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

 메마른 총성이 메마른 대기를 무심하게 갈랐다. 그와 동시에 사구를 기어올라가던 인영이 고꾸라졌다. 목마른 대지가 더운 피를 게걸스레 삼켜댔다. 잠시간 부들거리던 인영은 완전히 움직임을 멈추었다.

잠시 후. 또 다른 인영이 나타났다. 묵직한 장총을 어깨에 둘러 멘 인영의 그림자는 육감적으로 굽이치고 있었다. 그림자의 주인은 잠시 쭈그려 앉아 시체의 품을 뒤지고는 목적한 물건을 찾았는지 기운차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석양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태양이 지평선 너머로 사라지기 직전에 그림자의 주인을 강렬하게 비췄다. 잠시간 드러난 그림자의 주인은 아름다운 여성이었다. 최근 동대륙에서 유행한다는 짝 달라붙는 나팔바지. 풍만한 둔부와 탱탱한 허벅지가 그리는 라인이 몹시 요염하다. 거침없이 내딛는 발걸음을 지지하는 탄력있는 종아리는 그 자체로도 매력적이었다. 허리 위로는 어떠한가. 탄탄하게 단련된 상체. 그러면서도 여성의 선은 결코 무너지지 않았다. 드물게 커다란 가슴은 면적이 좁은 가슴가리개 안에서 애처롭게 요동치고 있었다. 어깨 위로 거칠게 쳐낸 갈색 단발은 보기좋게 그을린 피부와 잘 어울렸다. 마지막으로 사라지는 섬광을 반사하는 회색 동공은 강인한 눈매에 싸여 그녀를 완성시키고 있었다. 그녀의 어깨 뒤를 가로지르는 묵직한 장총은 화룡정점. 이 모든것이 그녀 하나를 위해 존재하고 있었다.

풍운격사(風雲擊士) 진소아(眞昭娥). 대사막을 위진시키는 현상금 사냥꾼이 바로 그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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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발 이래서 어느세월에 떡치냐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