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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누가 성인식때 키스만 해요? 생애 단한 번뿐인 성년의 날인데 잊지 못할 추억꺼리를 만들어야죠"

이번에 성년이 되는 대학생 윤모(20)씨는 여자친구와 짜릿한(?) 성년의 밤을 보내기 위해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칵테일바, 최고급 모텔로 이어지는 3단계 풀코스 이벤트를 마련했다. 윤씨는 "요즘 이런 이벤트가 되는 날 관계를 갖는 것이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학교에서 남자들이 모여 서로 분위기 좋은 모텔을 알려주며 정보를 교환하기도 한다"고 귀뜸했다.

대학생 최모(22)씨도 19일 신천역 근처에 여자친구와 하룻밤을 보낼 모텔방 예약을 마쳤다.

최씨는 "방 하나를 통째로 빌려 놓고 장미꽃과 촛불 레이스 등으로 분위기를 살려 놨다"면서 "둘 사이에 영원히 잊지 못할 기념식을 치룰 예정"이라고 솔직히 말했다.

이처럼 성년의 날이 육체적인 성인식을 치르는 날로 인식하는 추세가 거세게 확산되고 있다. \'밸런타인데이\'(2월14일)나 \'화이트데이\'(3월14일)로부터 이어지는 하나의 이벤트로 변질됐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학생들이 많이 찾는 신촌등 모텔들은 요즘 때 아닌 \'성인식 특수\'마저 누리고 있다.

신촌 한 모텔 주인은 "월요일은 원래 손님 없는 날인데 성년의 날 만큼은 문의 전화기 빗발친다. 손님은 10대 후반에서 20대초반으로 보이는 어린 커플들이 대부분"이라면서 "19일 당일에는 오후부터 새벽까지 전 객실이 풀로 돌아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외에 종로, 강남역 등 젊은이들인 몰리는 거리의 유명 모텔들도 대실 단위 예약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선물도 훨씬 과감해지고 사치스러워 진 것이다. 실제로 값비싼 향수ㆍ커플링은 기본이고 쌍꺼풀 수술, 임플란트, 흉터제거 등 미용 시술 광고도 난무하고 있다.

여자친구가 성년의 날 선물에 잔뜩기대하고 있어 걱정이 많다는 대학생 이모(24)씨는 "10만원가량하는 순금도금 장미와 최고급 향수를 준비했다"며 "학생 신분으로 경제적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평생 한 번 있는 행사인만큼 기억에 남는 선물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처럼 겉모습만 강조되는 사회분위기 속에서 육체적 성숙에 이어 정신적 성숙이 중시되는 성년의 날 본연의 뜻깊은 행사는 찾기 힘들다.

본래 성년의 날(매년 5월 셋째주 월요일)은 청소년에서 엄연한 법적인 존재로의 성장을 의미하는 뜻 깊은 날.

만 20세가 되는 청소년을 한 사람의 성인으로써 사회가 정식으로 인정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전문가들은 분위기에 휩쓸려 \'성문화나 의식도 과감하게 해도 된다\'는 충동적인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며 긍지와 책임감을 몸소 깨달을 수 있는 날로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란 YR성복지연구소 소장은 "성년이 된다는 것이 성적으로 자유로워진다는 의미가 아닌데도 아이들이 이벤트 정도로 여기고 \'이정도 행동을 해도 되겠지\'라고 넘겨짚어 성관계를 맺는 것이 우려스럽다"며 "스스로를 되돌아 볼 수 있는 \'홀로 여행\'이나 \'가족들과의 이벤트\'를 즐기며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혜숙 내일여성센터 상담 팀장은 "업체나 매스컴에서 선물 순위를 메기는 등 상혼을 부추기는 측면이 강하다"라면서 "콘돔이나 속옷을 선물하는 것이 당연시되는 분위기는 개선되야할 숙제가 아닌가 싶다"라고 지적했다.

김성배 기자 sbkim@asia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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