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는 말이 없다' 라는 존나 식상한 표현이 있음.

애초에 고수라는 표현도 왠지 유치하고 병신같음

여튼 식상하긴 한데 맞는 말이다.

잘하면, 

말이 없다. 

왜?

문제가 없으니, 

고민을 안하고, 

고민을 안하니, 

인지과정 자체가 단순해져 있고,

그래서 쏟아낼 기호들이 없는 것이다.

물론 내 것을 알려주기 싫어서 말이 없는 것도 있고,

아니 그냥 귀찮다. 왜 떠벌리고 다니겠냐. 병신새끼도 아니고.

근데 한편으로는, 좀 더 기계적인 영역으로 들어가보면, 

사실 요소들이 굉장히 단순하기 때문에 말이 없는 것이기도 함.

마치 아이폰 같은 거라고 보면 된다.

아이폰의 그 심플한 디자인 하나를 구현하려고 얼마나 많은 아이디어들이 쏟아지고, 격렬한 충돌을 벌였을까?

간결하고, 단순해지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복잡성들을 포착하고, 부단하게 개선해왔어야 했을까?

어떤 게임을 잘하기 위해서는,

논리적으로 접근하는 사람의 경우,

먼저 그 게임을 구성하고 있는 원자 요소들을 명확하게 정의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예를 들어서 트레이딩의 경우,

1. 종목

2. 포지션

3. 데이터 환경

4. 진입 신호

5. 종료 신호

6. 베팅 비중

7. 레버리지

이런 식으로 요소를 분류/구조화할 수 있는데,

이렇게 구획하고 나면,

'무엇'에 대해서 생각해야 하는지가 뚜렷해지고, 초점이 분명해지기 때문에,

즉, 다른 잡다한 것들을 복잡하게 이것저것 고려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인지 비용이 감소하게 된다.

그리고 나선 좆도 없음.

걍 로직대로 모의테스트하면 됨.

그러면 벌리는지 유지되는지 잃는지 아웃풋이 명확하게 나옴.

결과가 너무 선명하고,

이 결과는 가설이 아니라 사실이기 때문에

부인할래야 부인할 수 없는 마일스톤이 되어버림

그럼 거기서 다 끝난다.

뭘 더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사실 빡대가리 새끼들도 이런 걸 희미하게나마 알고 있다

로직을 설정하고, 모의테스트를 해야 한다는 거를.

근데 그렇게나 안한다.

이유는 게으름 때문이다.

엄두가 안나는 것이다.

맞다.

존나 힘들다.

씨발 나도 존나 탈모올 뻔 했다.

근데 하면서 인싸이트가 쌓이게 됨

그리고 그 전에 했던 온갖 잡다한 과정들이 존나 쓸데가 없어서 어이가 없다고 느껴짐,

내가 애초에 그걸 왜 했는지 이해가 안됐음

하여튼간에...

이 과정을 다 거치고 나면,

어떤 개념이 중요하고, 어떤 개념이 중요하지 않은지,

어떤 개념에서는 어떤 방향성이 타당하고, 어떤 방향성이 타당하지 않은지,

이런 계층 구조 내에서의 중요도/우선순위가 확 갈려버리고, 규정되기 때문에,

이제 인지적 혼돈이 제거되고, 너무나 명료한 코드만이 덩그러니 남게 된다.

그래서 '거기에 대해선 (사실 하나도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딱히 할 말이 없습니다' 식의 무미건조한 태도를 취해가게 되어가는 것이다.

그리고 이게 케이스들이 계속해서 누적되고 쌓이다보면 

저 소용돌이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병신들의 노이즈들에 신경쓰기 싫어진다.

고요함 속에 있고 싶어서 

예를 들어서

엘리엇 파동같은 게 그냥 사실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 가정해보자.

어떤 사람은 근데 이걸 모르고

어떤 사람은 이미 이걸 아는거지. 백테스트를 다 해봤다고 치자.

모르는 사람이 말이 많을까 아니면 아는 사람이 말이 많을까?

당연히 모르는 사람이지 병신새끼야

알면 할 말이 없다니까???

'엘리엇은 딱히 의미가 없습니다... (제가 해봤거든요)'

이거 한 마디 하고 나면 ㄹㅇ 할 말이 없음

할말이 없는데 무슨 말을 어떻게 덧붙여

내가 그래서 딜레마다.

나는 엄청나게 많은 양의 모의테스트를 진즉에 끝마쳤고,

어떤 데이터들을 수집해서 어떤 프로세스로 판단/의사결정을 내리고, 어떻게 액션을 취할지에 대한 모형이 이미 내 머릿속에 너무나도 선명하게 잡혀 있는데

사람들이 좆도 의미 없거나, 심지어는 증명조차 되지 않은 별의 별 희한찬란한 등신같은 이론들 가지고 와가지고

뭐가 어쩌고저쩌고 지랄하는 걸 보면,

'병신같다'라는 생각 외에는 딱히 떠오르는 감상이 없음.

오히려 모르기 때문에 알아내고자 그렇게나 많은 연구들을 시도하게 되고,

모르기 때문에 한두번 맞췄을 때 존나 대단한 진리를 발견한 것마냥 허세를 부리게 됨.

그러다가 나중에 틀려서 개박살 나면 갑자기 또 아가리침묵행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튼간에 계속 가설들이 돌고 도는 상태이기 때문에,

말이 많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