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067년


김 노인이 거칠게 기침을 하며 말했다.
“아니, 박 영감! 저번 주에 빌려간 50만 원, 언제 갚을 건가?”

박 영감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대답했다.
“아, 김 영감. 이번에 내가 ‘유엑스링크’에 다 투자했다니까. 이번엔 진짜 오른다니까.”

김 노인이 어이없다는 듯이 눈을 크게 떴다.
“유엑스링크? 그거 30년째 700원대에서 맴도는 거 아닌가? 아직도 미련 못 버렸어?”

박 영감은 입을 궁시렁거리며 변명했다.
“이번 주엔 꼭 800원 찍고, 다음은 1000원까지 갈 거라니까.”

그 말에 김 노인이 화가 폭발했다.
“아니 이 양반아! 그 돈 내 노인 연금인데, 자네가 마누라 병원비 때문에 빌려달라고 하지 않았어? 그런데 이젠 친구 돈까지 코인 노름에 쓰는 거야?”

박 영감은 손사래를 치며 답했다.
“에휴, 이번에는 진짜 800원 찍는다니까! 자네가 너무 답답한 거 아녀? 내가 고점에서 팔아서 돈을 두 배로 불릴 거라니까! 이번엔 틀림없어, 1000원까지 간다니까!”

박 영감의 자신감에 김 노인은 피식 웃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내가 차라리 벽보고 얘기하는 게 빠르겠군. 백날 600원짜리 코인이 천 원 될 거라고 믿는 자네 덕분에 상폐 안 된 게 신기할 노릇이야… 시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