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나름 학교에서 공부를 좀 했었기 때문에 내가 사는 지역에서 그나마 손꼽힌다는곳에 들어올 수 있었는데 그땐 내가 많이 어렸기도 했고 사실상 10여년전이니 지금보다 근무여건도 좀 안좋았기도 했고 뭣보다 어린나이에 일을 해보니 대학에 가고싶더라

그래서 그만두고 대학도가고 군대도 가고 이래저래 그저그런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우연찮게 좋은 기회가 생겨서 이직을 하게됨

이 공장에 이직 후 첫 출근하는날 19살의 어렸던 내가 느꼈던 두려움 설렘 이런것들이 다시 떠오르면서 뭔가 벅차오르더라

그땐 뭣도 없이 실습생으로 와서 굳은일 해가며 형님들한테 그래도 어린놈이 장하다고 귀여움도 받던 어린애였는데 이제 서른넘은 나이, 그때 나를 가르쳐줬던 사수형님 나이보다도 많은 나이가 되어 더 좋은 스펙으로 더 좋은 조건으로 다시 돌아온게 신기해서

첫날 계약서쓰고 부서사람들이랑 간단하게 소개하고 인사하고 양해말씀 드리고 그때 일했던 생산공정 부서로 찾아가니까 그만두신건지 안보이는분도 많이 계시고 반가운 얼굴도 많아서 인사도 드리니까 실감이 나더라.

그때 나보고 '너는 아직 어리니까 여기서 이런거 하지말고 공부해서 현대나 삼성같은데 가라' 라고 하셨던 삼촌도 일하고계시길래 현대나 삼성은 못갔네요 하니까 그래도 이런 힘든일 안해도 되니까 다행이라 하시더라

걍 갑자기 생각나서 주절주절대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