한 소부대 전투기술 숙달 / 37사단 제공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17 417 7
923 호주, 캐나다 함정 수출 추진…HD현대重, GE에어로 등 美방산사 협력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12 337 2
922 악천후에도 북 감시정찰하는 첫 고성능 대형 SAR 위성 지구궤도 올랐다! [5]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8 898 11
921 캐나다, 호주 등 ‘K-함정’ 보러 내방…9개국 군관계자 HD현대重 시찰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5 492 2
920 3천톤급 ‘신채호함’ 해군 인도…SLBM 장착한 우리 군 핵심전력 [1]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4 681 2
919 ‘K-전투기 파트너’ GE에어로스페이스, 독립 상장기업으로 새롭게 출발 [1]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3 632 5
918 “중남미 방산 수출 새역사 썼다” HD현대중공업, 페루 함정 4척 수주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9 451 4
917 미 해병대 최초 참가, 한미연합 KCTC훈련 실시 / 육군 제공 [3]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8 631 3
916 해군, 서해수호의 날 계기 전 해역에서 해상기동훈련 / 해군 제공 [1]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8 465 5
915 <BEMIL 현장취재> '한미연합 제병협동 도하훈련' 현장 취재 [2]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1 985 2
914 ‘K13 신형 기관단총’ 오작용으로 파손…특전사 해당총기 사용 잠정 중단 [2]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0 706 3
913 ‘KF-21’ 공중급유 시험비행 첫 성공…‘하늘의 주유소’ 시그너스 투입 [4]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9 800 10
912 <BEMIL 현장취재> 육군 수도기계화사단, 한미연합 통합화력훈련 현장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8 521 4
911 이라크 고위 장성, 국산헬기 ‘수리온’ 탑승하러 방한…첫 수출 기대감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4 299 2
910 KAI, FA-50 단좌형 개발에 355억 투입 [9]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3 2675 9
909 <BEMIL 현장취재> 12.7mm 대물저격총 위력 시범 최초공개 [4]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1 968 7
908 오늘부터 한미연습… 美전략폭격기·핵추진잠수함 전개 가능성 [5]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4 776 7
907 금전적 보상만으론 어렵다… ROTC 지원 급감 해결책은? [8]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7 1139 4
906 “한층만 맘대로 내려가도 탈영”... ‘도심 빌딩 방공 GOP’ 가보니 [3]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6 707 2
905 K-함정 호주에 팔릴까? 호주 국방부, ‘대구급 호위함’ 장바구니 목록에 [14]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2 1677 7
904 우크라전의 교훈...美, 2조6000억원 헬기사업 전격 취소한 까닭 [23]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9 2939 17
903 4대 세습 포기? 김정은의 전면전 도발이 어려운 진짜 이유 [16]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4 2532 8
901 美항모 11척 중 5척, 총선 전후 한반도 일대 모인다 [13]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3 1875 16
900 주한미군, 전차 없는 스트라이커 여단 순환 배치… 독자 지상전 서둘러야 [14]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8 1829 7
899 사우디에 천궁2 4조2500억 수출 계약! “수출 총규모 10조 육박” [13]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7 1570 13
898 “미사일 아닙니다, 자주포입니다” [13]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6 2372 15
897 北, 이번엔 신형 잠수함서 순항미사일 쏜 듯 [5]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9 1570 3
896 “미국도 못 지켜준다”… 홍해 바닷길 방어, 양만춘함으로 버거운 까닭 [10]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6 2086 3
895 마하 14, 1000㎞ 날아갔다… 北이 쏜 극초음속 미사일의 실체 [30]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3 2367 6
894 이재명 ‘우리 북한’ 발언에 서해용사들 “전우 잃은 가슴에 비수꽂아” [2]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2 690 3
893 핵추진잠수함·핵무장 허용? 트럼프 재집권을 전화위복 만들 ‘비법’ [24]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1 2231 12
892 초저공으로 날아가 러 상륙함 ‘쾅’… 우크라의 족집게 타격무기 [9]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9 1736 4
891 한국엔 3일 연속 포격 도발 [6]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8 1405 1
890 ‘쏠까요 말까요’ 묻는 대신… 軍, 도발 원점 바로 때린다 [9]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3 1180 9
889 北을 ‘적’이라 표현했다고 호통 쳤던 文정부 국방차관 [42]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2 3067 54
888 악천후에도 김정은 벤츠 추적한다… 우리 정찰위성이 北 압도하는 비결 [7]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2.28 2220 8
887 <단독 인터뷰> 김관진 “전투형 강군의 핵심은 강인한 정신력과 훈련” [35]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2.26 1998 27
886 날아오는 미사일·로켓 다 막는다… 이스라엘 전차 살린 무기의 정체 [2]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2.21 1754 6
885 김정은 ‘가성비 갑 무기’ EMP… 한국 3대 아킬레스건 노린다 [7]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2.20 1923 6
884 한미 ‘핵전쟁’ 대응 훈련 합의… ‘핵 우산’ 넘어 핵 사용 전제로 훈련 [8]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2.18 1293 10
883 중국 북해함대 남하 견제? 중국이 대만 침공 때 우리 군엔 무슨 일이?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2.15 994 3
882 SAR 40기 더 쏘고 EMP탄 개발... 국방부, 국방 중기계획 발표 [4]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2.14 1858 4
881 러 병사 얼굴까지 확인한 뒤 쾅...우크라, 드론 月1만대 쏟아 붓는다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2.13 631 1
880 GP 소위 연봉 4년 뒤 5000만원, 2027년까지 최대 30% 인상 [12]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2.11 1134 3
879 “북한의 10배 이상 성능” 군 정찰위성 1호 미국서 발사 성공 [7]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2.06 1261 10
878 영화 ‘서울의 봄’ 속 군사반란 주역 하나회의 정체는? [13]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2.05 1731 3
877 한국 첫 정찰위성 발사… 북한 위성 해상도의 10배, 30㎝ 물체도 식별 [3]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2.04 1257 4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