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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좆소 생산직 근로자의 하루....txt앱에서 작성

ㅇㅇ(114.199) 2023.09.29 00:09:29
조회 822 추천 29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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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시 10분

고막을 찢는듯한 알람에 잠을 깬다
이제는 마치 로봇이 된 듯 반자동적으로 알람을 끄고
냉장고를 열어 1.5L 생수통을 벌컥벌컥 마신후 화장실로 향한다
양치를 하고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고 말리며 모든 과정이 마치 프로그램으로 입력한것처럼 정해진 규칙과 수순대로 진행된다



​06시 40분​

집을 나서 통근버스를 타러 간다
이제는 제법 쌀쌀해진 시원한 바깥공기를 느끼며 걷다보니 세상은 여전히 분주하다
미생에서 내가 아무리 빨리 새벽을 맞아도 어김없이 길에는 사람들이 있었고 세상은 나보다 빨랐다더니 그걸 다시 한번 체감한다



​6시 55분

통근을 타고 늘 앉던 자리에 앉아 귀에 이어폰을 꼽고는 의자에 기대 눈을 붙인다... 이제 약 30분뒤면 지옥과도 같은 곳에 도착한다고 생각하니 숨이 막혀오는 것 같다
애써 현실을 도피하려 이런저런 망상을 하며 눈을 감지만 차가운 현실 앞에 잠이 오지 않는다



​7시 34분

죽기보다 오기싫은 곳에 오늘도 기어이 도착하고야 말았다
꼴도 보기싫은 사람들과 대충 인사를 나눈후 흡연장에 앉아 줄담배를 3대나 태우며 한숨을 쉰다
이럴때는 10분이 마치 10초인것마냥 지나간다
이윽고 10분이 지난후 천근만근한 몸을 이끌고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작업장으로 향한다



​10시 10분

이제 겨우 첫 타임이 끝났건만 피곤함은 떨어질 줄 모른다
담배는 한번 물면 2대가 기본이 됐고 아직 겨우 첫 쉬는시간이라는 사실이 너무나 절망적으로 다가온다
심란한 마음에 담배를 한대 더 피려고 꺼내다 시계를 보니 10시 8분, 꺼낸 담배를 다시 집어넣고 고개를 떨구며 작업장으로 향한다



​12시 00분

드디어 오늘 일어나서 처음으로 무언가를 먹는 시간이다
그러나 너무 피곤하고 메뉴도 맛없는탓에 밥이 차마 목구멍으로 넘어가질 않는다
대충 먹고 흡연장으로 가서 커피한캔을 뽑아 털썩 앉는다
밥보단 커피와 담배가 더 가까운 인생이다
어떤 이들은 점심시간에 잠도 잘 자건만 너무나도 짧고 소중한 점심시간 40분은 잠으로 날리기엔 아까운 시간이다
폰으로 sns를 확인해보니 친구들은 다들 차를 뽑거나 여자를 만나거나 새로운일에 도전하는등 각자 재밌게 삶을 살고있는것 같다
스스로의 처지에 너무나 우울해 폰을 끄고 한숨을 푹 쉬며 12시 35분에 작업장으로 다시 향한다



​15시 10분

기계처럼 흡연장으로 나와 담배를 핀다
이제 남은건 두 타임이라고 생각하니 다소 마음이 가볍다
당장이라도 때려치고싶고 집에 가고 싶지만 성실하게 일하고 있다고 생각할 부모님과 당장 그만두면 생활비조차 없어 버거운 스스로의 처지를 한탄하며 차라리 시간이 빨리 흘렀으면 좋겠다고 생각해본다




​17시 00분

드디어 저녁시간이다
사실 이 시간이 가장 반가운건 이 맛대가리도 없는 저녁메뉴보다는 그저 퇴근까지 남은게 한타임만 더 견디면 된다는 사실이 더 반갑다
저녁을 먹는둥 마는둥하며 오래 서있어 뻐근하고 아픈 다리와 허리를 스스로 툭툭 치기도하고 마사지도 해본다



​20시 00분

세상에서 모든게 아름다워 보이는 시간이다
숨쉬는 공기도 달게 느껴지고 이제 자유의 시간이 다가왔다는 사실에 등골이 간질간질하게 느껴진다
설레는 마음으로 퇴근버스에 기대어 폰으로 세상사는 이야기를 둘러본다



​21시 10분

집에 도착해 샤워 후 맥주를 한캔 까니 살 맛이 난다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며 또 소중한 시간이다
폰으로 유튜브 재밌는것도 보며 맥주한캔으로 힐링한다



​22시 30분

지금부턴 매 10분이 지날때마다 점점 기분이 다운된다
내일은 또 오늘과 똑같은 하루가 반복될거라 생각하니 우울해지고 무기력해진다
살짝 오른 취기에 졸린것 같기도 하지만 1분 1분이 소중하고 아까워 차마 잠들지 못하고 휴대폰을 놓지 못한다



​23시 20분

잠들기엔 너무 아쉽지만 내일 피곤하지 않으려면 지금 자야한다
가슴이 꽉 막힌듯 답답하고 한없이 절망적이다
자꾸만 가라앉는 기분을 추스리고 잠에 들려 하지만 아무런 이성적인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렇게 끝도없이 뒤척이다 내가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르게 잠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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