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4 class=tit_article>30代여성 “오토바이는 왜 고속도로 못달리나” </H4>

“저를 폭주족쯤으로 생각하셨죠? 속도를 즐겼다면 헌법소원은 내지도 않았을 거예요.” 실제 그녀는 ‘스피드광(狂)’과는 거리가 멀다. 타고 다니는 혼다 오토바이의 최고 속도(220㎞)도, 모델명도 몰랐다. ‘할리데이비슨’으로 믿고 있었다.

그녀는 오토바이 마니아인 남편을 따라 석 달 전 오토바이 운전면허를 땄다. 그러나 오토바이를 몰고 큰 길에 나갔다가 진땀을 흘려야 했다. 시댁이 있는 서울 구로구 고척동까지 가는데 불쑥불쑥 나타나는 ‘이륜차 진입 불가’ 표지판 때문에 애를 먹었다. 자동차 전용도로인 올림픽대로로 갔으면 40분 만에 갈 거리를 남부순환도로 등으로 우회하느라 거의 두 시간이나 돌아갔다.

“오토바이가 그처럼 심한 제약을 받는지 몰랐어요. 모터사이클 마니아만 3만 명, 퀵서비스 등 오토바이로 먹고사는 사람이 100만 명이 넘는다는데 이런 규정이 그대로 있다니요.” 그녀는 남편과 함께 활동하는 모터사이클 동호회에서 문제제기를 했고, 헌법소원까지 내게 됐다.

OECD 가입국 중 오토바이의 고속도로 운행을 금지하는 나라는 한국이 거의 유일하다. 다만 허용 국가들도 사고시 오토바이를 보호해 주지 않고 책임을 엄히 묻는다. 또 배기량에 따라 허용하는 나라들도 많다. 대부분의 국가는 50㏄를 초과해야 허용하며, 프랑스·이탈리아·일본은 125~150㏄를 넘는 오토바이만 고속도로 통행을 허용한다. 특히 일본은 두 대 이상이 짝을 이뤄야만 고속도로 진입을 허용한다.

(이길성기자 [ <U>atticus.chosun.com</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