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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화란 야설 2부[바다뱀 보급기지 최후의 날] 1편.TXT

파헬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2.05.25 17: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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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평화로운 바다뱀 보급기지. 태양이 수평선 너머로 고개를 내밀고 오늘도 활기찬 하루가 시작됩니다.


"일조점호 시작! 1분대부터 인원 보고!"


"1분대 인원 보고! 총원 15명! 현재 인원 13명! 열외 인원 2명! 이상 보고 끝!"


"2분대 인원 보고! 총원 17명! 현재 인원 ……"


보급기지 내에 울려퍼지는 우렁찬 외침소리. 보급기지는 신병훈련소를 겸하기 때문에 일조점호의 규모가 상당히 큰 편이랍니다. 따라서 조금 늦게 일어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기상나팔 역할을 대신 하고 있죠. 자, 바다뱀 보급기지의 관리관님은 지금 뭘 하고 있을까요?


"우웅…… 벌써 아침인가."


저런, 아직도 이불 안에서 꾸물거리고 있군요?


한동안 이불을 뒤집어쓰고 꼼지락거리던 관리관님이 겨우 일어나셨네요. 평소에도 아침에 약한 편이긴 하시지만 오늘따라 유독 일어나기 힘들어해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아우…… 그녀석들, 좋다고 달려들기는……."


관리관님이 살짝 멍한 목소리로 투덜대시네요. 그러고보니 침상이 좀 많이 흐트러져 있군요?


"쳇, 나도 나지. 자꾸 이러면 안돼는데……. 흐흐흠."


고개를 휙휙 내젓는 관리관님. 흐트러진 반백반흑의 머리칼이 이리저리 춤춥니다. 평소에는 보기 힘든 진귀한 광경이지요. 안타깝게도 이 모습을 볼 수 있는건 관리관님의 애완동물인 나리와 달래 뿐이랍니다.


"오늘은 식료품 수령이 있었지. 빨리 준비해야겠다."


간신히 이불 밖으로 나온 관리관님의 새하얀 나신이 눈에 들어오네요. 가녀린 뒷모습. 이런 어린 여자아이가 충각단 동해함대의 모든 보급을 책임지는 기지의 관리관이라고 하면 누가 믿을까요?


그러거나 말거나 관리관님은 주섬주섬 상의부터 챙겨 입습니다. 탄탄한 그녀의 허벅지 위로 한 줄기 액체가 흘러내리는 것 같았지만 순식간에 옷으로 가려져버렸네요. 옷을 다 챙겨입은 관리관님은 반백반흑의 머리칼을 정성스레 빗어 양갈래로 묶어내렸습니다.


"좋아. 준비 완료. 이제 일하러 가 보실까?"


그녀의 이름은 포화란. 충각단 동해함대 바다뱀 보급기지 기지관리관이랍니다.

 

 

 

포화란은 집무실에 앉아서 내무반장 막소보에게 일조점호 결과를 들었어요. 서류와 실제 인원이 일치하는것을 확인하고 오늘 하루 일과를 부여하는 것은 그녀가 가장 처음 하는 일이랍니다.


"이제 적당히 훈련과정 이수한 신병들이랑 기지병력을 팔할에 이할로 섞어서 선상경계임무 부여해. 걔네들 훈련만 받았지 선상임무는 완전 맹탕일테니까 미리미리 시작하자구. 나중에 함대장들한테 신병교육 이상하게 시켰다는 말 듣기 싫으니까 확실하게 굴려."


"알겠습니다. 다른 훈련병들은 오늘 병과별로 심화훈련이 있습니다만, 참관하시겠습니까?"


"오늘은…… 나도 업무가 좀 있고 몸이 안좋아서 힘들 것 같네. 그건 훈련조장들한테 일임하지."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외에 딱히 지시할 일이 없으시면 이만 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아, 맞다. 지금 정비하러 들어온 전함 그거, 좀 서둘러달라는 연락이 왔더라. 오늘 작업조장들 비번 없지?"


"예. 양장비, 고량조, 오향 장육 전부 현장에 달라붙어 있습니다. 서두르면 오늘 내로 끝낼 수 있을 겁니다."


"좋아. 노예들이랑 용병들 확실하게 조여. 다른 경계조들 인수인계도 문제 없군. 흐음…… 됐다. 자, 이제 가도 좋아."


"예. 그럼 좋은 하루 되십시오. 관리관님."


"아아, 수고해. 막소보."


"그럼."


내무반장이자 훈련병들을 담당하는 간부인 막소보가 집무실의 문을 열고 나갔어요. 포화란은 그가 두고 간 서류를 마지막으로 최종 확인한 뒤 수결을 함으로서 전날의 업무를 완전히 마무리지었답니다. 이제부터는 오늘의 일인 거지요. 우선 하루일과표에 수결을 한 뒤에 서류철에 끼워넣습니다. 그 외에 오늘 업무를 위해 기반 서류를 작성하는 포화란. 작은 체구에 걸맞지 않은 강도높은 근무에 속이 상하는 사람이 하나 있네요.


"관리관님! 또 아침 안드시고 일하고 계시죠?"


"아, 이모. 왜 온거야."


보급기지의 주방장인 태장금이 집무실 문을 박차고 들어옵니다. 포화란은 그녀에게 볼을 부풀리며 투정을 부리네요. 하지만 태장금에게는 이 귀여운 관리관이 매일 아침을 거르는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립니다. 안 그래도 체구가 작은데 잘 먹기라도 해야 잘 클거 아니겠어요?"


"관리관님. 자꾸 그렇게 식사 거르시면 키도 안크고 가슴도 납작할거라구요?"


"아앗! 아침부터 아픈 부분을 건드려! 이모 나빠!"


원숙한 여성인 주방장 태장금은 상당히 멋진 몸매를 가지고 있지요. 식사시간마다 신병들이 그녀를 훔쳐보느라 국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르는 건 흔한 일이랍니다. 그런 그녀가 포화란에게 지그시 압박을 가하자 포화란은 떨떠름하게 고개를 뒤로 뺐어요.


"알았어, 알았어. 내일부터는 꼬박꼬박 챙겨먹을게. 아침에 일어나기 힘드니까 시간내기가 어렵단 말이야. 히잉……."


"어휴. 또 말만 그러시지 마시고요. 그러게 아침을 따로 방으로 가져다드린다고 했는데 왜 자꾸 거절하세요?"


"특별대우는 싫어! 밥을 먹어도 정해진 시간에 식당에 가서 먹을거야! 적어도 부하에게 부끄러운 상관은 되지 않을 거라구!"


포화란이 빽 하고 소리를 지르자 태장금은 어마 하고 한 발 후퇴했어요. 사실 포화란의 태도는 부하된 입장에서 아주 기쁜 일이지만, 그래도 주방을 책임지는 이로서 항상 고된 업무에 시달리며 식사를 거르는 관리관이 안쓰러운 건 어쩔 수 없지요.


"아이고, 알았어요 관리관님. 그래도 제 정성을 봐서라도 좀 드세요. 이번에 꽤 귀한 게 들어와서 특별히 관리관님을 위해 준비했어요."


"……앗! 이거 교극력이잖아?! 이 귀한 걸 어떻게?"


"외곽 정찰대에서 가가두를 좀 따왔더라구요. 일단 후식삼아 다 쓰긴 했는데 우리 관리관님 드리려고 몇개 아껴놨죠. 이걸 드시면 점심때까진 견딜 만 할 거예요."


"와…… 고마워 이모. 나 때문에 괜히……."


"여기서 감동하면 곤란한데요. 진짜 비밀병기는 따로 있답니다?"


태장금이 등 뒤에 숨긴 쟁반을 앞으로 꺼냈어요. 거기엔 새하얀 밀병과 잔에 담겨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흑갈색 액체가 올려져 있네요?


"우와아! 가가차! 신난다!"


"후후. 드시고 나서 꼭 양치하셔야해요. 약속하실거죠?"


포화란은 이미 눈 앞의 진미에 태장금의 말을 귓등으로 흘려들으며 침을 꼴깍 삼켰어요. 새하얀 밀병과 새카만 교극력을 겹쳐서 우물거리다 가가차를 한모금 들이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하지만 아침 일찍 이것을 마련하느라 수고했을 태장금을 생각하니 다가가던 손이 멈칫 할 수 밖에요.


"고마워, 이모. 매일 이렇게 신경쓰게 해서 미안해. 앞으로는 꼭 밥 챙겨먹을게."


"이번엔 믿어볼게요. 그러니까 점심시간에 꼭 오세요."


"응. 이모도 고생해. 바로 점심식사 준비하러갈거지?"


"네. 아무튼 엄청나게 먹어대니까요. 그러고보니 얼마 전에 특식 지시하신거요. 무슨 이유라도 있었나요? 특별한 날도 아니었는데."


태장금이 지나가는 말로 물어보자 포화란의 양갈래머리가 움찔 흔들렸어요. 그 날을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요?


"아…… 아무것도 아냐. 그냥 애들이 구보하다가 힘들어하니까 좀 잘 먹여둬야겠다 싶어서. 앞으로 더 빡세게 할건데 쓰러지면 곤란하니까."


"그런……가요. 이번 기수는 좀 허약한가 보네요. 오늘 저녁은 어인족 구이나 간장조림으로 해봐야겠네요."


"응, 응. 허한 기운 보하는데는 어인족만한게 없지. 맛있게 해둬! 꼭 먹으러 갈게."


"후후, 알았어요. 그럼 나중에 뵈요 관리관님."


"잘가, 이모."


그렇게 태장금이 집무실 밖으로 나가고, 포화란은 밀병과 교극력을 입 안에 넣고 오물거렸어요. 혀 끝이 녹을듯한 달콤함에 몸을 부르르 떤 포화란은 가가차를 들어 한 모금 마셨지요. 지금의 포화란은 세상 어느 누구보다 행복하노라 자신할 수 있었답니다.


"자, 그럼 일어나볼까. 식료품 선박이 올 시간이 얼마 안남았지? 후후. 이모가 어떤 밥을 준비해줄지 기대되는걸."


포화란은 서랍을 주섬주섬 헤집어 완장을 꺼내 오른팔에 끼운 후 서류철을 옆구리에 끼우고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이제 본격적인 관리관으로서의 일과가 시작되는군요. 방금 태장금이 말한 점심을 맛있게 먹으려면 열심히 일해야겠죠?


하지만, 그녀가 태장금의 밥을 먹을 날은 영영 오지 않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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